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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수 재테크 칼럼]트렌드를 읽어라

인터넷 기술도 대중화와 맞물려야 가치를 발휘, 투자의 귀감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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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69호 박한수 유진투자증권 지점장⁄ 2014.03.10 13:22:31

인터넷이 처음 자판으로 명령어를 타이핑하던 명령어 인터페이스(CLI, Command line interface)에서 현재 월드와이드웹에서 흔히 보는 하이퍼텍스트 방식으로 변경된 후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변화는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정보의 양과 질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인터넷은 과학 분야의 연구자 등 일부 특정한 사람들만 사용하는 다소 배타적인 네트워크였다. 그러나 월드와이드웹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인터넷은 비로소 전 세계를 연결하는 정보의 고속도로가 됐다.

종이가 처음 발명된 후 이 새로운 수단을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한 분야가 각종 음란물 사업이었다.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고속도로가 개통된 후 이 새로운 매체를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한 분야 역시 각종 포르노 사이트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유익한 정보를 생산하고 보유하고 있던 각종 기관과 단체는 인터넷 활용에 다소 소극적이었다. 그 때문에 초기 월드와이드웹을 바라보는 시선은 정보의 바다가 아니라 정보의 시궁창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얼마간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몇 년 지나지 않아 인터넷을 활용한 정보의 유통이 정보제공자나 수용자 모두에게 이롭다는 의식이 확산되며 인터넷은 현재 우리가 보는 바와 같이 엄청난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 무한한 정보의 바다 속에서 우리는 일상적으로 정보를 찾고 비즈니스의 기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특히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상황은 더욱 다이내믹하게 변해 우리는 이제 항상 인터넷에 연결된 상태로 살아가고 있다.

인터넷과의 연결이 일반화된 현 상태에서도 우리는 사실 인터넷을 제대로 활용하지는 못하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 같은 포털이 제공하는 환경에 수동적으로 머무르며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에 치중하는 것 같다. 그에 따른 당연한 결과이겠지만 주위에서 TED나 Wikipedia, Khan Academy와 같은 외부 세계가 제공하는 역동적이고 가치있는 정보를 활용하는 모습은 사실 보기가 어렵다.

새로운 트렌드, 그 중에서도 인터넷의 등장같은 거대한 물결인 메가트렌드는 산업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은 수 천년 전통의 필사업을 20년 만에 사라지게 만들었다.

과거 어느 정도 산다는 집집마다 구비돼 있던 브리태니커, 동아대백과사전 같은 백과사전은 마이크로소프트의 CDROM 디지털 백과사전인 엔카르타에 밀려 사라졌다. PC의 등장을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브리태니커는 1789년 창간됐는데 퇴출에는 단 4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옷감을 짤 때 가로와 세로로 실을 엇갈려 교직해야 하듯 트렌드는 교(交)와 직(織)이 어우러졌을 때 비로소 눈앞에 나타나 위력을 발휘한다. 새로운 기술을 교라고 했을 때 그 기술이 대중화에 적합한 순간 즉 직을 만났을 때 비로소 가치를 발하는 것이다.

1960년대 최초로 등장한 인터넷이 국방용과 연구용에 머무르다 1989년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상당히 보급돼 있던 PC 덕이었다. 교와 직이라는 이러한 관점은 새로운 트렌드가 될 수도 있을 가능성을 평가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 박한수 유진투자증권 지점장 (정리 = 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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