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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기 재테크 칼럼]아우구스투스의 심모원려

대세를 보는 혜안을 갖고 주식투자에 나서면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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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75호 조선기 SK증권 지점장⁄ 2014.04.21 13:27:15

천년 제국 로마의 국가통치형태를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바꾼 이는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이다. 한니발 전쟁을 거치면서 대단히 훌륭하게 작동하던 원로원 중심의 공화정 체제는 전쟁에서의 승리 이후 급격하게 확대된 영토와 주민을 효율적으로 통치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제국은 혼미를 거듭하게 된다.

이 혼란을 딛고 진정 제국에 적합한 통치체제, 즉 제정으로 나아가기 위한 조치를 시행한 것이 카이사르이다. 다소 급격한 이 조치들로 말미암아 그는 부르투스를 중심으로 한 원로원파의 공격으로 죽음에 이르게 된다.

카이사르의 후계자인 아우구스투스는 안토니우스와의 내전에서 최종 승리한 후 원로원파를 자극하는 과격한 정책 대신 불필요한 권한은 내어주고 제정으로 가는데 꼭 필요한 권한은 하나씩 확보해가면서 차츰 제정으로 이행한다.

그의 특징은 심모원려 바로 그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다지 좋지 않은 건강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의지를 발휘해 국가로마를 진정한 제국의 반석 위에 올려놓게 된다.

역사가들은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의 통치스타일을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것에 비유한 바 있다. 카이사르의 경우에는 캔버스를 앞에 두고 그야말로 일필휘지로 단번에 그림을 완성하는 화가와 비슷하다고 했다. 누가 보아도 군더더기 없이 명쾌한 화법인 것이다. 반면 아우구스투스의 경우에는 여러 개의 캔버스를 이리저리 펼쳐놓고 조금씩 그림을 완성해가는 형태이다.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그림이 변화해가는 모습을 알아챌 수 없다. 어느 날 문득 눈을 들어보니 전체 그림이 다 완성돼 있는 그런 형국이다.

이것은 두 위대한 인물의 개성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겠지만 당시의 정세에 대한 두 사람의 현실인식과 그 대응이 이러한 차이를 불러온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카이사르는 자신은 볼 수 있지만 동시대인은 볼 수 없는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려 했고 아우구스투스는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만 보여준 것이다. 어쨌든 카이사르는 급진적인 개혁에 대한 반발로 인해 급사했다. 아우구스투스는 제국의 완성을 제 눈으로 지켜볼 때까지 장수했다.

역사가들의 평가와는 별개로 우리는 이 위대한 인물들로부터 주식투자에 임하는 자세를 배울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대세를 바라보는 혜안과 심모원려의 마음씀씀이다. 대세를 바라본다는 것은 전체 판세를 가늠하는 것이다.
투자의 대상은 개별종목이지만 전체 대세의 움직임 안에서 투자할 때 상승시에는 더 많은 수익을 그리고 하락시에는 더 적은 손실을 취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일컬어 모멘텀 투자라 한다. 전체 시장상황이 개별종목의 형편보다 중요한 이유이다.

정보의 획득이나 분석면에서 기관이나 외국인보다 상대적으로 열등한 개인투자자들은 아우구스투스의 심모원려를 꼭 염두에 둬야 한다. 더 멀리 보고 더 상상력을 발휘하고 더 인내심을 가져야만 한다. 기관과 달리 매번 투자에 나설 필요도 없다.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만 투자에 나서도 충분하다.

깊이 생각해보고 멀리 내다본 후 느긋하게 투자에 나서는 것이다. 의외로 결정적 한 방을 노리는 분들이 많은데 결정적 한 방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으며 다만 결정적 패망은 존재한다. 결정적 패망은 결정적 한 방의 다른 이름이다.

- 조선기 SK증권 지점장 (정리 = 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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