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김재훈 큐레이터 다이어리]큐레이터가 본 DDP

관람객 위한 작은 배려가 처음 열린 G-Seoul14 Art Fair 빛내

  •  

cnbnews 제381-382호 김재훈 선화랑 큐레이터⁄ 2014.06.05 08:45:36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올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Dream, Design, Play”슬로건으로 문을 열었다. 2004년 플리츠커 건축상을 받은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디자인을 맡은 DDP는 유선형의 미래지향적인 모습으로 탄생했다.

필자는 차를 타고 이동하는 중 동대문을 지나치며 DDP를 처음 보았다. 패션을 주도하는 여러 건물들 사이에 들어선 DDP는 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지만, 필자는 ‘이곳에 왜 우주선 같은 건물이 들어섰을까?’라는 생각에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
 
3월 초, G-Seoul14 Art Fair가 새로운 공간 DDP에서 열린다는 소식이 들렸다. G-Seoul은 2011년 첫 선을 보이며, 여러 아트페어 사이에서 고급화를 강조하고 차별화하기 위해 국내 대표적인 화랑들의 참여를 유도해 온 아트페어이다.

마침 올해 필자가 근무하는 선화랑에서는 새롭게 선보이는 작가의 군이 외부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 힘입고, 주변의 권유를 받은 화랑은 G-Seoul14 Art Fair 참가를 결정했다. ‘DDP라는 공간은 어떤 곳일까?’라는 궁금증과 새롭게 프리미엄 아트페어에서 좋은 반응 얻길 바라는 간절함이 앞섰다.

아트페어를 참가하는 큐레이터가 본 DDP는 어떤 곳일까. DDP는 한 개의 지하철 노선만 지나는 코엑스보다 많은 3개의 지하철 노선이 다니기 때문에 접근성이 더 용이하다. 2호선 통로에서 전시장까지 가깝게 연결되기 때문에 참으로 편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운 곡선으로 이루어진 건물 전체 디자인은 심리적으로 마음의 여유를 찾아준다. 크기는 몇 십 분만으로도 외부 전체를 천천히 돌아볼 수 있을 정도이다. 주변에 공원이 조성되어 더욱 안정적인 느낌이다.

필자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외부 공간은 옛 터와 이간수문의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곳이다. 마치 옛 것을 현재와 미래가 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트페어가 열린 알림관의 내부 전시장은 기둥이 없다. 지하 2층부터 지상1층까지는 하나의 공간이다. 직선이 없고 곡선으로 이루어져서 답답함과 막혀있다는 혹은 갇혀있다는 느낌이 없다. 출입구는 층 마다 밖으로 연결되어 있다.

통로는 둥근 터널로 간접조명의 편안함과 화장실 주변에는 자연음을 틀어 놓아 조용하면서도 이용자의 부담을 줄였다. 이동통로 중간에 편히 쉴 수 있는 의자를 놓았다. 나무로 만들어진 세련된 의자들이다. 작은 배려지만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DDP에서 개최된 G-SEOUL14 전시 전경. 사진 = 왕진오 기자


옛 터와 이간수문 원형 보존에 감탄

필자는 아트페어를 찾아오는 분들에게 “DDP는 전시를 하는 곳으로 훌륭한 공간이다.”라고 말했다. 필자가 DDP의 홍보 담당자가 된 것이다. 편히 쉬면서 누리고 일할 수 있는 곳이 필자가 본 DDP 공간이다. DDP의 단점은 한정된 주차공간이지만, 대중교통이 주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

DDP의 가치 위에 G-Seoul14는 어떻게 아트페어를 꾸몄을까.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부스디자인이다. 부스디자인은 기존 “ㄷ“자 형태의 부스 양쪽벽면을 30도 정도 벌려 열린 느낌으로 만들어 졌다. 말 그대로 열린 것이다. 한 위치에서 여러 각도에 설치된 작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높이 3M 정도의 높은 부스에서는 갤러리 마다 다른 지향성을 볼 수 있으면서도 서로 어울림을 이룬 느낌이었다. 부스벽면 아래는 걸레막이가 설치됐다. 새 건물이라서 그런지 바닥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었다. 전시 진행 중간에 자주 바닥을 물걸레로 닦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필자가 참여했던 다른 아트페어와 차이점은 관람자와 전시자가 느끼는 공간에 대한 스트레스 정도라고 생각한다. 많은 숫자로 빼곡히 들어선 부스는 작품을 돋보이기 힘든 전시공간의 바닥과 먼지들과 그리고 사람들이 뒤엉킨 공간이다.

당연히 일을 하면서 힘들 수밖에 없는 곳이 필자가 경험해 온 아트페어이다. 참여 갤러리의 한정된 숫자도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훌륭한 공간만으로도 G-Seoul14는 고급화를 이루었다.“라고 생각한다.

▲DDP에서 개최된 G-SEOUL14 아트페어 선화랑 부스 전경. 사진 = 왕진오 기자


더가드(G-Seoul14 주최자)에서 화랑으로 이메일이 왔다. 2015년도와 앞으로 계속적으로 DDP에서 G-Seoul 아트페어가 열린다는 내용이다. 이번 G-Seoul 아트페어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전시 홍보에 관한 점과 일정이다.

행사 시작 전에 여러 고객에게 전화를 드렸는데, 이번 아트페어가 열리는 것을 모르시는 분이 다수였다. 5월 연휴 이후라는 일정을 생각한다면 여러 매체를 통해 미리 적극적인 홍보가 되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미 익숙해진 장소에서 열린 있는 “SOAF(서울오픈아트페어)”와 일정이 같았다. 두 아트페어에 참여한 화랑의 부담도 문제가 되겠지만, 작품운송과 설치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됐다.

필자는 DDP의 전시공간이 G-Seoul 아트페어의 모토를 잘 살릴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부스비의 합리적인 책정과 걸맞은 홍보 편리성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가길 바란다. 참여 갤러리와의 사전 소통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 김재훈 선화랑 큐레이터 (정리 = 왕진오 기자)

관련태그
CNB  씨앤비  시앤비  CNB뉴스  씨앤비뉴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