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가죽자켓 라이더의 열광적 애호, 할리데이비슨만의 역사 창출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그룹을 이루어 도로를 질주하는 할리데이비슨 애호가(HOG)들의 행진은 언제나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킨다. 외국영화에서만 보이던 장면이 요즘은 국내에서도 자주 연출된다. 할리데이비슨은 과연 어떤 매력으로 전 세계 라이더들을 열광시키고 있을까? 110년이 넘는 긴 역사 속에서 라이더를 위한 기술과 낭만을 추구해온 할리데이비슨의 매력을 뜯어보았다.』
할리데이비슨 모터컴퍼니는 1903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허름한 목조건물에서 윌리엄 할리(William Harley)와 아더 데이비슨(Arthur Davidson)에 의해 창립됐다. 이들은 현대 모터사이클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동력 자전거를 만든 후, 자신들의 성을 따 할리데이비슨(Harley-Davidson)이라 이름 붙였다.
1909년에는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의 트레이드마크인 V-트윈(V-Twin) 엔진을 개발했다. 1920년대에 이미 67개국에 2000여 개의 딜러를 확보하며 급성장했고, 두 차례 세계대전 기간에 군용 모터사이클을 납품하며 최대의 전성기를 누렸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연간 2만2000여 대의 모터사이클과 1만6000여 대의 사이드카를 판매하며 발전을 거듭했다. 그러나 1950년대로 접어들면서 영국 경쟁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대로 우수한 성능의 바이크를 생산하면서 위기가 시작됐다.
1960년대 미국 모터사이클 시장에 일본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진출함에 따라 위기는 더욱 깊어졌다. 결국 1969년 미국의 레저 용품 회사인 AMF가 할리데이비슨 모터컴퍼니를 전격 인수했다. 한 때 미국 내에서 90%까지 치솟았던 시장 점유율은 25%까지 감소했다.
▲할리데이비슨의 창립 멤버들. 1903년 윌리엄 할리와 아더 데이비슨에 의해 할리데이비슨이 창립되었고 후에 아더 데이비슨의 형제 윌리엄과 월터가 회사에 합류했다(사진은 왼쪽부터 아더 데이비슨, 월터 데이비슨, 윌리엄 할리, 윌리엄 데이비슨)
1981년 AMF의 단기적인 경영 방침에 불만을 가진 13명의 임원들은 힘을 합쳐 할리데이비슨 모터 컴퍼니를 다시 매입해 독립하는데 성공했다. 회사를 되찾은 할리데이비슨은 이를 기념해 같은 해 ‘The Eagle Soars Alone(독수리는 홀로 비상한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펜실베니아에서 위스콘신까지 장거리 랠리를 기획했다.
이 때부터 할리데이비슨 모터 컴퍼니의 재도약이 시작됐다. 새로운 오너들은 H.O.G.(Harley Owners Group, 할리데이비슨을 소유하고 같은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결성해 할리데이비슨 브랜드를 보호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임원진들은 자신들이 직접 몸에 문신을 새기고 할리데이비슨 고유의 가죽 의상을 입고 랠리에 참여했다.
1984년 획기적인 엔진 ‘에볼루션’을 공개했다. 이전 엔진들이 가졌던 크고 작은 결함들을 완벽하게 개선해 뛰어난 성능과 높은 출력으로 할리데이비슨과 멀어졌던 많은 라이더들을 다시 매료시켰다. 에볼루션 엔진 개발로 결함율은 1% 미만으로 급감했고, 라이더들의 신뢰를 얻자 판매가 향상됐다.
독립과 새로운 도약의 상징 ‘에볼루션’
1986년부터 2006년까지 21년 연속 최대 매출 기록을 갱신했고 급기야 2000년에는 일본의 유명 모터사이클 브랜드 혼다와 야마하를 제치고 세계 1위 자리에 복귀했다. 2005년 3월에는 뉴욕 주식시장에서 세계최대 자동차제조사인 GM의 주식시가총액을 앞지르기도 했다.
2003년 할리데이비슨 모터컴퍼니의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미국 밀워키에서 진행된 대규모 이벤트에는 수많은 라이더들이 참석해 할리데이비슨에 대한 애정을 유감없이 표현했다. 5년 단위로 진행되는 105주년(2008년), 110주년(2013년) 행사에도 수많은 라이더들이 함께했다.
▲첫번째 할리데이비슨 모델 Serial No.1
현재 할리데이비슨 모터컴퍼니는 2009년 취임한 CEO 키이스 완델을 필두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드넓은 대륙 미국에서 탄생한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은 ‘아메리칸 크루저’로 분류된다. 직선도로와 장거리 주행이 많은 넓은 대륙을 달리기 위해서는 편안한 자세로 앉아 손을 앞으로 쭉 뻗고 여유롭게 크루징을 할 수 있는 모터사이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할리데이비슨은 쭉 뻗은 도로에서 자연과 호흡하며 여유롭게 라이딩 할 수 있는 ‘크루저 모터사이클’로 시트높이가 낮고 풋 포지션이 앞쪽으로 되어 있어 오랜 시간 동안 라이딩을 해도 편안하다.
무엇보다 고속 주행 위주가 아니다. 저속의 토크 중시형 엔진을 사용하기 때문에 약 80km~100km 정도의 속도로 주행한다.
반면, 흔히 보이는 일본제 바이크 ‘레플리카’는 엉덩이가 높이 올라가고 상체가 바이크 본체 쪽으로 많이 숙여진다. 속도는 빠르지만 장거리 주행에는 불편하다.
편안한 저속 주행 ‘아메리칸 크루저’현재 생산되는 엔진 중 배기량이 가장 낮은 것은 1986년부터 현재까지 사용중인 에볼루션(Evolution®) 엔진으로 883cc이다. 배기량이 가장 높은 트윈 캠 110는 1802cc이다. 다른 모터사이클들과 달리 구동을 위해 체인 대신 케블라 재질의 벨트를 사용하는 것이 독특하다. 벨트 구동방식은 진동과 소음이 적고 관리 및 유지가 용이하다.
타이어에는 할리데이비슨 이름이 새겨져 있다. 모터사이클 타이어에 브랜드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것은 할리데이비슨 밖에 없다. 부품만 취급하는 부서가 있어서 고객들은 수천가지의 부품으로 자신의 취향에 맞추어 바이크를 커스텀화 할 수 있으며, 고유의 의류브랜드도 따로 운영한다.
애호가들은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이 지포 라이터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 말한다. 디자인이 간단하고 오너의 주기적인 유지 및 보수를 필요로 하지만 오래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두 브랜드는 유사하다.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의 평균 수명은 30년 이상이다.
스포스터(SPORSTER) 패밀리는 가장 젊고 에너지가 넘치는 바이크로 50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도 끊임없이 그 인기를 유지해 왔다. 차체가 작고 아담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특히 여성층에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안정감 있는 낮은 시트와 터프한 느낌이 나는 듯한 디자인 역시 스포스터 패밀리의 특징이다.
소프테일(Softail) 패밀리는 가장 많은 모델을 가지고 있다. 클래식한 디자인과 최신기술이 결합된 정통 아메리칸 스타일 모터사이클이다.
다이나(Dyna) 패밀리는 라이더 개개인의 취향을 고려하여 꾸밀 수 있는 ‘커스텀 바이크’로 발달된 패밀리다. 가장 큰 특징은 고 배기량임에도 불구하고 무겁지 않으며, 주행성능 역시 뛰어나다는 것.
투어링(Touring) 패밀리는 할리데이비슨 주 연령층이라 할 수 있는 4-50대 라이더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패밀리로 실용성과 화려함을 겸비했다.
묵직하면서도 장거리 라이딩에 적합한 넉넉한 수납공간(새들백)과 연료탱크, 오디오 시스템 그리고 동승자와 자유롭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인터콤’ 기능을 갖춘 투어링 패밀리는 최고의 크루저 모터사이클이다.
2014년식으로 출시되는 투어링 라인업은 ‘프로젝트 러쉬모어(Project RUSHMORE)’로 불리는 기술력이 적용되어 엔진, ABS, 오디오 및 통풍, 수납공간 등 기존 모델 대비 완전히 새롭게 업그레이드됐다.
▲국내에서도 할리데이비슨 매니아들이 그룹 라이딩을 즐기고 있다.
할리데이비슨의 4가지 패밀리
‘일렉트라 글라이드 울트라 리미티드(FLHTK)’는 넉넉한 적재용량과 탁월한 승차감, 웅장한 디자인을 앞세운 투어링 계열 최고의 모터사이클이다.
2009년 하반기에 국내에 소개된 ‘울트라 리미티드’는 1690cc의 트윈캠 103엔진이 장착되어 강력한 출력을 자랑한다. 2014년식 울트라 리미티드 모델에는 공기와 액체를 모두 이용한 트윈쿨 엔진 냉각방식이 적용되어 보다 효율적인 열관리가 가능해졌다. 전후 브레이크가 연동된 리플렉스 ABS가 기본 장착되어 제동력도 우수해졌다.
22.7L의 연료탱크와 넉넉한 크기의 새들백(모터사이클 후방에 장착된 가방)은 장거리 투어에 여유를 높여주며, 추운 겨울날에도 따뜻한 라이딩을 도와주는 열선 핸드 그립과 하만 카돈사의 오디오 시스템은 투어의 품격과 편안함을 한 단계 높여준다.
‘로드킹 클래식(FLHR)’은 투어러와 커스텀 모터사이클의 장점을 적절히 조화시킨 모델로 평가 받으며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로드킹의 상징인 대형 윈드쉴드(모터사이클 전방에 위치한 일종의 바람막이)는 심플한 스타일을 살리고, 넓은 시야 확보와 방풍을 도와줄 뿐만 아니라 별도의 장비 없이 쉽게 탈부착이 가능해 편리하다.
윈드쉴드 아래쪽에는 로드킹의 멋을 더해주는 커다란 헤드램프가 있어 안전한 야간 주행을 도와주며, 장거리 주행시 다리에 올 수 있는 무리를 덜어주기 위해 면적이 넓은 풋보드를 사용했다.
2014년식 로드킹 클래식 모델에는 1690cc의 하이 아웃풋 트윈캠 103엔진이 장착되어 기존보다 출력이 더욱 향상되었다. 전후 브레이크 연동 리플렉스 ABS 기본 장착으로 제동력도 우수해졌다.
한국과 할리데이비슨의 인연은 한국전쟁에서 맺어졌다. 한국전쟁에서 미군은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과 사이드카를 사용했으며, 이후 역대 대통령 취임식과 VIP 경호, 경찰청과 헌병대 등에서 관용으로 많이 사용됐다.
할리데이비슨코리아는 현재 883cc의 ‘슈퍼로우’, 1690cc의 울트라 클래식 ‘일렉트라 글라이드’를 포함 총 27종의 모터사이클을 판매하고 있다.
나에게 어울리는 할리데이비슨은?
나에게 어울리는 할리데이비슨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크게 3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첫 번째는 ‘시트높이(Seat Height)’다. 지상에서 라이딩 시트까지의 높이를 말한다. 시트높이가 지나치게 높다면 숙련된 라이더라 할지라도 바닥에 발이 닿지 않아 안전주행에 위험하다. 두 번째는 ‘핸드 포지션(Hand Position)’이다. 적합한 포지션을 선택하면 라이딩시 조작 편이성과 편안함이 한층 업그레이드 된다.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은 ‘풋 포지션(Foot Position)’이다. 핸드 포지션과 마찬가지로 풋 포지션은 모터사이클의 운행을 용이하게 해주는 역할을 해줄 뿐만 아니라 전체 라이딩 포지션과 하체의 편안함이 좌우된다.
아메리칸 크루저의 대표적 풋 포지션은 앞쪽으로 쭉 뻗어있는 형태로 라이더에게 보다 여유로운 라이딩 포지션을, 그리고 장신의 라이더들에게 넉넉한 공간을 보장해 준다.
- 정의식 기자
정의식 기자 es.jung@m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