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아트 뉴스]국내거주 외국작가 모였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서울’

서울시립미술관 8월 10일까지…영국, 독일, 인도 등 10개국 13명 참여

  •  

cnbnews 제384호 안창현 기자⁄ 2014.06.26 08:50:16

▲서울시립미술관에서 6월 16일 열린 ‘유니버설 스튜디오, 서울’ 기자간담회 현장. 사진 = 안창현 기자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작가들의 작품은 우리 미술계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잘 다루어지지 않았다. 그들의 창작활동에 우리의 정치 경제 문화 환경적 요인들은 어떤 영향을 줄까?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유니버설 스튜디오, 서울(UNIVERSAL STUDIOS, SEOUL)’은 국내에 이주해 지속적으로 작품 활동을 해온 외국인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짧지 않은 시간 우리나라에 머물면서 그들이 바라보고 표현한 나라, 한국과 그들을 대하는 한국인의 태도와 시각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다.

지난 3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렸던 ‘SeMA 골드: 노바디’가 해외로 이민을 갔거나 장기 거주하는 우리나라 작가들에 주목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번 전시는 해외에서 우리나라로  활동 영역을 옮긴 외국인 작가들의 삶과 작업을 조명하고 있다.

▲라파엘(Rafaël), ‘겨울봄여름가을(KYOULBOMYOELEUMGAEUL)’, 비디오설치, 2012~14. 제공 = 서울시립미술관


전시에는 독일, 네덜란드, 영국, 스페인, 인도, 싱가포르 등 10개국 13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직업, 결혼, 유학, 호기심 등 여러 이유로 국내에 머물게 됐다고 한다. 모두 짧게는 1년, 길게는 20여 년 동안 거주하며 지속적으로 창작활동을 해왔다.

이번 전시는 아무래도 작가 선정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전시에 앞서 지난 16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조아라 큐레이터는 “외국인 작가가 가질 수 있는 한국에 대한 낭만적인 태도나 무의식적 편견, 반대로 한국인이 외국 작가에게 품게 되는 어떤 기대심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창작스튜디오나 국제 레지던시로 국내에 잠시 머무는 외국작가들은 제외했다. 일정 기간 국내에 거주하면서 지속적으로 창작활동을 한 작가들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흔히 타문화를 대할 때 생기는 문화적 환상을 경계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전시 제목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할리우드의 테마파크를 떠올리게 한다. 전시는 외국인 작가들의 ‘작업실(studios)’이 국가의 경계를 넘어 유목민적인 생활을 하는 현대인의 ‘보편적(universal)’이고 전지구적인 현상을 재현하는 장소라는 점을 말해준다.

▲에밀 고(Emil Goh, 1966~2009), ‘우산택시(Umbrella Taxi)’, 퍼포먼스, 2004. 제공 = 월간디자인


이방인 시선에 비친 낯설거나 익숙한 우리 모습

익숙한 것을 익숙하지 않게 바라보고,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생각하는 예술가들의 태도가 다른 문화권으로 이주해서 흥미로운 결과물로 발전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번 전시에는 외국인 작가들이 이주 전의 작업적 특징을 유지하며 보다 보편적인 주제 안에서 국내 상황을 다룬 작품도 있다. 반면 자신의 기존 작업과는 다르게 우리의 역사와 문화, 분단과 정치 등 독특한 상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작품들도 있다.

국내에 살면서 창작활동을 하는 외국인 작가들에게 우리나라라는 환경적 요소는 작품의 형식적이거나 소재적인 측면에서, 또는 주제적인 측면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전시는 이들의 작업에서 이러한 요소들이 어떻게 드러나는지 흥미롭게 소개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타인의 시선에 비춘 우리들의 모습을 새로운 관점에서 뒤돌아보게 한다.

가령 참여 작가 중 독일 출신의 잉고 바움가르텐(Ingo Baumgarten)은 건축물이 그 지역의 특성과 역사를 담은 중요한 문화적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파리, 영국, 일본 등을 거쳐 현재 국내 모 미술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다양한 국가에서의 삶을 토대로 날카롭고 미학적인 시선으로 각 지역의 건축물과 일상의 풍경을 표현했다.

▲잉고 바움가르텐(Ingo Baumgarten), ‘Untitled(Jutaek, Seogyodong, Seoul)’, 캔버스에 오일, 140×100cm, 2011. 제공 = 서울시립미술관


그는 이번 전시에서 2005년 독일 프리드리히샤펜 지역에서 그렸던 전형적인 독일식 주택 작업과 함께 2011년부터 현재까지 서울에서 작업한 회화 작품을 함께 선보인다. 건축물의 형태를 통해 독일과 한국의 문화적 특성을 비교하기에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클레가, 사이몬 몰리, 알프레드 23 하르트 등 작가들은 국내에 오기 전 작업과 이후의 작업을 함께 전시해서 관객들이 거주 장소의 이동에 따라 작품에 나타나는 미학적 태도, 주제와 소재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시립미술관 김홍희 관장은 이번 전시에 대해 “미국이나 유럽 등 잘 알려진 미술문화보다 우리에게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미술문화를 다양하게 소개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번 전시는 다양한 출신의 외국작가들을 소개하지만, 이들이 한국에서 거주하고 작업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시사점을 준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 ‘유니버설 스튜디오, 서울’에서 관객들은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작가들이 한국미술계의 지평을 어떻게 확장하고 있는지, 또 한국작가들과 어떻게 교감하고 영향을 주고받는지 살펴볼 수 있다.

전시와 더불어 퍼포먼스와 라운드 테이블, 작가와의 대화 등 작가들의 한국과 한국문화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알 수 있는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됐다. 전시는 8월 10일까지.

- 안창현 기자

관련태그
CNB  씨앤비  시앤비  CNB뉴스  씨앤비뉴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