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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히든 챔피언 ⑨ 미쉐린]공기 없는 타이어 ‘트윌’ 출시, 인공지능 움직이는 휠까지

125년 쌓아온 글로벌 기술력 각광, 타이어맨 ‘비벤덤’·여행안내서 미슐랭 가이드 유명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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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85호 정의식 기자⁄ 2014.07.03 08:57:40

▲모터스포츠에 참여한 미쉐린 타이어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자동차 역사 초기부터 수많은 혁신적 타이어를 탄생시킨 미쉐린은 프랑스가 낳은 세계 최강의 타이어 기업이다. 일찍부터 모터스포츠를 후원하며 자동차 문화를 발전시켜왔다. 귀여운 타이어맨 캐릭터 ‘비벤덤’과 여행안내서 ‘미슐랭 가이드’도 남다른 유명세를 얻고 있다. 21세기를 맞아 공기없는 타이어 ‘트윌’을 내놓고, 인공지능 타이어 ‘액티브 휠’을 준비중인 미쉐린 역사를 되짚어보았다.』


미쉐린은 1889년 프랑스 중부 클레르몽 페랑 지방에서 설립되어 125년간 세계 타이어 제조업계를 선도해온 글로벌 기업이다. 2009년 포브스(Forbes)가 발표한 ‘앞으로 100년간 살아남을 100대 기업’에 선정되었고, 포천(Fortune) 선정 ‘존경받는 기업’ 순위에서도 타이어 업계 1위를 차지했다.

2014년 현재 18개국에 69개 공장을 두고 있고 직원수는 11만3400여 명에 달한다. 2013년 매출은 202억 유로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5억 유로 이상이 연구개발에 재투자됐다. 연간 1억7000만개의 타이어와 1000만부의 지도·가이드를 판매하고 있다.


미슐랭 형제, 최초의 탈부착 타이어 개발

▲설립자 앙드레 미슐랭

미쉐린(Michelin)의 프랑스어 발음은 ‘미슐랭’이다. 1889년 앙드레 미슐랭과 에두아르 미슐랭 형제에 의해 프랑스 클레르몽 페랑에서 설립됐다. 이후 125년의 역사 속에서 사람과 재화의 이동성을 향상시킨다는 사명으로 혁신을 추구해왔다.

설립 초기 미쉐린은 ‘고요(The Silent)’라는 명칭의 고무 브레이크 패드를 생산했다. 1891년 한 남자가 자신의 자전거 던롭 타이어를 수리하기 위한 재료를 찾아 공장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에두아르 미슐랭은 ‘수리하기 편한 타이어’를 개발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이후 15분만에 수리가 가능한 자전거용 분리식 타이어를 개발, 특허를 획득했다.

1895년 자동차용 고무 타이어를 최초로 개발했다. 세계 최초로 타이어를 휠에 부착시킬 수 있는 탈부착식 압축 타이어다. 이 타이어를 장착한 최초의 자동차 ‘이클레어(Eclair)’로 파리-보르도-파리간 경기에 참가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1898년 타이어를 소재로 한 색다른 마스코트 ‘미쉐린맨 비벤덤’이 탄생했고, 1900년에는 레스토랑의 정보를 안내하는 ‘미슐랭 레드 가이드’가 발간됐다. 이후 미슐랭 가이드는 100년 넘게 여행자들에게 최고의 맛집과 관광정보를 안내하는 매체로 성장했다.

1905년 징이 달린 ‘미쉐린 솔(Sole)’ 타이어가 개발되어 그립과 수명이 향상됐다. 이 시기 클레르몽 페랑 공장의 직원은 설립 초기의 52명에서 4000명으로 늘었으며, 이듬해 미쉐린은 첫 번째 해외 공장을 이탈리아 튜린에 설립했다. 1907년에는 대서양을 넘어 미국 뉴저지 주의 밀타운에 공장을 세웠다.

▲프랑스 클레르몽의 미쉐린 본사


1913년 탈착가능한 스틸 휠(Steel Wheel)을 발명했고, 1923년에는 최초의 저압력 타이어를 출시했다. 1930년에는 튜브가 삽입되는 타이어의 특허를 제출해 현대적 타이어의 원형을 제시했다. 1938년 스틸케이스로 된 최초의 트럭타이어가 출시됐다.

1946년에는 세계 최초로 타이어에 금속을 넣은 제품인 ‘래디얼 타이어’를 시장에 선보여 타이어 업계의 판도를 바꿨다. 래디얼 타이어는 기존 타이어보다 30~40% 높은 내구성으로 미쉐린의 고도성장을 이끌었다.

이후로도 1981년 세계 최초 항공기용 타이어, 1992년 최초 친환경 타이어 ‘그린 타이어’를 출시했고, 1995년에는 미국 우주왕복선의 타이어로 채택되기도 했다.

2000년 국제심사위원단은 미쉐린맨을 역대 최고의 로고로 선정했다. 2004년 ‘미쉐린, 더 나은 당신의 길을 위해’라는 새로운 모토를 채택했다. 오랜 기간 혁신과 발전을 거듭할 수 있었던 것은 ‘이동성의 향상’을 위한 끊임없는 연구의 결과였다.

▲미쉐린 공장의 테스트용 경사로


‘미쉐린 트윌’과 ‘액티브 휠’

‘미쉐린 트윌(Tweel)’은 펑크날 걱정이 없는 색다른 타이어다. 트윌은 타이어(Tire)와 휠(Wheel)의 합성어로, 타이어와 휠이 결합된 일체형 제품이다. 강철소재의 전단보(Steer beam)와 단단하면서도 변형가능한 중심축으로 이어주는 고무, 그리고 트레드밴드 원주로 하중을 골고루 배분해 줄 수 있도록 한 폴리우레탄 바퀴살로 구성됐다.

트윌은 NASA의 달 유인탐사 로버LRV에 적용되어 화제를 모았다. 2005년 11월 파퓰러 사이언스(Popular Science) 지에 의해 ‘우리의 미래를 바꿔놓을 100가지 창의적 발명품(Best of What’s New)’으로 선정됐다.

2013년 4월 세계적 권위의 에디슨상 운송부분에서도 은상을 수상했다. 스키드 스티어 로더용 ‘미쉐린 X-트윌 SSL’은 캐나다 건설기계 전문잡지 ‘이큅먼트 월드(Equipment World)’가 발표한 ‘2014년 이노베이션즈 어워드(Innovations Awards)’에서 ‘올해의 혁신제품’으로 선정됐다.

▲미쉐린 X-트윌 타이어


‘액티브 휠’은 미쉐린 기술 혁신의 집약체로 ‘스스로 움직이는 타이어’로 불린다. 2008년 파리 오토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자동차의 하부 구조인 섀시에서 담당하는 기능인 구동과 제동, 서스펜션 기술이 모두 타이어와 알루미늄 휠 안에 들어간 제품이다. 기존 엔진룸을 차지하던 엔진, 기어박스, 클러치, 트랜스미션 축, 변속·완충장치 등이 타이어 속으로 들어가므로, 차량의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게 된다.

현재 미쉐린이 실험 중인 액티브 휠에는 30㎾의 출력을 내는 전기모터가 들어가는데, 네 바퀴에 모두 액티브 휠을 쓰면 2.5ℓ 가솔린 엔진을 능가하는 출력이 발생한다.


미쉐린과 모터스포츠

미쉐린은 자동차 산업 초창기부터 모터스포츠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레이싱은 극한의 상황에서 기술적 혁신을 실전 테스트할 수 있는 최상의 실험실이기 때문이다. 미쉐린 타이어는 챔피언십 레이싱을 통해 지속적으로 실상에서 겪을 수도 있을 가장 혹독한 환경을 경험하며 진보해왔다.

레이싱은 일반 도로에서 사용되는 타이어의 발전에도 필수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데, 트랙에서 테스트되고 모든 요구조건을 충족한 타이어를 기반으로 일상생활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타이어를 개발하고 있다.

▲레이싱 카에 장착된 미쉐린 타이어


미쉐린의 첫 레이싱 참가는 120여 년 전부터 시작됐다. 당시 가장 길었던 논스톱 자전거 경주가 열렸던 1891년, 샤를 테롱(Charles Terront)은 미쉐린의 탈착식 타이어를 사용하여 파리-브레스트 왕복구간 1200km를 71시간 18분의 신기록으로 완주, 우승을 차지했다. 2위와 비교하여 무려 9시간 앞선 기록을 세워 미쉐린 타이어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첫 무대가 됐다.

이후 1905년 고든-베넷 컵 레이스를 우승했고, 유명한 르망 24 경주에서는 1923년 첫 우승 이후 2013년까지 총 23회 우승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월드 랠리 챔피언십 경주에서는 1973년 첫 우승 이후 2013년까지 총 21회 우승했다. F1 레이싱에서도 1978년 첫 우승 이후 2006년까지 총 9회 우승했다. 지옥의 레이스로 유명한 파리-다카르 레이스에서도 1981년 첫 우승한 이후 2013년까지 트럭·바이크 부문에서 30회 우승했고, 승용차 부문에서는 16회 우승했다.


미쉐린의 상징 타이어맨 ‘비벤덤’

타이어맨(Tire Man) 혹은 미쉐린맨(Michelin Man)으로도 불리는 살아있는 타이어 ‘비벤덤(Bibendum)’은 1898년 미쉐린 형제의 상상력과 재능있는 포스터 미술가 오갤럽의 붓터치가 합쳐져 탄생한 미쉐린 브랜드를 대표하는 캐릭터다.

1894년 리옹 국제전시회에서 미쉐린 형제는 흥미롭게 생긴 타이어 더미를 발견하고 “팔만 있으면 사람 같겠어”라는 이야기를 나눴다. 이후 1988년 오갤럽이 그린 한 레스토랑의 포스터를 보고, 앙드레 미쉐린은 “맥주잔을 들고 있는 거인 대신 사람의 형상을 한 타이어 더미가 못과 깨진 유리조각이 들어 있는 잔을 들고 있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인기 캐릭터 ‘비벤덤’

그 포스터에는 호라티우스의 글귀가 함께 적어져 있었는데 “Nunc est Bibendum(자, 이제 한잔합시다)”라는 라틴어 구절은 미쉐린그룹의 포스터에 “건배! 미쉐린타이어가 모든 장애물을 마셔버리겠소!”라는 말로 인용되었다.

초창기 캐릭터는 유머와 활기가 넘치는 캐릭터로 기획됐다. 수많은 미술가의 아이디어를 모은 끝에 탄생한 초기 캐릭터는 담배를 피우고 안경을 쓰는 등 1914년 당시 소비자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이후 1930년대에는 타이어의 발전에 따라 비벤덤의 마디마디가 점점 두꺼워져갔다.

비벤덤은 탄생 이후 수많은 광고물에서 미쉐린을 대표하는 홍보 사절 역할을 맡았다. 유럽과 미국은 물론 아프리카, 아시아 등에서 현지 문화에 걸맞는 친근한 외모로 단장하고 소비자들에게 다가갔다.

비벤덤은 대중들에게 친근한 캐릭터로 사랑받아 각종 행사나 시위 등에서 감초 역할로 등장했으며, 수많은 모터레이스, 모터쇼에서 스타가 됐다. 특히 아이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어 수많은 장난감이 제작됐다.

1998년 비벤덤 탄생 100주년을 맞아 미쉐린은 비벤덤의 모습을 새롭게 단장했다. 새로운 비벤덤은 훨씬 날씬하고 역동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미쉐린 가이드북’

자동차 산업의 초창기인 1900년대 초반은 주유소, 정비소, 표지판 등이 부족했다. 길을 따라 운전하는 것이 큰 모험이었던 시절, 에두아르 미슐랭과 앙드레 미슐랭 형제는 타이어를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여행안내 책자를 무료로 선물하기 시작했다. 이 책자에는 자동차 관리 방법을 비롯하여 정비소, 호텔, 레스토랑 등의 정보가 제공되었다. 90여 개국에서 매년 1700만 부가 판매되는 ‘미슐랭 가이드’의 탄생 배경이다.

▲1900년 발행된 최초의 미슐랭 가이드


초창기의 미슐랭 가이드는 타이어에 대한 정보와 도로 법규, 자동차 정비요령, 주유소 위치 등이 주된 내용이었고, 식당에 대한 내용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호평을 받자 1922년부터 유료로 판매하기 시작했고, 대표적인 식당지침서로 명성을 날리게 됐다. 이후 100년의 세월 동안 엄격성과 정보의 신뢰도를 바탕으로 명성을 쌓아 오늘날 미슐랭 가이드는 ‘미식가들의 성서’로 불리고 있다.

현재 미슐랭 가이드는 레스토랑 정보를 전문적으로 소개하며 레스토랑 등급에 따라 별점을 부여하는 ‘레드 시리즈’와 여행 정보를 소개하는 ‘그린 시리즈’로 나뉘어 발행된다.

레드 시리즈는 식당 및 호텔을 평가하는 전담요원을 각 음식점에 파견해 음식맛과 가격, 분위기, 서비스 등을 바탕으로 일정 수의 식당을 엄선한 후, 다시 이들 가운데 뛰어난 식당에 별(최고 별 3개)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등급을 매긴다.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 3개를 획득하는 요리사와 레스토랑은 최고의 명성을 누리게 된다.

- 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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