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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 난정 김순환]붓꽃에 담아낸 인품, 삶의 의미 되살리다

병마와 싸워 이겨낸 인간승리의 투혼, 봉사의 삶을 서법에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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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87호 왕진오 기자⁄ 2014.07.17 08:44:16

▲난정 김순환 사진 = 최경훈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왕진오 기자) 글씨를 보면 그 사람의 인품과 교양, 학덕을 알 수 있다. 서여기인(書如其人)은 우리나라 선비들이 글씨를 통해 정신을 가다듬고 혼신의 힘을 다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정신을 붓끝에 가득 머금고 순백의 화선지에 먹으로 선인의 멋스러운 글귀를 써내려가며 새로운 생명의 시작을 감사하는 서예가 난정 김순환(51) 작가가 주목받고 있다.

7월 16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열리는 서예초대개인전은 단순한 전시가 아니다. 병마와 싸워 이겨낸 인간승리의 기쁨까지 함께하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길상


“그래 모든 것은 순리대로 가는 것이니 감사한 마음으로 멋지게 해 보리라” 고 다짐했던 작가는 갑작스런 몸의 이상으로 위험한 순간을 맞았지만, 고려대 안암병원 김훈엽 교수에 의해 새로운 삶을 부여 받게 된다.

병상에서 한 때 이번 전시를 그대로 포기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세상과 약속한 전시를 아프다고 미루어버린다는 것은 예의를 저버리는 동시에 자신에게 굴복당하는 것 같아 아픈 몸을 잠시 놓고 정신력으로 심혈을 기해 준비했다.

또한 새로운 삶을 얻은 후 주어진 번득이는 아이디어는 전시와 함께 출간하는 책에서도 그 빛을 발하게 된다. 기존 서예도록의 틀을 깨고 그녀만의 아이템으로 특별히 제작된 책이다.

▲지족자부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부자다’


오랜 세월 ‘글 농사’를 지어 곳간에 차곡차곡 쌓아 놓았던 것 중 일부분을 풀어 놓고 잔칫상 한 상 차려 술동이에 곡차 가득 채워 놓았다. 그 다음 예술 문화를 사랑하고 김순환을 아끼는 이들과 마냥 붓꽃에 취해 신명나게 놀아보고 싶어서 시작한 서예가가의 글 장난까지 책에 담았다.


중국 하얼빈사범대서 3년간 서법 전공 예정

“글쟁이가 아니다보니 허술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독자들한테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말은 서예와 글씨는 잘 하려고 한 것보다 욕심을 버리고 솔직하고 꾸밈없이 붓과 글이 마음가는대로 과감하게 표현했기 때문에 자신 있게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 것 같네요.”

육신이 힘든 상황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부족한 마음이 가득하지만, 작가에게는 또 다른 여정을 알리는 출사표이다. 오는 8월 중국 하얼빈사범대학교으로 유학을 떠나 석사과정 3년 동안 서예공부에 부족한 점을 채우고자 서법을 전공할 예정이다. 

▲황정건 시 ‘독서’


“예술정신은 예술가의 정열과 혼신의 노력에 의해 피어나는 것으로 작가의 내면과 주체적 생명 감정을 표현하며, 인간의 정서와 건강하고 자유로운 정신을 회복하는데 크게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난정 김순환은 예술가로서의 정열뿐만 아니라 학구열도 남달라 일찍이 고려대 교육대학원 인재개발최고위과정(현 서예문인화글로벌최고위과정)을 수료했다.

주위에서는 그의 이번 전시가 작가의 정열과 혼신의 노력, 그리고 학구열이 한데 뭉쳐 활짝 꽃피게 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퇴계 이황의 말 중에 “먼저 인간이 되고 난 다음에 여력이 있으면 공부를 하라.”는 말이 있다. 학문이든 예술이든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함을 강조한 말이다. 난정 김순환 작가는 평생을 자신보다 이웃과 사회를 먼저 생각하고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등 한결같은 삶으로 후진들의 귀감이 되어왔다.

▲일일신 - 나날이 새로와짐


강선보 고려대학교 전 부총장은 “무릇 예술작품에는 작가의 혼이 스며있는 법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난정 선생의 이번 초대 개인전은 동학 및 후학들의 예술혼과 더불어 우리사회의 정서순화는 물론이거니와 인간중심의 따뜻한 사회를 만들고 건강하고 자유로운 정신을 회복하는 데 크게 이바지 할 것이다.”고 말했다.

어떠한 학문이나 예술도 그 전체를 체득하기 위해서는 무수한 곡경을 거치지 않고서는 성취될 수 없다. 좋은 작품들과 훌륭한 품성이 함께 하면 그 가치와 격조는 한층 배가 된다. 난정 김순환의 붓꽃 그림전은 고아한 예술적 향취를 한껏 느끼며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의미 있는 시간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자신의 글과 책을 접하는 이들에게 한 마디 남겼다. “먹통에 풍덩 빠져서, 아름다운 삶을 꾸미는 것 또한 탁월한 선택이 될 것 같다. 참으로 행복한 여인이 되어 떠나게 될 것 같다.”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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