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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아티스트 - 이혁진]순수와 자유 꿈꾸는 내 안의 어린 아이

“그림조각은 형식화된 틀 끌어안고, 새롭고 자유로운 미술의 혁명 꿈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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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87호 글·김정원⁄ 2014.07.17 08:46:15

▲이혁진 작가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실제 만난 작가는 순수와 자유로움이라는 아주 평범하면서도 실험적인 꿈을 품고 있는 사람이었다. 경계하기보다 나를 먼저 열어 보이고 대화하는 사람, 내가 어떻게 보여 지는지 신경 쓰기보다 내면의 목소리에 먼저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었다.

‘나’를 끊임없이 풀어내고자 신체와 현실 그리고 사회의 틀에 같인 열정, 정신, 디오니소스적인 나를 발견하는 그의 노력은 심연에서 끊임없이 소용돌이치며 분출해 나오는듯한 형상의 그림조각 작품에서도 느낄 수 있다. 그런 작가의 노력은 영원을 믿는 아이 같이 순수했지만 변화를 두려워않는 아이러니한 순백의 캔버스와도 같았다.

작가가 그리고 조각하는 꿈은 체면과 같은 나약한 허상과 가면을 벗기고, 순수와 자유를 통해 ‘온전한 나’를 바로 보게 한다. 작가가 발견하고자 하는 순수와 자유는 인생의 일요일과 같으며, 그래서 순수와 자유를 추구하는 것은 일요일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과정과 같다.

▲Dream-comfort, 40x150x20cm, Resin, acrylic, paint, 2013


그 기다림의 설렘으로 우리는 현재를 오늘을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순수, 자유를 향해 달려가는 우리네 인생의 예측 불허함, 굴곡, 기다림 때문에 삶은 재미있고 아름답다. 작가는 순수와 자유를 통해 자신의 ‘꿈’, ‘온전한 나’를 발견하기 위해 쏟는 열정, 부닥치는 절망, 기다림의 과정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는 남과의 경쟁이 행복의 판단 기준이 되고 이성적 분별력이 감성을 넘어서는 현대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작가는 우리가 쓰고 있는 규범과 틀과 같은 ‘성숙’이라는 가면아래 우리가 상실한 것, 순수하고 자유롭지만 나약하지 않고 변화를 꿈꾸는 내안의 어린아이를 발견하는 것은 나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인간은 꿈의 세계에서 내려온다, 366x244cm, Resin, acrylic, paint, 2014


그리고 무심한 표정 아래 꿈틀거리는 열정을 대조시키는 작가의 작품은 이야기한다. “‘나’는 세상의 풍파에 미끄러지고 때때로 흔들리고 포기하고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내안의 순수, 자유, 꿈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다. 이런 나는 물리적공간의 ‘사회인’이지만, 늘 꿈꾸고 도전하는 정신적공간의 ‘어린 이방인, 방랑자’이다.”


그림조각, 꿈을 이야기하다

평범한 샐러리맨에서 작가가 되기까지 이혁진 작가의 고난의 과정과 꿈은 그림과 조각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그림조각의 작품들에서 여실히 느껴진다.

▲white dream purple, 160x70x40cm, Resin, Acrylic, paint, 2010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조금 더 노련해진 작가의 마음이 반영된 것일까. 꿈을 그리고 순수와 자유의 ‘온전한 나’를 바라보고자하는 작가의 여행이 변화하듯, 그로테스크하기도한 생물체 형상과 넘쳐나는 화려한 색채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이 보였던 초기작품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형태와 색채에서도 많은 변화를 보게 된다.

작가의 그림조각을 감상 할 때 발견하는 회화와 조각의 관계는 늘 흥미롭다. 조각도 회화도 나를 완전히 분출하는 방법이 될 수 없다. 그래서 서로의 한계와 장점의 극적인 결합으로 그림조각은 모호함의 가능성과 꿈을 긍정적으로 믿고 있다.

▲ternity, M170x55x25cm, F150x55x25cm, Resin, acrylic, paint, korean paint, 2012


작가는 회화와 조각사이의 경계에 ‘꿈’의 장을 위치하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도록 상상력의 틈을 열어둔다. 그의 작품에서 회화와 조각은 서로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다. 그 둘은 공존하며, 꿈의 세계에 대한 경험을 다양하게 하는 매개체로 인식하게 한다.

조각과 회화를 구분 짓는 모든 잣대와 틀을 벗어나는 그의 작업이 담고 있는 화려한 꿈의 이미지들은 끊임없이 꿈과 현실의 괴리에만 집중하지 말고, 내가 꿈을 어떻게 발견해가고 있는지 그 과정에 집중하게 한다.

꿈은 나에 대한 자신감을 대변하기도 하며, 즐기는 것이다. 하지만 꿈은 보여 지기 위한 것이 아니며, 그래서 꿈의 주체는 나에게 있음을 끊임없이 주지시킨다.

▲white dream, 160x70x40cm, Resin, Acrylic, paint, 2013


진정 행복한 사람이란?

이혁진 작가는 작품을 통해 과연 “행복한 사람이란?”과 같은 단순하지만 어렵게 느껴지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아마도 작가가 생각하는 행복한 사람은 순수하고 자유로운 내안의 어린아이를 찾고 꿈을 향한 의지를 굽히지 않는 사람일 것이다.

이런 사람은 어떤 주변 환경의 변화에 관계없이 안정된 동일성을 이루는 자아를 가졌을 테고, 일상의 작은 것에서도 강렬한 경이로움을 발견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상실을 해석하고 덜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기도 할 것이다.

▲Mysterious red, 100x60x25cm, Resin, acrylic, paint, 2014


이러한 맥락에서 작가가 빚어내는 꿈은 추구의 대상이라기보다 발견의 대상이며, 작품은 자신의 꿈에 그리고 자신의 목소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길 요구하고 있다.

내가 만난 이혁진이라는 작가가 그러했듯. 작품 또한 내안의 우주의 흐름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인생을 ‘나’로서 온전하게 사는 것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게 한다. 그리고 내게 다시 말을 건다. 머리를 넘어 심장을 뛰게 하는 꿈을 발견하라고….

- 글·김정원 (정리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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