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2014.07.28 15:16:55
(CNB=왕진오 기자) 한국메세나협회(회장 박용현)가 한국갤럽에 의뢰하여 실시한 '기업의 문화예술지원 현황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3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금액은 1753억 2000만 원으로 전년도 대비 9.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2013년 지원금액이 증가한 것은 기업 인프라를 활용한 운영비 투입이 증가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를 통한 조건부 기부금 규모가 확대 된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문화재단별, 기업별 지원 현황을 살펴보면 기업 부문에서는 현대중공업이 3년 연속 1위를 유지했고 기업 문화재단의 경우, 삼성문화재단이 11년째 1위를 기록 했다.
개별기업 중 2013년 문화예술 지원 현황 1위인 현대중공업은 본사인 울산을 중심으로 지속적이고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마음회관 등 7개의 복합문화시설 운영, 지역민에게 우수한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찾아가는 음악회’와 ‘현장 콘서트’ 등 사회의 다양한 계층을 아우르는 문화 나눔 사업과 지역 음악인재 육성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만여 명의 소외계층 아동에게 공연에 필요한 악기와 레슨을 지원하는 ‘아트드림 프로젝트’, 전국 연극·뮤지컬 전공 대학생에게 꿈의 무대를 만들어 주는 'H-Star Festival'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또한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과 국립국악원을 후원하는 등 메세나 활동을 지속적으로 확대했고, 특히 2023년까지 10년에 걸쳐 국립현대미술관에 120억 원을 장기간 후원하는 계약을 체결해 눈길을 끌었다.
크라운·해태는 국악을 중심으로 메세나 활동을 해 왔는데, 2004년부터 다양한 장르 어우러진 퓨전 국악공연으로 구성된 국악축제인 창신제를 개최하였으며, 2007년 국내 최초 민간기업 순수후원으로 ‘락음국악단’을 창단 했고, 국악 명인들과 함께 '양주풍류악회'를 구성해 국내 최대 국악공연인 '대보름 명인전'을 주최했다. 특히 2013년 서울시와 '서울아리랑페스티벌'를 공동주최, 지원 규모를 확대했다.
삼성문화재단의 경우 리움, 호암미술관, 플라토 등 미술관 운영을 중심으로 한 각종 문화예술 지원 사업으로 전년도에 이어 11년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GS칼텍스재단은 여수에 위치한 복합문화예술 공원 예울마루에서 지역민을 위한 수준 높은 문화예술 콘텐츠를 제공하며 5위를 기록했다.
2013년 조사 결과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예술계 체감 지수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위해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통해 더 많은 기업의 참여 유도가 필수적인 상황이 도래한 것으로 평가됐다.
한편, 지원 총액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자체 인프라 투자에 비해 직접적인 예술후원 활동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실제 예술계의 체감치는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부문별로 나누어 보면 인프라 972억원(▲13.5%), 서양음악 206억원(▲36.8%), 문화예술교육 198억원(▼15.7%), 미술·전시 95억원(▲17.5%), 뮤지컬 44억원(▲23.3%), 국악 53억원(▲108.3%), 연극 37억원(▲81.9%) 등 전체적으로 2012년 지원금액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인프라 분야 지원액 증가 이유로는 KT&G의 상상마당 춘천 개관 등 신규 인프라 지원, 기업이 운영하는 문화공간 기획운영비의 증가를 들 수 있다. 서양음악의 경우 경기침체의 이유로 2012년에 개최되지 못했던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 초청이 다시 진행되었고, 기업 주최 찾아가는 공연 등 자체 행사에 대한 운영비 증가가 한 몫 했다.
장르별로 보면, 국악(▲108.3%)과 연극(▲81.9%)의 증가가 눈에 띈다. 특히 국악부분의 증가세에는 크라운··해태제과 지원금액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크라운·해태제과는 2013년 서울아리랑페스티벌과 같은 신규 사업을 통해 국악을 중점 지원한 영향이 크다.
기존의 문화예술 지원이 서양음악이나 미술·전시 등의 장르로 편중되는 경향이 강했으나 점차적으로 다양한 장르로 지원이 확대 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 예술계의 균형 발전을 위해 장르간 고른 지원이 더욱 필요한 것으로 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