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왕진오 기자) 농사를 잠시 쉬고 머슴들의 수고를 위로하기 위해 음식을 베풀고 즐기던 '백중'(음력 7월 15일)을 맞아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이 우리의 농경세시를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열두 달 세시풍속 행사를 오는 8월 3일 진행한다.
음력 7월 15일은 백가지 곡식을 모두 갖춘 시기라 하여 ‘백중(百中)’이라고 한다. 농가에서는 백중날이 되면 머슴을 하루 쉬게 하고 돈을 주어 시장에 가서 술과 음식을 사먹고 물건도 살 수 있도록 배려해 준다.
중요무형문호재 제68호로 지정되어 있는 밀양백중놀이는 경남 밀양지방을 중심으로 전승되어 오고 있는 농경세시행사로,힘겨운 세 벌 논매기를 끝낸 백중날, 곧 음력으로 7월 보름 경 용(龍)의 날을 택해 지주들이 마련해 준 술과 음식으로 머슴들이 하루를 즐겁게 노는데서 연유한 두레굿이다.
이러한 놀이는 두레먹기, 호미씻이, 호미걸이라는 명칭으로 중부이남 농촌지역에서 전승됐다. 백중놀이는 앞놀음·놀음마당·신풀이 등과 같은 세 마당으로 짜여 있다.
첫째마당 인 앞 놀음은 농신제로서 놀이판 한가운데에 겨릅대로 농신대를 세우고 거기에 모인 사람들이 둥글게 둘러서서 세 번 절을 하고 풍년을 비는 마당이다. 이어 놀음마당으로 들어가면 잠깐 덧배기 춤으로 흥을 돋운 다음 이 놀이에서 가장 흥분되고 재미있는 병신춤이 펼쳐진다.
마지막인 신풀이에서는 관중과 악기를 만지던 잽이와 춤꾼들이한데 어울려 한바탕 허튼춤을 춤으로써 흥을 달랜다. 밀양에서는 이날을 흔히 ‘머슴날’이라고 하며, 이날의 놀이를 ‘꼼배기참 놀이’라 부른다.
꼼배기참이란 밀양지방의 사투리로 밀을 통째로 갈아 팥을 박아 찐 떡과 밀에다 콩을 섞어 볶은 것, 그밖에 주인이 안주를 준비하여 머슴들에게 점심, 저녁으로 주는 음식을 말한다.
한편, 국립민속박물관 앞마당에서는 8월 3일 오후 1시부터 농신제, 춤, 신풀이 등 밀양백중놀이 공연이 1시간 동안 진행된다. 2시부터 4시까지는 밀양백중놀이의 다양한 체험 행사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게줄이라고 불리는 새끼줄을 잡아당기는 밀양의 ‘게줄 당기기’,공연에 나오는 춤사위를 배워보는 ‘몸짓 배우기’, 놀이에 쓰이는 특징적인 악기인 ‘사장구 물장구 치기’, ‘꼼배기참 나누기’, ‘물동이 이기 들돌 들기’, ‘고동 만들기’등의 다채로운 체험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관람객 모두가 현장에서 참여할 수 있으며, ‘고동 만들기’체험은 재료비 2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