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있다. 역사는 지배계층과 강대국의 구미에 맞게 왜곡된다. 하지만 미술은 글과 다르다. 예술가들은 시대를 예민하게 포착하고 형상화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미술 작품은 역사를 바로 보는 데 중요한 매개 구실을 할 수 있다.
이 책에 쓰인 120가지 작품은 단순한 도판에 머물지 않는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작품은 역사의 물줄기나 문제의식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저자는 세계 역사를 뒤바꾼 결정적인 사건과 밀접하게 연관된 미술 작품 또는 당시의 시대상을 생생하게 표현한 미술 작품을 통해 역사의 이면을 만나게 해준다. 또한 역사적 ‘사실’이라고 오랫동안 믿어온 정보에서 편견과 왜곡을 걷어내고 비판적인 관점에서 역사를 뒤집어 보게 해준다.
한 나라의 역사 기술은 다분히 승자의 입장을 따르기 마련이다. 근대 이후 서양 강대국이 정치, 경제, 학문, 문화에 걸쳐 전 영역을 지배하게 되면서 세계사 기술은 철저하게 서구적 시각을 대변하고 있다. 그러니 우리가 세계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승자의 시각, 서구의 시각에 머물고 있다.
저자는 그동안 통념으로 작용했던 시각, 서구적 시각이나 사회적 강자의 시각과는 다른 방향에서 실마리를 풀어낸다.
- 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