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서울뿐 아니겠지만 빡빡한 일상 속에 치이듯 하루하루를 보내는 많은 직장인들과 학생, 그리고 그 밖의 모든 도시인들. 그들은 “아, 제주 가서 살고 싶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한다.
그렇지만, 여행가방이 아닌 이민가방을 꾸리는 것이 어디 마음처럼 쉬운 일인가. 숨 한번 크게 들이마시고, 눈 한번 질끈 다시 감았다 뜬 다음, 우리는 다시 일상 속에서 복닥거리고 산다. 제주는 그렇게 마음 한구석에 품은 채. 이 책의 저자 역시 그랬다. 비슷비슷한 하루하루가 그저 그렇게 흘러가고, 몇 년 동안 쉼 없이 대규모 회사의 작은 부품처럼 소모되듯이 출퇴근했다. 평범한 일상이 지루하게 늘어지고 있을 무렵, 그녀의 머릿속에도 ‘제주’가 간절했다. 그녀에게 다른 점이 있다면, 틈이 날 때마다 회사를 마친 금요일 밤이면 제주에 내려갔다가 일요일 마지막 비행기를 타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기를 몇 년째 반복중이라는 것이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그녀의 타협은 아주 적당했고, 그렇게 주중과 주말의 이중생활이 시작됐다. 이 책은 제주도 안내서도 아니고, 여행기는 더더욱 아니다. 짧게 머물지만 제법 자주 제주에 지내러 가는 한 직장인의 유쾌하면서도 묵직한 일기장이다.
(CNB저널 = 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