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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아티스트 - 송은복]사물과 대화하는 ‘의경(意境)’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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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22호 왕진오 기자⁄ 2015.03.19 08:51:11

▲해바라기 사랑 II, 혼합 재료, 20호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왕진오 기자) 자아(自我)를 찾기 위해 떠나는 여정 속에서 화가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마음에 담는다. 이 길에서 만난 다양한 소재와 자연에서 수집한 오브제들은 늘 따듯하고 겸손하게 다가온다. 화면에 그려진 대상은 작가의 주관적인 감성과 붓의 놀림으로 독창적인 이미지로 완성된다.

송은복 작가는 마음의 풍경을 그리기 위해 다양한 시점을 통해 대상을 바라보거나 자신의 시선과 동일한 눈높이에서 마주한다. 수평적인 시선으로 표현된 감성은 이미지가 갖는 의미를 확장하고 삶을 영위하는 사회적 공간에 대한 작가만의 인식을 보여준다.


피카소가 “난, 생각을 그려”라고 말했듯

작가는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나는 보이는 것을 그리는 게 아니라 생각하는 것을 그린다”는 말을 자신의 화업 모토로 삼고 있다. 그래서일까, 우연과 필연이 공존하고, 캔버스 안에서 인위적인 것과 자연적인 것의 조화, 구상과 추상의 조화를 추구하며 그만의 길을 모색한다.

▲수평적 조응(누가 내 사과를), 혼합 재료, 91×36.2cm.


작가의 붓끝이 움직이며 정지된 화면에 생명을 불어 넣어진 화면에는 생명이 존재한다. 마치 제빼또 할아버지가 목각인형 피노키오에게 생명을 불어 넣어주듯.

붓끝의 꿈틀거림으로 만들어진 그들을 작가는 세상 밖으로 내보내 소개하고 싶다. 그래서 그는 자아와 자연세계와의 소통, 그리움의 교감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들을 형상화한다. 규정된 시점을 무시한 채 순간의 사물이 자신의 내면에 반응한 모습 그대로를 화면에 던져 넣음으로써 캔버스는 작가만의 그릇이 된다.

▲해바라기 사랑 I, 혼합 재료, 20호.


박정수(미술비평)는 ‘심상 표현을 위한 마음의 풍경’이란 글을 통해 송 작가의 작업 세계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감성과 경치를 그리는 것을 동양화론은 의경(意境)이라 부른다. 보이지 않는 감성을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자신의 주변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인공적 기물과 자연물을 작품의 소재로 삼는다.

중국 고대의 전통적 문예이론에서 의경(意境)은 작자의 주관적인 사상과 감정이 객관적인 사물이나 대상을 만나 융합하면서 생성되는 의미 또는 형상이다. 그 특징은 묘사가 회화적이고 의미가 풍부하며, 독자의 연상과 상상을 계발해 구체적 형상을 넘어선 관대한 예술적 공간으로 인도하는 것이다.

▲해바라기 사랑 II, 혼합 재료, 20호


자연에서 발견된 기물이 화가의 마음에서 형성된 새로운 표상이 된다. 크고 작은 자연물들과 인공적 사물이 서로 대립하거나 조화를 이루면서 이상적 삶과 단아한 심성을 찾아가는 의미가 내포된다.

마음과 예술 활동의 심상을 거쳐 구체적인 기물이 만들어지고 색이 구성된다. 하지만 이러한 구성은 사물의 외관 표현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도 강조한다. 자신의 의식과 사유를 통해 사물과 사물의 본질인 자신의 감성이 연관된다는 것이다.

마음속의 감성을 중심으로 표현된 작품을, 감상자는 눈으로만이 아니라 마음으로 볼 줄 알아야 한다. 송 작가의 작품은, 흔한 정물화가 아니라 심상 표현을 위한 풍경이기 때문이다. 

▲나비야…, 캔버스에 유채, 72.5×72.5cm.


마음의 풍경 그려내는 심상의 붓

마음의 풍경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된 다양한 시점의 변화는, 화가 자신과 자연물과의 관계에서 오는 대립과 조화의 반영이다. 사물들은 그들 고유의 색을 벗어난 자유로운 색채를 통해 그려진다. 삶의 푸근한 자유로움으로 변화를 지향하는 모습이다. 

▲공존, 캔버스에 유채, 60×60cm.


작가는 자연만물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예술적 감성을 찾아낸다. 세상의 일부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예술 활동의 감흥을 인지하면서 주변과의 관계를 기물을 통해 모색한다. 쉽게 발견되는 인공적 기물인 화병이나 그릇, 자연물인 꽃이나 식물들을 화면에 담으면서 자신의 감성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마음의 풍경을 그린 미술품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일상의 기물을 다양한 시점에서 바라본 연유를 이해해야 하며, 그려진 사물과 감상자 사이의 대화가 필요하다. 사람과 사람, 화가 자신과 자연물의 관계에서 오는 대립과 조화의 반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술품은 때로는 허구적이고 환상적인 물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수직적 조화(방울꽃의 꿈), 혼합 재료, 90×65.2cm.


한국미술협회, 서울아카데미 이사로 재임 중인 송은복 작가는 개인전 14회 및 한국구상대제전, 아트서울전, 상하이 아트페어전 등의 전시와 그룹 기획전을 통해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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