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이 모든 것은 민족을 하나로 단결시킬 수 있는 지도자의 존재 유무에서 가능해질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사 김규식(1881∼1950)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일제강점기 해외 각지에서 큰 활약을 펼친 뛰어난 외교가였고 임시 정부의 부주석으로 독립운동에 앞장섰으며, 분단은 있을 수 없다며 끝까지 남북협상과 좌우합작을 외친 게 바로 그였다.
그의 삶을 독립운동사 및 친일반민족사 연구가로 수많은 역사적 인물을 재조명한 김삼웅이 평전으로 써냈다.
저자는 그의 삶을 ‘광이불요(光而不耀)’라는 말로 표현했다. 빛은 나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안 된다는 말이다.
김규식의 삶이 딱 그것이었다. 불우한 시대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나 다방면에서 큰 족적을 남긴 그는,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려울 만큼 삶이 빛났다. 하지만 결코 스스로 자신의 우월함이나 업적을 내세우는 법이 없었다.
생애를 자주독립과 통일조국 건설을 위해 바친 그의 삶과, 좌우합작-남북협상으로 대표되는 철학은 분단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귀감이 된다. 그럼에도 독립운동과 근현대사를 이끌어 온 인물 중 상대적으로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 인물이 바로 우사 김규식이다.
이 책을 통해 김규식의 삶을 돌아보고, 우리가 점차 잊어가는 항일독립운동가 김규식을 다시 수면 위로 올리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
△지은이 김삼웅 △펴낸곳 채륜 △391쪽 △정가 1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