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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 건강 칼럼]알레르기 비염 심하면 우울증 생길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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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47호 유영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2015.09.10 09:14:06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유영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어릴 때부터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는 직장인 박 모 씨(25)는 계절이 바뀔 때면 어김없이 간지러운 코 때문에 불편함을 이루 말할 수 없이 겪는다.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재채기와 콧물, 코 막힘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뿐 아니라 수면 때도 숨 쉬기 힘들어 자주 잠을 깨곤 한다. 눈도 가렵고 집중력도 자꾸 떨어진다. 흐르는 콧물 때문에 매번 신경이 선두서는 등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성인과 소아 모두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만성 질환 중 하나다. 알레르기 비염은 최근 50여 년 동안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세계 5억여 명이 알레르기 비염 환자로 추산되며 우리나라에서도 인구의 15~20%가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다.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지만 증상에 따른 고통과 불편이 크다. 학습과 업무 능률을 저하시키고 수면을 방해하는 등 만성적인 증상으로 삶의 질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천식, 부비동염 등 다른 호흡기 질환과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서울시의 2008년 연구에서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삶의 질은 116점 만점에 34점에 불과했다. 중증도가 높을수록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삶의 질이 저하됐고 유병 기간이 길수록 점수는 더욱 낮았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뿐 아니라 보호자의 삶의 질도 환자의 증세가 심할수록 저하된다는 결과도 나왔다. 이런 삶의 질 저하는 학생들의 학교 결석과 직장인 결근의 중요 원인으로 개개인의 생산성 저하와 직결된다.

알레르기 비염은 맑은 콧물, 재채기, 코 막힘, 가려움 등의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흔히 눈 증상도 동반된다. 이런 특징적 증상 외에도 피곤함, 감정 기복, 인지 기능의 저하가 동반되며 특히 수면 장애와 부족, 이에 따른 기억력과 집중력의 저하, 업무 및 학습 능력 감소도 나타날 수 있다. 심할 경우 우울감과 불안감도 초래한다.

알레르기 비염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해 발생한다. 엄마에게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경우 자녀의 발병 위험이 2~3배 증가한다. 양 부모에 모두 증상이 있다면 발병 위험은 훨씬 증가한다. 이런 가족적 영향으로 어린 나이에 증상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 털, 꽃가루 등
알레르기 유발원을 최대한 피해야

특히 소아 알레르기 비염은 위장관 알레르기, 아토피 피부염, 천식 등이 성장하면서 순차적으로 나타나다가 학동기 이후 비염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 이를 ‘알레르기 행진’이라고 한다. 이전 알레르기 질환이 알레르기 비염의 발병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삶의 질 평가는 매우 낮게 나타났다. 이런 삶의 질 저하는 개개인의 일상생활에 매우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사진 =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키는 환경적 요인으로는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곰팡이나 꽃가루, 바퀴벌레 등 다양하다.

치료는 항히스타민제, 비강용 스테로이드제 등 약물치료와 수술요법 등이 있다. 하지만 완치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이런 환경적 요인을 조절함으로써 개인에게 감작된 항원을 찾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인 집먼지진드기는 매트리스, 베개, 이불, 카펫, 천 소파, 직물류 등에 주로 서식한다. 침실에 불필요한 쿠션, 천으로 만든 장난감, 카펫 등은 없애고 침구류는 2주에 1번 이상 뜨거운 물에 빨아 햇볕에 말리는 것이 좋다.

또 집먼지진드기가 통과할 수 없는 비투과성 커버를 씌우는 등 발병 원인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덥고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꽃가루가 많이 날리니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다면 야외활동을 가급적 자제하고 외출 시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한다. 


Tip. 알레르기 비염 자가 진단법

다음 위험인자 영역과 증상 영역 중 각각 하나 이상에 해당하면 알레르기 비염의 가능성이 높으니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위험인자 영역>

① 어릴 때 아토피 피부염이나 천식 등 다른 알레르기 질환을 앓은 적이 있다.
② 가족 중 아토피 피부염, 비염,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을 앓는 사람이 있다.
③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동물의 털 등에 알레르기 반응을 한다.
④ 알레르기 피부반응 검사나 혈액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⑤ 감기에 잘 걸리고 잘 낫지 않는다.

<증상 영역>

① 입으로 숨을 쉬거나 잘 때 코골이가 있다.
② 아침에 일어나면 발작적으로 재채기를 자주 한다.
③ 감기가 아닌데도 콧물, 코 막힘, 코 가려움이 반복된다.
④ 코를 자주 만지고, 눈과 코를 비비며, 눈 주위에 다크써클이 있다.
⑤ 비정상적인 코맹맹이 소리를 내거나 후각 또는 미각 장애를 보인다.

(정리 =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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