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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현 건강 칼럼] 아마추어 마라토너의 건강 수칙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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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53호 조수현 중앙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2015.10.22 08:5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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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조수현 중앙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최근 마라톤 열풍으로 많은 직장인이 너도나도 마라톤에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마라톤 경주에서 아마추어 참가자가 달리기 도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사실 35세가 넘으면 마라톤 같은 운동을 하기 전에 반드시 건강 검진을 받아야 한다. 또 35세 이하라도 고혈압, 가족 중 심장 병력이 있는 경우, 흡연자 등 심장병 발병 위험요소를 지닌 사람들은 미리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요즘 현대인의 운동 부족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당뇨, 고혈압, 관상동맥 질환, 중풍 등 성인병 질환과 관련해 비만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주변에서 마라톤 대회가 여럿 열리면서 일반인의 마라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도 이 때문일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종종 사고가 발생해 주의를 요한다. 한 마라톤 대회에서는 세 참가자가 경기 도중 잇따라 사망하는 사고가 난 적도 있다. 사인은 심장마비로 추정됐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마라톤 대회의 엉성한 준비와 진행이 사망을 더욱 부추겼다는 내용의 뉴스가 보도된 것을 보았다.

특히 이런 행사들이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는 쌀쌀한 날씨에 많이 진행된다는 점도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불행한 돌연사와 관련해 한번쯤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이 주의해야 할 몇 가지 의학 상식을 소개한다.

① 평소 지병이 없고 일반 건강 진단에서도 이상없다는 결과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스포츠 활동으로 돌연사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마라톤 같은 무리한 운동을 하기 전에 반드시 체력 검사 및 운동 부하 평가, 운동 처방을 받아야 한다. 35세 이하라도 심장병 발병 위험요소를 지닌 사람 역시 검사를 받아야한다.

② 오랫동안 운동과 담을 쌓았던 사람은 걷는 운동부터 시작해 3∼5㎞를 쉬지 않고 걸어본 다음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으면, 가벼운 조깅으로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한다. 비만인 경우에는 3∼4개월 꾸준히 걸으면서 살을 빼고 다리 근육을 강화한 뒤 달려야 한다.

③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 불안정형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같은 심장병, 뇌출혈 등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물론 성인병 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더 위험하나,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도 미세한 동맥경화증 등이 진행 중인 경우에는 발병 위험이 높다.

협심증은 동맥경화증으로 인해 심장 근육에 혈액과 영양분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면서 생긴다.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가슴에 통증이 오는 증상이다. 반면 심근경색증은 협심증의 단계를 지나 관상동맥이 혈전으로 꽉 막혀 피가 통하지 못해 심장 근육 일부분이 손상된 경우를 말한다.

이런 심장질환은 특히 겨울철에 위험성이 더욱 높아진다. 따뜻한 잠자리에서 일어나 갑자기 겨울 아침 찬 공기에 노출될 경우, 완전히 이완돼 있던 교감신경이 갑작스럽게 항진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말초동맥은 수축하고, 혈관저항으로 혈압과 심박동 수까지 상승해 심장에 부담을 주는 것이다.

심장마비로 인한 돌연사 및 뇌출혈이 하루 중 아침에 빈발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따라서 평소에 아침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쌀쌀한 날씨에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거나 무리한 아침운동을 시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때 운동을 했다가 중단한 사람도 마찬가지다. 한 연구에 따르면 운동을 했다가 그만둔 사람은 운동을 전혀 하지 않던 사람보다 더 위험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때 잘 나갔다고, 단거리라고 얕보고 덤벼들다가는 큰일 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10월 11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구좌생활체육공원 운동장에서 열린 ‘2015 아름다운 제주국제마라톤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④ 추운 날씨에는 옷을 여러 겹 착용해 따뜻한 공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상의는 2~4겹, 하의는 1~2겹으로 입는 게 적절하다. 달리는 도중 체온이 상승함에 따라 한 겹씩 벗는 식으로 체온을 유지해야 한다. 바람이 심한 날의 경우, 바람을 막는 재질의 옷을 입어야 한다.

⑤ 당연한 얘기지만, 운동 전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줘야 한다. 근육이 데워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쌀쌀한 날씨에서는 근육 당김이나 파열로 이어지기도 쉽다. 평소보다 오랜 시간 적절한 스트레칭을 해줘야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

⑥ 자신의 페이스가 적절한지를 알기 위해서 ‘대화 테스트’를 사용한다. 즉 달릴 때 옆 사람과 편안히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가 적합하다는 것이다. 달릴 때 숨이 가빠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라면 속도를 낮춰야 한다. 너무 힘들면 걷기와 달리기를 병행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⑦ 오랜만에 달리기를 다시 시작하는 사람은 목표를 설정해 계획을 세우고, 달리기 일지 등을 기록하면서 꾸준히 연습량을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을 오랫동안 하지 않으면 근력이 저하되고 체지방률은 높아진다. 자율신경반사도 둔해지기 때문에 갑자기 과도하게 훈련하면, 오히려 컨디션이 나빠지고 근육통을 수반할 수 있다.

⑧ 마라톤 대회 당일에는 출발 2시간 전에 식사를 마쳐야 음식 소화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레이스를 펼칠 수 있다. 찰떡이나 찰밥 등 끈기가 있는 식사를 하면 대회 중 느낄 수 있는 배고픔을 다소나마 해소할 수 있다.

이상이 마라톤 시 주의해야 할 몇 가지 점들이다. 성인병 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운동, 특히 달리기 운동 장려가 필요하다. 다만 이런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개인의 신체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전문가와의 상담 및 검진을 통한 준비 과정도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정리 =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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