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요조는 김승옥의 '야행'에 등장하는 여주인공과 함께 걸으며 자신의 징그러운 마음을 들여다보고, 만화가 김보통은 눈썹이 짙은 여자아이와의 서투른 데이트를 기억하며 장 자끄 상페의 '속 깊은 이성 친구'를 미리 읽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
기생충학 박사 서민은 심윤경의 '사랑이 달리다'를 보며 실패한 결혼을 곱씹고, 시인 김민정은 막상스페르민 '눈'의 문장을 인용해 흩날리는 사랑과 미움의 조각들을 재배치한다.
영화감독 정성일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중학교 2학년 여름에 좋아했던 여자아이를 나란히 놓고 첫 번째 영화를 찍었다.
이렇게 완전히 제각각이면서도 어디선가 본 듯한 스무 개의 연애, 스물여덟 편의 소설이 '연애소설이 필요한 시간'을 채우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읽기'와 만나는 시간, 새로운 방식의 '연애'를 읽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지은이 요조 외 19인 △펴낸곳 부키 △320쪽 △정가 1만 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