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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경제] 한옥 스테이로 공유경제 이끄는 ‘코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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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86호 안창현⁄ 2016.06.03 18:52:56

▲코자자의 온라인 플랫폼에서 볼 수 있는 북촌의 한옥마을. (사진=코자자)


(CNB저널=안창현 기자)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서울 북촌 한옥을 방문한 적 있다. 그때 한옥 매력에 흠뻑 빠졌다고 고마워하더라. 집 안에 있는데도 햇살과 바람이 부드럽게 흐르는 게 너무 좋았다고 하더라.” 한국형 숙박공유 플랫폼 회사 ‘코자자(KOZAZA)’의 조산구 대표는 가장 기억에 남는 고객으로 구글 회장을 꼽았다.

2012년 설립된 코자자는 에어비앤비 등 글로벌 숙박공유 열풍에도 다양한 차별화 전략으로 한국 공유경제의 대표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한옥이란 전통 콘텐츠를 활용한 한옥 스테이는 그런 전략의 일환이다. 빈 방이나 자동차 등 유휴자원을 활용한 새로운 경제활동으로 주목 받는 ‘공유경제’의 성공 노하우를 코자자에서 볼 수 있다.

‘한국의 에어비앤비’ 꿈꾸는
커뮤니티 숙박공유 플랫폼

“코자자는 한국형 커뮤니티 숙박공유 서비스다.” 빈 방을 가진 누구나 코자자에 숙소를 등록하면 이를 통해 수익도 올리고 친구도 사귈 수 있다. 여행객은 경제적이면서도 독특하고 다양한 숙소를 선택해서 집처럼 편안하게 머물 수 있다. 조 대표는 “호텔 대신 동네 집에 머물면서 지역 문화를 가까이 접하고 호스트나 지역 사람들과 친밀한 교류가 가능하다”는 점을 숙박공유 서비스의 강점으로 꼽았다.

특히 에어비앤비 등 글로벌 기업과는 다르게 코자자는 한국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한국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단순히 숙소를 거래하는 온라인 숙박예약 사이트를 넘어 호스트와 여행객이 신뢰 커뮤니티를 형성한다는 점이 코자자의 개성이다. 그래서 기존 예약 시스템과 다르게 평판 및 신뢰 기능을 따로 제공한다. 조 대표가 ‘커뮤니티’를 강조하는 이유다.

“커뮤니티 숙박공유 플랫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커뮤니티의 신뢰다. 이런 점은 게스트하우스나 펜션 등 기존 호텔 대체 숙박에서도 참고할 만한 부분이다. 신뢰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 모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관광 산업에 한국만의 새로운 숙박문화로 정착시킬 수 있는 여지도 충분하다고 본다.”

▲한국의 에어비앤비를 지향하는 ‘코자자(KOZAZA)’의 숙박공유 플랫폼. (사진=코자자)


뜨는 공유경제 시장

글로벌 숙박공유 시장은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성장해왔다. 스타트업으로 창업한 지 이제 8년이 된 에어비앤비의 회사 가치가 1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 호텔체인인 힐튼을 넘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조 대표는 “에어비앤비는 방 하나 소유하지 않고 전 세계에서 220만 개의 객실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반해 오랜 역사과 전통을 자랑하는 세계 최대 호텔체인 3개 회사의 전체 객실 수는 210만여 개다. 매출은 매년 100% 이상 성장하고 있고, 객실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호텔과 같은 기존 숙박시설도 새로운 공유 플랫폼에 등록해서 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또 여행객을 대상으로 지역 쇼핑과 관광 상품 판매가 이 공유 플랫폼에 추가되기도 한다. 숙박공유 플랫폼을 중심으로 기존 숙박예약 및 관광 시장이 확대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조 대표는 해외의 이와 같은 공유경제 흐름을 일찍부터 지켜봤다.

그리고 국내에서도 외국 관광객을 위한 숙박시설이 부족한 현실을 풀 수 있는 방법으로 숙박공유 형태가 전망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전 세계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공유경제 흐름을 볼 때 숙박공유가 국내에서 가장 전망이 밝았다. 물론 글로벌 성공 모델이 있는 것도 크게 작용했다. 그때부터 북촌 한옥 게스트하우스를 방문하기 시작하면서 창업을 준비했다.”

▲조산구 대표는 “공유경제를 통해 한국만의 숙박문화가 정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진=안창현 기자)


그는 “공유경제를 통해 세상을 즐겁고 이롭게 하는 것이 창업 목표였다”고 했다. 오랜 회사 생활을 접고 적지 않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택한 이유는 분명했다. 그런데 이런 거창한 명분과는 달리 회사 이름은 참 단순하게 지었다. “우리말에 ‘코~자자’ 하지 않나. 그래서 회사 이름을 코자자로 정했다.”

물론 공식적인 설명은 다르다. 영문명 ‘KOZAZA’는 “한국(KOrea)에서 잠자는데(ZZ) 서비스와 가격에서 최고(A+A)를 제공한다”는 뜻이란다. 조 대표는 “영문명에서 우리 회사의 미션을 알 수 있다. 최고의 서비스와 가격으로 승부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옥스테이로 성공적인 차별화

창업 당시에는 숙박공유 시장을 선도하던 에어비앤비가 한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전이었다. 코자자는 한국 시장을 선점하고 글로벌 시장, 특히 아시아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조 대표는 이미 국내에서 다양한 인터넷 사업을 추진한 바 있고, 2000년 초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다른 스타트업을 창업해 경영하는 등 경험이 풍부했다.

하지만 현실이 녹록지 않았다. “실리콘밸리와 서울의 공통점은 단지 S로 시작한다는 것뿐이라는 현실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조 대표는 언급했다. 사업 지역은 우선 국내로 축소해야 했고, 에어비앤비와 직접 경쟁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한국에 최적화한 한국형 공유 플랫폼을 고민한 시점이다.

조 대표는 한옥 스테이를 생각했다. 초기에는 한옥을 포함해 모든 형태의 숙소를 공유 대상으로 접근했지만, 한옥으로 차별화하는 전략이 보다 유용할 것으로 보였다. 한옥이 우리 전통문화의 소중한 유산이란 사명감도 있었다.

“한옥 스테이 등록을 추진하기 위해 전국 500여 곳의 한옥 주인들에게 수십 차례에 걸쳐 일일이 연락을 취했다. 북촌과 전주의 한옥마을을 포함한 한옥 밀집지역은 직접 방문해서 인터뷰와 함께 사진 촬영을 진행했다. 북촌의 숙소 중에는 10번 이상 방문하고 700장 이상의 사진을 촬영한 곳도 있다.”

▲등록된 숙박시설의 세부 모습까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사진=코자자)

▲스마트폰을 통해서 숙박시설의 360° 영상을 확인할 수도 있다. (사진=코자자)


이렇게 한옥 스테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한편, 마케팅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단지 회사를 홍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 문화를 알린다는 취지도 있었다. 코자자는 구글의 글로벌 문화재단과 함께 한옥을 홍보하기 위한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했다. 50여 한옥스테이를 360° 파노라마 체험 서비스로 제공했다.

서울스케치 동호회 등 관련 단체들과는 북촌 한옥스테이 엽서 제작이나 한옥 소개 다국어 브로슈어 제작 등을 추진했다. “한옥을 국제적으로 알리려는 노력이 그간 얼마나 부족했는지 실감했다. 그래서 더욱 국내외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 같다.”

▲코자자가 구글과 함께 한국의 전통문화인 ‘한옥’을 소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진=코자자)


시장 규모와 한옥의 특성상 여러 어려움이 따랐지만, 한옥의 가치를 높이고 국내외로 이를 널리 알린다는 측면에서 보람을 많이 느꼈다고 했다. 조 대표는 앞으로도 한옥스테이를 한국의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관광 상품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한국만의 숙박문화 정착했으면”

올해 초 정부는 숙박공유 활성화 정책을 발표했다. 숙박공유를 통한 관광산업 활성화 방안으로 제주나 부산, 강원 등을 규제프리 존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해 공유민박 제도를 마련 중이기도 하다.

조 대표는 “이렇게 공유민박 제도가 정착되면 국내 숙박공유 시장은 또 새롭게 재편할 것이다. 현실에 맞게 코자자 역시 다양하게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에 최적화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한국에서만 가능한 공항픽업이나 호스트 대리 서비스 같은 차별적인 가치를 지속적으로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숙박공유의 중요성과 파급효과를 고려했을 때 좀 더 적극적인 규제 완화와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무엇보다 여러 공유경제 모델이 새로운 형태의 경제활동이므로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와 문화적으로 유사한 일본은 최근 숙박공유 관련 규제를 크게 완화했다. 샌프란시스코나 런던의 제도와 경험을 참고하고, 한국의 특수성을 반영해 접근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숙박공유로 제기될 수 있는 문제점과 이슈들을 사회적으로 논의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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