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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뉴스] '한국 추상미술 대표 작가' 빅3는 김환기·박서보·이우환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한국 추상미술의 역사’전서 관련 자료 및 설문조사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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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기자⁄ 2016.07.01 11:26:46

(CNB저널 = 김금영 기자) 한국의 미술 전문가들이 가장 사랑한 추상미술 작가는 누구일까? 여기에 김환기, 박서보, 이우환, 유영국, 하종현이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이 기획전시 ‘한국 추상미술의 역사’전을 공개하면서 추상미술과 관련된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7월 5일~10월 29일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한국 추상미술 역사와 관련된 자료를 조사, 발굴, 수집해 제반 연구 성과를 공개하는 아카이브 전시다.


미술대학 교수, 미술평론가 및 큐레이터 등 미술 전문가 20명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뽑힌 인물들을 위주로 전시가 구성됐다. 설문에는 김복영 미술평론가, 김영호 중앙대 미술학부 교수, 서성록 안동대 미술학과 교수, 송미숙 성신여대 명예교수, 윤진섭 미술평론가, 최열 미술평론가 등이 참여했다.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환기가 14표로 가장 많은 표를 얻어 ‘한국 추상미술 대표 작가’ 1위에 올랐고, 박서보가 13표, 이우환이 12표, 유영국이 4표, 하종현이 3표로 뒤를 이었다.


▲미술 전문가 20명이 꼽한 한국 추상미술 대표 작가. 김환기, 박서보, 이우환, 유영국, 하종현이 이름을 올렸다.(사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김환기는 상반기 미술 경매 시장을 이끌었다. 4월 서울옥션이 홍콩경매에 출품한 김환기의 1970년 작 ‘무제’가 48억 7000만원에 낙찰돼 국내 경매 시장 최고가 작품에 올랐다. 이어 6월 28일 진행된 K옥션의 상반기 마지막 경매에서 1972년 작 ‘무제 27-VII-72 #228’가 54억 원에 낙찰돼 다시 한 번 국내 최고가 작품 기록을 경신했다. 이로써 미술품 경매시장 역대 최고 낙찰가 1~4위에 모두 김환기 작품이 올랐다. 미술 전문가들은 김환기를 1위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미술사적 의의’ ‘대중적 인지도’ ‘기법의 독창성’ 등을 들었다.


박서보는 한국 미술의 세계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작가의 쉼 없는 반복적 행위를 통해 탄생된 ‘묘법’ 연작은 국내를 넘어 세계 미술 시장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K옥션의 지난해 홍콩 경매에 출품된 박서보의 묘법 시리즈 5점은 모두 낙찰되기도 했다. 정연심 홍대 미대 교수는 “박서보는 특유의 묘법으로 한국적 추상의 정체성을 마련했다”고 평했다.


요새 위작 논란에 휩싸인 이우환이지만 한국 추상미술 대표 작가 계보에서는 빼놓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미술 전문가들은 이우환에 대해 “모노하, 동양적 추상을 세계화시킨 작가로, 1980년대 추상미술 흐름의 방향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새로운 미술 담론을 주도했다는 응답도 있었다.


뒤를 이어 실험적인 추상미술을 시도했다는 평을 받으며 유영국이 4위에 올랐다. 올해 하반기에는 유영국 탄생 100주년을 맞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대대적인 전시가 열릴 예정이기도 하다. 5위에 오른 하종현은 배압법이라는 특유의 화풍을 이루고, 단색화의 방법과 양식의 전범을 구축한 최대의 작가라고 평가 받았다.


1970년대 한국 추상미술 주도한 톱3 여전히 건재


▲박서보와 관련된 자료가 전시된 진열장. 박서보는 쉼 없는 반복적 행위를 통해 탄생된 ‘묘법’ 연작은 국내를 넘어 세계 미술 시장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사진=김금영 기자)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 추상미술의 흐름이 아직 1970년대를 주도한 거장들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게 나타난다. 작고한 김환기(1913~1974), 유영국(1916~2002)을 비롯해 박서보(1931~), 이우환(1936~), 하종현(1935~)까지 모두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국 추상미술 대표 작가 리스트에 빠지지 않고 꼽히고 있다. 추상미술의 흐름을 이어가려는 젊은 미술가들의 움직임이 아직 크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한편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한국 추상미술 대표 전시’와 ‘한국 추상미술에 기여한 인물’, 그리고 ‘사건과 이슈’와 관련한 설문 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한국 추상미술 대표 전시는 ‘한국 5인의 작가 다섯가지의 흰색전(1975, 일본 동경화랑), 한국의 단색화전(2012, 국립현대미술관), 1회 현대미술과협회전(1957, 미공보원)이 차례로 1위부터 3위를 차지했으며, 1회 벽동인전(1960, 덕수궁의 정동 골목길 담벽)와 1회 에꼴 드 서울(1975, 국립현대미술관)이 공동 4위에 올랐다.


한국 추상미술에 기여한 인물로는 이일(미술평론가)이 1위에 올랐고, 공동 2위에 박명자(갤러리현대 대표)와 윤진섭(미술평론가), 그리고 오광수(미술평론가), 이우환(작가), 방근택(미술평론가)가 뒤를 이었다.


▲최근 위작 논란에 휘말린 이우환도 한국 추상미술 대표 작가 2위에 올랐다. 관련 아카이브가 이번 전시에 공개된다.(사진=김금영 기자)

사건과 이슈 목록도 눈길을 끈다. 1위로는 ‘단색화 시장 팽창에 관한 국내외 관심 고조’가 꼽혔다. 이와 관련, 미술 전문가들은 “단색화 이론의 체계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공동 2위엔 ‘한국 5인의 작가 다섯가지의 흰색전’과 ‘1회 벽동인전, 1회 60년미술가협회’전이 올랐다. 선정 이유에 대해서는 각각 모노크롬 추상화의 발단, 국전의 권위에 도전한 청년작가들의 본격적인 추상미술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공동 4위는 전기 현대미술 이론 구축에 기여한 ‘에꼴 드 서울’, 시대를 담은 새로운 미술양식을 확립한 ‘앵포르멜 미술의 형성과 1회 현대미술과협회전’, 민간 주도 전시 ‘조선일보 현대작가초대전’이 올랐다. 가장 최근 이슈인 이우환 위작 시비도 4위에 함께 올랐다. 이우환의 위작을 제작한 자를 검찰이 구속, 수감하면서 그동안 조직적인 제작 및 유포에 관한 소문의 진실이 이번엔 밝혀질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미술 전문가들은 “다른 형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작 제작이 용이하고 콜럼버스의 달걀과도 같은 추상미술이 표적이 되고 있다. 제2, 제3의 유사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건강한 유통 시스템 확립 및 작품의 진위 감정, 판별에 대한 체계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추상미술 전시 및 관련 강연도 함께 열려


▲한국 추상미술 관련 단행본, 도록, 팸플릿, 주요 전시 기사, 평론, 포스터, 사진, 작품 등이 '한국 추상미술의 역사'전에 전시된다.(사진=김금영 기자)

이 다양한 설문 조사 결과와 관련해 추상미술의 자료를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다양한 아카이브가 마련됐다. 김달진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한국의 추상미술이 본격적으로 태동하기 시작한 1957년부터 현재까지의 자료를 총망라하며 60년 동안 이어져 온 추상미술의 흐름을 살펴보도록 구성했다”고 밝혔다.


전시는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1층의 제1전시실에서 열린다. 일단 한국 추상미술 대표 작가로 선정된 6명의 작가와 관련된 아카이브를 진열장에 전시해 놓았다. 관련 책과 신문 기사 등을 보며 추상미술이 당시엔 어떻게 평가 받았고, 어떻게 흘러왔는지 살펴볼 수 있다. 이밖에 추상미술 관련 단행본, 도록, 팸플릿, 주요 전시 기사, 펑론, 포스터, 사진, 작품 등 각종 실물자료를 조사한 아카이브도 진열한다. 또한 당대의 사건과 이슈 및 추상미술 연표를 전시해 관련 연구자와 미술에 관심 있는 일반인에게 한국 추상미술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전시 자료와 연구 성과물은 단행본으로도 발간했다. 미술전문가 4명이 짚은 추상미술의 역사와 미술평론가 20명의 설문조사, 전시 자료, 사건과 이슈, 연표 및 참고문헌을 수록한 단행본 ‘한국 추상미술의 역사’(342쪽, 비매품)를 전시에 맞춰 함께 발간했다.


▲한국 추상미술 대표 작가 1위에 꼽힌 김환기 미술전 포스터.(사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한국근현대 추상미술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한 전시 연계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성인 대상으로는 7~9월 매주 마지막주 수요일인 문화가 있는 날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지하의 제2전시실에서 강연을 연다. 1강은 서성록 미술평론가의 ‘한국 추상미술의 전개’(7월 27일), 2강은 윤진섭 미술평론가의 ‘단색화의 태동과 전개’(8월 31일), 3강은 김성호 미술평론가의 ‘추상미술 작가와 작품세계’(9월 28일)로 구성된다.


여름방학을 맞이한 초등학생을 위해서는 가족 체험 프로그램 ‘마음을 담은 그림, 추상’을 연다. 7월 7~28일 매주 화, 수, 목 오후 2~4시 진행한다. 현재 추상미술 작업을 활발히 진행 중인 김정은, 이보람 작가가 강의를 맡아 추상미술에 대한 접근을 돕는다.


김달진 관장은 “지난해 전시 공간의 역사에 관한 전시를 준비하면서 추상화, 단색화에 대한 관심을 체감했다. 설문 및 자료 조사를 약 1년 넘게 준비했고, 그것을 선보이는 게 이번 전시”라며 “추상미술이라 하면 어렵다고 편견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전시를 통해 보다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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