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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정의 요즘 미술 읽기 - 미술가 만나기] 클릭하고, 눈맞추고, 방안에서 만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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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97호 이문정(미술평론가, 이화여대/중앙대 겸임교수)⁄ 2016.08.22 09:24:35

(CNB저널 = 이문정(미술평론가, 이화여대/중앙대 겸임교수))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관객들이 미술가(작가)를 만날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전시장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다. 예술가의 역할, 예술가와 관객의 관계가 아무리 바뀌었다고 해도 작품은 작가의 생각과 정체성, 성향, 고민, 세계를 바라보는 태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통로이자 작가와 관객을 연결시켜주는 중요한 고리이다. 많은 사람들이 작품을 감상하며 그것을 완성해낸 작가를 생각하고, 작가의 내면을 이해하고 공감하고자 노력하며, 그 혹은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 하기도 한다. 자신만의 확고한 가치관이 담긴 예술을 만들어내는 예술가는 신비롭고 특별한 존재로 여겨지기도 한다. 특히 작품이 매우 마음에 들 때, 정반대로 작품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을 때에는 작가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강해진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작가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을까? 만약 한 작가의 예술 세계를 더 자세히 잘 알아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다면 당신을 어떻게 하겠는가? 전시장 벽의 안내문, 오디오 가이드, 도슨트(docent)의 안내 외에 다른 방법은 없을까? 

가장 먼저 추천할 방법은 전시 도록이나 리플렛에 실린 작가 노트나 평론을 읽어보는 것이다. 작가 노트는 말 그대로 작가 본인이 자신의 작업에 담은 메시지, 영감의 원천, 작업 과정과 결과물에 대한 생각들을 적은 것이다. 평론은 전시를 기획안 기관이나 큐레이터, 또는 작가가 평론가에게 의뢰한 글로서 해당 전시를 위한 맞춤형 분석글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작가를 이해할 수 있는 확실한 지름길을 제공한다. 

▲작가와 전시회를 ‘넓고 깊게’ 취재해 보도하고, 미술계에서 이뤄지는 SNS 활동을 중계하는 다아트 사이트(AAArt.co.kr)의 홈페이지 화면.

인터넷에서 작가의 이름을 검색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모든 작가의 정보가 다 검색되는 것은 아니며 정확성이 떨어질 때도 있지만 관련 기사, 인터뷰 동영상 등 다양한 정보들을 손쉽게 얻을 수 있다. 미술 정보를 제공하는 전문 사이트에 들어가는 것도 유용하다. 김달진미술연구소, 네오룩, 다아트 등의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면 전시 안내, 미술계 소식, 평론, 미술(문화예술) 관련 기사들을 골라 볼 수 있다. 검색하던 작가의 개인 홈페이지가 있다면 행운이다. 지금까지 언급했던 자료들과 작품 이미지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겁내지 말고 물어보세요. 작가는 좋아합니다

작가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을 한다면, 홈페이지에 메일 주소가 공개되어 있다면 용기를 내어 작가와의 대화를 시도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과연 나의 질문에 대답을 해줄까? 이상한 질문을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을까?’라는 걱정은 잠시 접어둬도 된다.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에 관한 것이라면 언제든지 이야기를 나눌 준비가 되어 있다. 누군가와  – 낯선 사람이라 할지라도 - 작업에 관해 대화하는 것에도 익숙하다. 또한 칼럼에서 늘 강조하고 있듯이 오늘날의 미술은 한 두 개의 명확한 정답으로는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작가들 스스로도 자신의 작품이 평면적으로 읽히길 원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작가들은 대화와 소통에 적극적이다. 

그렇다면 조금 더 욕심을 내어 작가와 얼굴을 마주하고 작가의 육성으로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는 없을까? 왜 없겠는가. 당연히 방법은 있다. 조금만 부지런해지면 가능한 일이다.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전시를 기념하여 주최하는 ‘작가와의 대화’에 참석하는 것은 가장 확실한 길이다. ‘작가와의 대화’는 작가가 작업의 핵심적인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줄 뿐만 아니라 관객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질의응답 시간도 갖기 때문에 강의를 듣는 것처럼 체계적이면서도 효과적이다. 또 다른 방법은 전시 오프닝에 참석하는 것이다. 이 경우, 작가와 개인적 친분이 없는데 어떻게 갈 수 있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초대 손님을 제한한다고 명시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오프닝에는 누구나 갈 수 있다. 오프닝은 말 그대로 전시의 시작을 축하하고, 전시를 준비하느라 고생한 작가와 기관의 관계자들의 노고를 격려하며, 전시된 작품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오히려 즐겁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작가와 함께 일을 한 관계자들에게 작품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난지창작스튜디오의 상반기 오픈스튜디오 중 10기 성유삼 작가의 작업공간. 이런 기회에 작가의 작업 현장을 찾아 작가-작품에 대한 친밀도를 높일 수 있다. 사진 = 난지창작스튜디오

만약 작가의 작업 과정을 알고 싶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작가의 작업실은 개인적 공간이므로 아무나 들어가지 못한다. 누구든 개인의 거주지나 사무실에 허락 없이 들어갈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방법은 있다. 바로 레지던시(residency) 프로그램(창작스튜디오)의 ‘오픈 스튜디오(open studio)’이다. 

가을이 오면 더욱 다양해지는 ‘접선’ 방법들 

주로 미술관이나 문화재단 등에서 운영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예술가들에게 작업 공간을 제공하고 작가들 사이의 교류, 국내외 미술계의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립현대미술관의 창동 창작 스튜디오와 고양 창작 스튜디오, 서울시립미술관의 난지 미술 창작 스튜디오, 영은 미술관의 창작 스튜디오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대중과의 소통은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주요 목적 중 하나이기 때문에 정해진 기간 동안 작가들은 스튜디오를 개방하고, 방문객들을 위한 세미나, 공연, 기획 전시 등 다양한 행사들도 함께 진행된다. 이때 작가들은 평소 작업하던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하고, 전시장처럼 작업실을 꾸며놓기도 한다.  

가을이 되면 미술계에서도 보다 다양한 전시와 행사들이 열릴 것이다. 그때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가 전시를 준비하는 것은 아닌지, 관객과 만나기 위해 채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 알아보자. 미술 관련 사이트들을 검색하고, 작가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자. 한 번 용기를 내어 작가와의 대화에 참가 신청을 하고 오픈 스튜디오를 방문해보자. 미술의 세계가 훨씬 더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미술은 언제나 우리 가까이 있다. 

(정리 =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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