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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 시리즈 ②]전기차 배터리 1등 누구?

"글로벌 포위" LG화학 vs "자금 대투하" 삼성S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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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07호 윤지원⁄ 2016.10.31 11:02:21

▲5일(현지시각)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열린 LG화학 폴란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 시삽장면. (사진=LG화학)


[시리즈 순서]

올해 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GM 볼트(Bolt) EV, 닛산 리프 2세대, 테슬라 모델3 등 2세대 전기자동차들이 속속 등장할 예정이다. 항속거리의 한계를 개선하고도 가격을 현실화한 이 2세대 모델들은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을 선도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산업의 주도권도 옮겨갈 것이다. 2세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낼 업체는 LG화학이다. 그리고 삼성 SDI가 지난해부터 더욱 공격적인 투자로 맹렬한 추격을 시작했다. 삼성이 전자산업에 뛰어든 이래 두 그룹은 50년 가까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 왔다. 이들이 자동차 산업에서, 그것도 세계 시장의 패권을 두고 맞붙을 조짐이다.

▲삼성SDI의 배터리가 장착되는 BMW i8. (사진=BMW그룹코리아 홈페이지)


Part 1 전통의 맞수 LG-삼성, 자동차 부품에서 다시 전면전

창업주끼리 사돈을 맺을 정도로 가깝던 LG(당시 금성)와 삼성은 이병철 전 삼성 회장이 전자산업 진출을 선언하면서부터 앙숙이 되었다. 금성전자와 삼성전자의 경쟁은 때로는 유치하고 때로는 치열했다. ‘기술의 상징’ 금성에 ‘첨단 기술의 상징’ 삼성이라고 맞받아치는 광고전은 애교. 두 회사 사장끼리 멱살까지 잡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두 회사는 서로 스파이를 심기도 하고, 정확한 용량을 비교한다며 냉장고를 눕혀 물을 채우거나, 발열이 심하다며 상대 휴대폰에 버터를 녹이는 등 노골적인 비교 광고도 서슴지 않았다.

두 맞수는 때론 담합도 했지만 백색가전, 컴퓨터,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 거의 모든 전자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이어 왔고, 이를 통해 발전을 거듭했다. 그리고 세계 전자기기 업계를 호령하던 일본마저 뛰어 넘었다. 특히 삼성전자는 현재 반도체 메모리 부문에서 부동의 글로벌 1위 업체이며, 갤럭시 노트7 발화 문제가 터지기 전에는 애플과 함께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압도적으로 장악할 정도로 성장했다.

맞수의 격차는 스마트폰에서 크게 벌어졌다. 피쳐폰 시절만 해도 LG와 삼성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시기, LG는 초반 브랜드 마케팅에 공을 들였고, 삼성은 애플을 따라잡기 위해 공격적인 R&D 투자에 목을 맸다. 삼성 특유의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은 애플 베끼기에 급급한 카피캣(모방범죄자)이라며 비난 받기도 했지만, 갤럭시의 시장 점유율은 수직상승했다. 일단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면 공격적인 생산과 마케팅으로 후발 주자들이 추격할 엄두도 내지 못하게 만드는 삼성의 전략은 오랜 라이벌 LG마저 무너뜨렸다.

이번주 LG전자와 삼성전자는 나란히 2016년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LG전자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한 13조 2243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은 갤럭시 노트7 사태를 겪으며 전년 동기 대비 7.5%나 하락했는데도 약 47조 8200억 원이나 됐다. LG그룹과 삼성그룹의 약 50년에 걸친 ‘전자전(電子戰)’은 이처럼 삼성의 압승으로 굳어져가는 중이다.

▲닛산 리프 1세대의 배터리팩. (사진=Tennen-Gas, 출처=위키피디아)


첨단 자동차 전장부문 경쟁에서
LG, 장기적인 투자로 성과 목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했다고 분석되는 이때, LG와 삼성이 미래의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한 것은 첨단 자동차 분야다. 자율주행 자동차 및 커넥티드카 같은 스마트 자동차에 장착되는 전장부품 사업, 그리고 PHEV를 포함한 전기자동차 성능의 핵심인 배터리 사업에서 두 그룹은 다시금 전면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배터리도 마찬가지지만 전장부품 사업에도 LG가 먼저 발을 들였다. LG 구본무 회장은 스마트 자동차와 친환경 자동차 부품 산업이 미래성장 동력이라 보고 2000년대 후반부터 집중 육성에 나섰다.

LG CNS는 2004년에 자동차 설계 전문 자회사 V-ENS를 만들었고, LG화학은 2009년부터 GM에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후 2013년 LG전자가 V-ENS를 인수해 VC(자동차부품) 사업본부를 만들며 전장산업을 총괄하고 있다.

LG는 인력 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서 VC사업부 직원만 500여 명이 넘고, 경력직원을 수시로 채용하고 있다. 또 모바일사업부 인력을 VC사업부에 재배치하기도 했다. 올해에는 그간 전장사업용 R&D 기지로 활용된 인천 캠퍼스에 약 4000억 원을 투자해 전용 생산라인까지 갖추고 GM 볼트(Bolt) EV에 들어갈 모터와 인버터 등 11개 핵심 부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10년 정도 적극적으로 투자해 온 결과, 지난해 LG전자는 VC 부문에서 1조 8324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1조 2325억 원을 기록했다. 아직도 투자에 집중하고 있어 수익성은 높지 않지만, 고객사를 적극적으로 확보하는 데 노력하기 시작하면서 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16 GM 볼트(Bolt) EV. (사진=GM)


M&A로 지름길 택한 삼성 “쉽지 않네”

한편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작년부터 전장사업을 서둘렀다. 지난해 말 전장팀을 만든 삼성은 올 들어 차량용 반도체 개발 태스크포스(TF), 자동차용 반도체 전용 생산라인 등을 구축했다. 또 지난 7월에는 중국의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BYD)의 지분 2%를 약 5000억 원에 매수하며 전장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초기에는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향후 계열사간 협력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10년 이상 꾸준히 투자해온 LG를 지금의 삼성이 따라잡으려면 지름길이 필요하다. 지난 8월 삼성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자동차부품 계열사인 마그네티 마렐리의 일부 또는 전체를 인수합병(M&A)하기 위한 협상에 나섰다고 블룸버그 등 외신이 보도했다. 자체 개발에 매달릴 시간이 없으니 몸집부터 키우려는 판단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재용 부회장이 2012년부터 FCA 지주사인 엑소르의 사외이사로 활동하는 인연이 있어 협상은 올해 내 타결될 것으로 전망됐다.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FCA 대표이사도 삼성을 ‘잠재적 전략 파트너’라고 언급해 이 전망에 힘을 실었다.

그런데 삼성은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라는 초대형 암초를 만났다. 또 삼성의 인수 시도 소식이 알려진 것만으로 마그네티 마렐리의 주가가 상승했다. 애초 삼성이 마그네티 마렐리를 인수하는 데 들여야 할 비용은 30억 달러(약 3조 3900억 원)로 알려졌는데, 지금 그 돈은 갤럭시노트7 사태 해결에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초 외신 보도 시점부터 이 M&A 사안이 ‘루머’라고 일축하며 일체의 언급을 거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마그네티 마렐리와의 M&A 진행 현황을 묻는 CNB의 질문에 “애초에 사실로 인정한 적이 없는 일이니 할 말이 없다”는 입장만 반복해 강조했다.

▲5일(현지시각)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열린 LG화학 폴란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 구본무 LG 회장(오른쪽 두 번째), 마테우쉬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부총리(오른쪽 첫 번째) 등이 전시부스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LG화학)



Part2 “전기자동차 배터리는 우리가 1위” LG화학

전장사업이 이제 꽃봉오리가 보이기 시작하는 단계라면, LG화학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에서 풍부한 과실을 수확할 준비를 마쳤다.

LG화학이 10월 18일 발표한 올해 3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3분기 배터리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한 8789억 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중국 정부의 전기차 배터리 모범기준 4차 인증에서 탈락해 중국에서의 실적이 저하됐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늘어난 것이다.

LG화학은 작년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7천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1조 2천억 원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내년엔 올해 대비 30~6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30%는 중국 전기차 배터리 인증 이슈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의 전망이고, 5차 인증을 통과할 경우 60%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반영한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는 닛산 리프로, 테슬라 모델S와 판매량 1위를 두고 다투고 있다. 따라서 이 두 회사에 각각 독점적으로 배터리를 공급해 온 AESC와 파나소닉이 각종 점유율 순위의 1위를 차지해 온 것은 당연하다. 거기에 BYD가 중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 덕에 LG화학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이 판도는 2세대 전기차 시장이 열리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기존의 전기차 강자였던 닛산이 자회사나 다름없는 AESC 대신 LG화학을 택했고 GM의 볼트(Bolt) EV와 르노 조에(ZOE)도 LG화학 배터리를 장착한다.

▲2016 GM 볼트(Bolt) EV에 장착되는 LG화학의 배터리팩. (출처=GM)


관계자에 따르면 LG화학은 지금까지 29개 자동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으며 83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수주 금액이 총 36조 원에 이르는데 현재까지 발생한 매출은 아직 2조 원에 불과하다.

LG화학은 2000년대 중반부터 전기차 배터리 수주를 시작했고 2009년에 첫 양산을 시작했다. 이후 현재까지 양산으로 이어진 프로젝트가 40여 건. 그런데 올 4분기부터 내년 말까지 총 23개 프로젝트에서 수십 종의 차량이 양산될 예정이다.

LG화학은 "지난 10여 년간 양산된 차량의 절반이 넘는 신규 차종이 향후 1년 남짓한 기간 중에 쏟아질 것"이며 "2020년의 목표 매출 7조원을 달성해 글로벌 1위 배터리 생산업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량 생산 능력 갖춘 유일 업체
전 세계 전기차 프로젝트 싹쓸이

LG화학은 지난 5일,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4천억을 투자해 공장을 짓기 시작했는데, 이는 유럽의 첫 대규모 자동차용 리튬 배터리 생산 기지다. 이로써 LG화학은 한국의 오창 - 미국 홀랜드 - 중국 난징 - 폴란드 브로츠와프로 이어지는 4각 생산체제를 갖췄다. 현재 가동 중인 3개 생산라인이 연간 18만 대(순수 전기차 기준)에 장착할 수 있는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췄는데, 이는 업계 최대 규모다. 여기에 브로츠와프가 더해지면 LG화학은 연간 28만 대 이상의 생산이 가능해진다.

현재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로 봤을 때 2019년 무렵에는 배터리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지는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테슬라도 연 50만 대 판매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파나소닉과 함께 5조 원을 투자한 ‘기가팩토리’라는 공장을 짓기 시작했고, 삼성 SDI 역시 중국 공장에 이어 헝가리에 공장을 짓기 시작하며 2020년에는 연 3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버거운 것은 이미 사실”이라며 “지금도 우리의 3개 공장은 24시간 풀가동 되고 있다”며 현재 마련된 4개 공장 외에도 생산라인을 늘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최고의 경쟁력인 대규모 생산 능력을 먼저 갖추고 있다는 여유가 엿보인다.

대규모 생산라인 구축은 늘어나는 수요를 맞출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 규모의 경제를 통해 배터리의 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LG화학은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인 미국, 중국, 유럽 현지에 공장을 모두 갖춘 유일한 업체가 되겠다는 계획이다. 유통 비용을 낮춤으로써 원가는 더욱 싸진다. 이 역시 LG화학만의 메리트다. 전기차 가격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곧 시장 경쟁력과 직결된다.

▲네비건트 리서치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경쟁력 평가 그래프. (사진=LG화학 홈페이지)


이처럼 LG화학은 최고 수준의 기술에 최대 규모의 생산력, 배터리 가격 경쟁력, 그리고 오랜 경험까지 갖추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네비건트 리서치는 지난해 12월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경쟁력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평가는 비전, 시장진출 전략, 생산 전략, 기술력, 판매력, 마케팅, 유통, 품질·신뢰도, 가격 등 12개 항목을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LG화학은 시장 점유율과 별개로 이 보고서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미 2013년 평가에서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LG화학이 자금력이 뛰어난 다른 회사들보다 먼저 이런 대규모 생산 체제를 시도할 수 있었던 것은 생산기술에 대한 자신감 덕분이다. LG화학 관계자는 “과거 한국 기업들의 추격형 사업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반 기술을 토대로 성장 잠재력이 큰 신사업 분야를 선정, 전기차, ESS 등에 사용되는 중대형 배터리 분야에 도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국내외 업체에 앞서 지속적으로 연구개발과 투자를 진행해 온 결과 중대형 배터리 양산 기술에 관한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다양한 전기차 모델별 항속거리 비교. 그래프=LG연구소


Part 3 “이번에도 공격적 투자로 따라잡겠다” 삼성 SDI

삼성SDI 역시 세계 2차 배터리(여러 번 재충전이 가능한 배터리) 부문의 최강자 중 하나다. 특히 소형전지 부문에서는 아주 최근 중국의 성장에 밀리기 전까지 부동의 1위를 수년 동안 유지해왔다.

지난 해 10월 30일 삼성그룹은 삼성 SDI 케미컬부문,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등 화학 3개사를 롯데케미칼에 매각, 2조 5454억 원의 재원을 확보했다. 이미 2014년 7월부터 진행해 온 그룹 재편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4조 원 이상. 이를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ESS 등 중대형 배터리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SDI는 특히 설비투자에 총 3조원을 투입하기로 하고 울산, 중국 시안, 헝가리에 3각 생산 체제를 갖추었다. 특히 헝가리 공장은 LG화학의 폴란드 공장보다 먼저 착공을 시작했을 정도로 행보를 서두르고 있다. 이로써 삼성SDI는 2020년까지 연간 30만 대 분량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여전히 LG화학의 규모에는 조금 모자라고 미국 현지 공장이 아직 없지만, 다른 업체들과의 생산력 경쟁에서는 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적극적 M&A 전략은 당연히 동반됐다. 캐나다의 세계적 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나(Magna) 사의 전기차용 배터리팩 사업부문을 인수, 2015년 5월 삼성SDI 배터리시스템스(SDIBS) 법인으로 공식 출범시켰다. 이로써 삼성SDI는 배터리셀-모듈-팩으로 이어지는 일관 사업 체제를 구축하게 되었다. 특히 SDIBS는 오스트리아에 위치해 있어, 새로 짓는 헝가리 공장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2016년 상반기까지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순위에서 삼성SDI는 LG화학에 이은 6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삼성SDI 역시 뛰어난 기술력과 늘어나는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네비건트 리서치의 경쟁력 평가 보고서에서 총점 3위를 차지했다. 2013년에는 5위로 평가되었으나 2계단 상승하는 저력을 보여준 것이다.

LG화학이 압도적인 수주 실적을 자랑하고 있지만, 삼성SDI도 만만치 않다. 삼성SDI는 현재 BMW의 i3와 i8 등에 배터리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또 피아트크라이슬러, 아우디, 폭스바겐, 포르쉐, 재규어랜드로버 등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공급 계약을 맺고 있어 2세대 전기차 시장에서의 약진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SDI의 배터리가 장착되는 BMW i3. (사진=BMW그룹코리아 홈페이지)


배터리 기술력에서 삼성SDI와 LG화학은 대등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LG화학의 독주체제가 완벽하진 않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현재 두 회사의 생산능력 격차는 확실히 크다. 선제적 투자로 생산 설비를 확보하고 주요 프로젝트 수주를 싹쓸이 한 LG화학을 금방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선도 기업의 과감한 선행투자와 규모를 앞세운 가격 경쟁력이 후발주자들에게 얼마나 높은 장벽이 되는지 삼성은 이미 잘 알고 있다.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바로 그런 전략으로 후발주자들을 주눅들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 반대의 경우, 즉 후발주자가 선행주자를 따라잡는 경우에 대해서도 삼성은 잘 알고 있다. 삼성 스스로가 그 어려운 것을 자꾸 해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의 전자제품 기업들은 일본의 기업들을 ‘넘을 수 없는 벽’으로 인식했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치열한 경쟁은 두 기업을 크게 성장시켰고, 결국 일본을 뛰어 넘게 만들었다. 삼성전자는 이미 일본을 멀리 따돌린 지 오래고, 세계 1위 브랜드인 애플과 대등하게 경쟁할 정도다.

삼성SDI 관계자는 현재 LG화학과의 경쟁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전기차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도 형성 단계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에 지금의 순위 다툼은 의미가 없다”며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시장의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우리에게 더 큰 의미”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의 규제가 강화되고 경쟁사들의 속도도 빨라지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 환경은 긍정적”이라며 “(삼성SDI 같은) 배터리 공급 업체들은 고객사를 확보하고 규모를 키워나가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꾸준히 제품을 수주 받고, 매출을 조금씩 늘여가면서 품질, 안전, 가격, 고밀도 에너지 등을 개발해 개선된 제품을 양산 하다보면 우리가 목표하는 위치에 도달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스기사]

전기차 항속거리·가격은 전부 배터리에 달렸다

배터리는 전기차의 항속거리와 가격을 결정하는 핵심 부품이다. 배터리 가격은 2010년 kWh당 1200달러에 달해 자동차 원가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배터리의 높은 원가 부담과 무게에 따른 에너지 효율 때문에 지금까지 전기차는 보통 20~30kWh 정도의 배터리 장착에 그쳤다. 이에 닛산 리프의 경우 약 4600만 원(보조금 적용 전)의 가격에 항속거리(한번 충전-주유로 계속 달릴 수 있는 거리)는 135km 정도다. 보통 내연기관 자동차의 항속거리에 비하면 1/3~ 1/4에 불과하다.

2012년에 출시된 테슬라 모델S는 과감하게 60kWh 배터리를 기본으로 탑재했다. 이 모델의 항속 거리는 미국 환경보호국(EPA)의 평가에서 약 335km로 확인됐고, 85kWh 모델은 약 426km를 주행할 수 있다. 대신 모델S의 가격은 가장 낮은 사양이라도 6만 6천 달러(약 7470만 원)를 훌쩍 넘는 고가다. 닛산 리프도 배터리 용량을 늘였다면 모델S 수준의 항속거리를 갖출 수 있었겠지만, 중량에 대한 부담은 둘째 치고 가격이 모델S 못지않게 비싸졌을 것이다.

테슬라의 차기작 모델3의 항속거리는 모델S보다 길지 않은 360km 정도에 그친다. 대신 가격은 모델S의 절반인 3만 5천 달러로 책정됐다. 모델3는 올해 4월 사전 예약 접수를 개시한 지 1주일 만에 32만 5천대를 주문받았다. 누적 판매량 1위인 닛산 리프가 6년 동안 23만대 가량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대단한 인기다.

▲테슬라 모델S 전륜구동방식 모터의 모습.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닛산의 2세대 리프, GM의 전기차 볼트(Bolt), 르노 조에(ZOE)의 새로운 버전 등이 기존보다 두 배 가량 길어진 320~400km의 항속거리를 확보하고도, 보조금 혜택을 받으면 3만 달러 대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2세대 전기차가 더 저렴한 가격으로 긴 항속거리를 갖출 수 있게 된 것은 배터리의 원가 하락과 기술 발달의 결과다. 2014년 배터리 가격은 kWh 당 380달러까지 하락해 자동차 가격에서의 원가 비중이 1/3로 줄어들었다. 그동안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가 개발됐고, 배터리 셀과 모듈 및 배터리팩의 무게, 냉각 방식 등을 개선해 에너지 효율을 크게 높였다.

예를 들어 BMW의 전기차 i3는 원래 60Ah짜리 배터리 셀 96개를 탑재한 배터리 팩을 사용, 항속거리가 최대 160km였다. 그러나 연내 출시하기로 발표한 신형 i3의 배터리 팩은 에너지 밀도가 94Ah로 높아진 배터리 셀을 이용한다. 덕분에 항속거리는 300km까지 높아졌음에도 배터리 팩의 크기는 전과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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