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오가 권성운 작가의 개인전을 11월 16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명은 '작은나라 작은백성 시선의 주체'다. 현 시대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들이 간직한 상처를 돌아보자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 각 화면에는 누군지 모를 얼굴들이 존재한다. 웃고 있는지, 울고 있는지 표정도 모호하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사람이 끊임없이 존재한다는 것.
작가는 작업노트를 통해 "아무 것도 아닌 것을 그려왔다. 쓸모없이 버려지는 것들이지만, 그 사물의 기억과 파편에서 비롯된 소외와 환영을, 누락된 것들의 세상을 만들고 그렸다. 그 대부분은 사람들로부터 버려진 것들이었는데, 그곳으로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작업 과정을 밝혔다.
특히 작가가 집중하는 건 얼굴이다. 이 얼굴은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만난 얼굴들이다. 남편이 암이라고 기도를 부탁하는 919호 아주머니 얼굴, 오늘 회사를 그만뒀다는 1319호 아저씨 얼굴 등 상처를 담은 얼굴들이다. 각자의 상처를 안고 사람들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이 얼굴들이 바로 이 세상을 이루는 주인임을 작가는 드러낸다. 또 측은해서 손으로 가볍게 쓸어주고 싶은 그 얼굴, 하지만 아무 말도 해줄 수 없는 얼굴에 나름의 방식으로 위로를 전한다. 종이에 물감을 바르고, 으스러진 위를 쓰다듬듯이 바른다. 화면에 얼굴이 크게 나타나도록 부각하는 건 이 사람들의 존재를 더욱 느끼고, 그들이 느끼는 상처를 함께 느끼기 위함이다.
갤러리오 측은 "이 시대의 얼굴들에 집중하는 작가의 작업을 지켜봐주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