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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기 변호사의 법률이야기] 대법원, 위자료 산정기준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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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14호 고윤기 로펌고우 변호사/서울지방변호사회 사업이사⁄ 2016.12.19 10:03:11

(CNB저널 = 고윤기 로펌고우 변호사/서울지방변호사회 사업이사) 보통 사람들이 위자료(慰藉料)라는 말을 들으면, ‘이혼’을 먼저 떠올립니다. ‘이혼할 때 받는 돈 = 위자료’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입니다. 변호사들이 이혼 관련 상담을 할 때 가장 먼저 의뢰인에게 설명해야 하는 것이 이혼 소송에서 위자료와 재산분할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처음에 위자료 액수에 대해 설명을 드리면, “왜 이렇게 적어요?”라고 말하는 것이 대부분의 반응입니다. 그러다 위자료 외에 별개로 재산분할 청구가 진행된다는 점을 말씀드리면, 그제야 어느 정도 수긍을 합니다. 

불법행위에 의해서 발생하는 손해는 재산적인 손해와 정신적인 손해로 나눌 수 있는데 정신적인 손해에 대한 배상을 위자료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이혼 사건에서 위자료는 바람을 피운 배우자 등 이혼에 책임 있는 당사자가 상대방에게 지급해야 하는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입니다. 

하지만 우리 대법원은 위자료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타인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재산권이 침해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재산적 손해의 배상에 의하여 정신적 고통도 회복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재산적 손해의 배상만으로는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손해가 있다면 그 위자료를 인정할 수 있다”는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03. 7. 25. 2003다22912 판결). 그러다 보니 위자료가 주로 논의되는 영역은 이혼, 교통사고, 명예훼손이었습니다. 그래서 ‘위자료=이혼할 때 받는 돈’이라는 관념이 생긴 것입니다. 물론 이혼할 때 위자료와 재산분할의 개념을 구별하지 않고 혼용해서 사용하는 드라마의 공도 컸지요.

이 위자료의 액수는 결국 법원이 결정하기 때문에, 법원의 기준에 따라 정해집니다. 교통사고 사망 사건의 경우에도 유족들에게 지급하는 위자료의 액수의 상한이 1억 원에 불과했기 때문에, 이혼 시 위자료는 이보다 적은 5천만 원을 대략적인 상한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이나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 등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기업의 불법성이 심각한 경우에 위자료의 기준 금액을 늘리자는 논의가 계속되어 왔습니다. 피해의 정도나 규모가 심각한데도 입법이나 제도적 장치의 미비로 피해자들에게 실질적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대법원에서는 불법행위 중 ①교통사고, ②대형 재난사고, ③영리적 불법행위, ④명예훼손의 네 가지 유형에 대해 새로운 위자료 산정 기준을 발표했습니다. 이 네 가지 불법행위의 유형에 따라 적용대상 요건 및 기준금액을 다르게 정한다고 합니다. 

불법행위 유형별 위자료 산정기준

불법행위 유형별 산정기준 마련 배경을 살펴보면, 교통사고의 경우 가해자가 교통사고 후 도주하거나 가해자의 음주운전, 난폭운전 등의 중대한 과실로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피해자가 사망하거나 중대한 상해에 이른 경우, 교통법규 준수를 신뢰한 피해자와 유족의 정신적 고통이 매우 크고, 가해자에 대한 비난 가능성이 크며, 사고 발생에 대한 예방의 필요성도 크다는 점이 고려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사업자가 영리 추구 과정에서 불법행위로 소비자 및 일반인에 입힌 피해에 대해, 인간 생명과 신체의 존엄을 도외시했고, 재화와 용역의 안전성과 무해성 등에 관한 불신과 공포·불안을 야기한 점 등을 고려해 위자료 기준금액을 올렸다. 사진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가족을 잃은 유족의 모습. 사진 = 연합뉴스

화재, 붕괴, 폭발, 교통사고(항공 및 해상사고 포함) 등으로 인해 다수의 인명 피해 또는 이에 준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하는 대형 재난사고의 경우, 다수의 피해자에게 처참한 결과가 발생하고, 특히 사망의 경우 시신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시신 수습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정신적 고통이 가중되며, 그 영향이 사회적·경제적으로 중대하고 광범위할 뿐만 아니라 재발 가능성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 국가·사회적 신뢰 저하를 야기하는 경우가 많아 사고 발생에 대한 예방의 필요가 크다는 점이 고려되었습니다. 

영리적 불법행위의 경우, 사업자가 영리 추구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저질러 소비자 또는 일반인에게 피해를 입힌 경우, 사업자가 인간 생명과 신체의 존엄을 도외시하였고, 사회 일반에 생활필수품 등 재화와 용역의 인체에 대한 안전성과 무해성 등에 관한 불신과 공포·불안을 야기하였으며, 사업의 규모와 사회적·경제적 영향력에 상응하는 기본적인 윤리의식과 이에 대한 일반의 기대를 저버렸고, 이와 같은 불법행위의 예방과 억제의 필요성이 강하게 요청된다는 점이 고려되었습니다.

명예훼손으로 인해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침해되거나 피해자가 기존의 개인생활·사회생활·경제활동 등을 회복할 수 없게 되는 경우, 피해자는 사망이나 중대한 상해에 못지않게 매우 큰 정신적 고통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되었습니다. 

기존 세 배까지 기준금액 늘어나

대법원의 구체적인 위자료 권고안은 표와 같습니다. 

네 가지 유형의 불법행위 모두, 일반 증액사유 또는 일반 감액사유가 존재할 경우, 50% 범위에서 증액 또는 감액 조정하여 구체적인 위자료 액수를 산정합니다. 예를 들어 요컨대, 특별 가중사유의 존재 및 일반 증액사유를 고려하여 ① 교통사고의 경우 3억 원 ② 대형재난사고의 경우 6억 원 ③ 영리적 불법행위의 경우 9억 원까지 위자료로 인정이 가능합니다. 

위의 기준은 재판을 위한 권고안입니다. 피해들이 청구만 하면 위의 금액이 전부 인정된다는 것이 아니라, 위 금액을 기준으로 해서 구체적인 금액을 결정한다는 뜻입니다. 위자료의 상한이 늘어났다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2017년부터는 위의 기준에 해당하는 판결이 나오기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리 =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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