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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서울모터쇼 국제컨퍼런스] 맹인이 눈물 흘리며 운전한 차…“지상 최고의 미소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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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30호 윤지원⁄ 2017.04.10 10:38:53

▲2017년 서울모터쇼가 ‘미래를 그리다, 현재를 즐기다’라는 모토로 2017년 3월 31일부터 4월 9일까지 킨텍스(KINTEX)에서 열렸다. (사진 = 연합뉴스)


2017 서울모터쇼 조직위원회는 4월 4일 킨텍스(KINTEX)에서 ‘자동차의 미래를 여는 혁신과 열정’을 주제로 업계 관계자들과 학생 1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7 서울모터쇼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국내외 자동차 산업의 분야별 전문가 6명이 발표자로 나서 미래 자동차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자율주행 기술과 지속가능성, 자동차 디자인, 기술 혁신과 예술의 관계, 인간을 위한 이동성 등에 관해 강연했다.


▲데니스 홍 UCLA 기계공학과 교수가 직접 개발한 시각장애인용 자동차 앞에서 이 자동차를 직접 성공적으로 운전한 시각장애인 마크 리코보노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 Blind Driver Challenge 블로그)


① 맹인의 ‘지상 최고로 밝은 눈물’

6명의 연사들 중 다섯 번째로 강연을 한 사람은 세계적인 로봇 공학자인 데니스 홍 UCLA 기계공학과 교수였다. 홍 교수는 파퓰러사이언스 지에서 세계 10대 천재로 선정한 로봇공학자이며, 로봇연구의 메카로 각광받는 로봇연구소 ‘로멜라(RoMeLa)’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그는 세계 최초로 시각장애인이 직접 운전을 할 수 있는 자동차를 비롯해 재난 구조 전문 로봇 ‘토르’ 등, 인간을 위한 따뜻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데니스 홍 교수는 ‘인류를 위한 이동성(Mobility for Humanity)’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홍 교수는 시종일관 밝고 높은 톤의 목소리로 유쾌하게 강연을 진행했고, 감동적인 사연을 소개하면서는 눈물을 보이기도 하는 등 열정적인 모습으로 큰 박수를 받았다.

강연 내용도 열정과 도전에 관한 이야기가 중심이었다. 그는 과학자로서 미래 모빌리티를 만들어 나가는 데 자신의 열정과 도전이 어떻게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 얘기했다. 특히 시각 장애인용 자동차 개발에 관한 이야기가 청중에게서 큰 공감대를 이끌었다.

2007년 홍 교수는 무인자동차 개발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었다. 그는 ‘시각장애인 운전 대회’라는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이 개발한 무인자동차라면 쉽게 좋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참가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첫 미팅 때 알게 된 사실이 그의 편견을 깨고, 삶의 전환점이 되었다. 이 대회는 자동차가 시각 장애인을 태우고 돌아다니는 대회가 아니라 시각장애인이 직접 운전을 하는 대회였던 것이다. 그리고 참가자는 홍 교수 혼자였다.

홍 교수 본인도 난감했고, 주변에서도 대회 참여를 말렸다. 앞을 못 보는 사람들이 운전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상식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불가능’이라는 말에 그는 도전해보기로 마음을 굳혔다. 시각장애인의 운전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그는 안대를 한 채로 돌아다녀보기도 하고, 시각장애인 협회에 찾아가 2박 3일간 그들과 생활해보기도 했다.

홍 교수는 “그때 저는 시각 장애인이 우리와 똑같다는 진리를 깨달았다”며 “똑같이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날 이후 많은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약간의 기부금과 값싼 장비들을 구해 테스트용 시각장애인 자동차를 만들었다. 자동차에 달린 여러 개의 센서가 눈의 역할을 대신해 도로 상황을 분석·판단한 후 특수 장갑에 설치된 촉각 자극을 통해 시각장애인 운전자에게 핸들을 틀어야 하는 방향과 타이밍,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타이밍 등을 지시하는 원리로 작동했다.

볼티모어의 밝은 태양 아래에서 시각장애인을 초청해 테스트를 진행하는 동안 그는 자동차가 제대로 주행하고 있는지를 모니터하기 위해 컴퓨터 화면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테스트 주행이 무사히 끝난 뒤 고개를 든 홍 교수는 처음으로 자동차를 직접 운전해 본 시각장애인이 환희의 미소를 만면에 띠고 있는 것을 보았다. 홍 교수는 “태어나서 이렇게 행복한 미소를 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 시각장애인이 데니스 홍 교수가 개발한 시각장애인용 테스트 차량을 운전하고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 = Blind Driver Challenge 블로그)


“나중에 나도 운전 할래요”

이후 그는 더욱 연구에 몰두했고, 시각장애인용 자동차는 완성도를 높여갔다. 2011년 1월 29일(현지 시각) 데이토나 자동차 경기장에서 열린 ‘롤렉스 24’ 대회의 개막행사에서 홍 교수의 시각장애인용 차량의 주행 시범이 진행됐다. 홍 교수는 이때의 행사 영상을 공개했다.

당시 마크 리코보노라는 선천적 시각 장애인은 해당 차량을 직접 몰고 데이토나의 1.5마일 코스를 주행했다. 주행 과정에는 커브도 여러 번 등장하고, 다양한 장애물이 갑자기 나타나기도 했다. 마크는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통과했고, 앞서가던 차를 추월하기도 했다. 주행을 완주하자 모든 관중이 박수를 쳤고, 마크는 차에서 내려 눈물을 흘리며 홍 교수와 기쁨을 나눴다.

영상이 끝난 뒤 홍 교수는 당시의 감격이 떠올라 눈물을 흘렸다. 그는 “이때 전 저의 꿈을 이뤘다. 대회가 끝나고 호텔로 돌아와 굉장히 많이 울었다”며 “슬픔이 아닌 감격의 눈물이었다”고 당시의 소감을 전했다.

홍 교수는 다시 한 장의 사진을 보여줬다. 한 소년이 홍 교수의 연구소 앞에 주차된 시각장애인 차를 만지고 있는 사진이었다. 소년은 시각장애인이다. 소년은 시각장애인이 운전할 수 있는 차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부모님을 졸라 네 시간 반 거리를 달려와 이 차를 구경하는 중이었다는 얘기를 홍 교수는 나중에 들었다고 말했다.

▲한 시각장애인 소년이 데니스 홍 교수가 개발한 시각장애인용 차량을 만져보고 있다. (사진 = Blind Driver Challenge 블로그)


그는 “지금 이 소년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 차가 나중에 나에게 어떤 부와 명예를 가져다 줄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까? 아마도 커서 이 차를 운전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소에서 개발을 해 왔다. 그러나 개발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머리로만 알았을 뿐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다”며 “이날 저는 정말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가슴으로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이 사진을 크게 인화해 집과 연구소에 걸어놓고, 매일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이 일을 왜 하는지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의 본질은 이동을 위한 수단이며, 결국 인간을 위한 것이 자동차”라고 말하며 강연의 주제를 담은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You drive a car and what drives you?” 우리는 자동차를 움직이게 한다. 그러면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힘은 무엇인가? 무엇이 당신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가? 바로 그것이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일 것이다.

▲1970년대에 2000년의 미래 모습을 상상한 그림. 작자 및 시대 미상. (사진 = Austin Community College 홈페이지)


② “개인용 자율주행차는 2030년 이후”

이날 컨퍼런스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강연자는 전(前) 스탠포드 자동차 연구센터장(CARS)이자 스탠포드 경영대학원 교수인 스벤 A. 베이커(Sven A. Beiker) 교수였다.

그는 ‘이동성의 미래: 신기술, 친환경 자동차’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베이커 교수는 이날 자율주행, 네트워크 연결, 전장화, 공유경제 등 신기술 및 친환경 자동차 기술을 기반으로 미래 자동차의 발전 트렌드를 알아보고, 이러한 트렌드의 도래 시기와 그에 따른 삶의 변화를 예측해봤다. 그는 “자동차산업은 지난 50년간 겪었던 것보다 더 많은 변화를 앞으로 5~10년 사이에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자동차가 ▲자율주행 ▲커넥티드 ▲전기차 ▲차량공유 등의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그 이유, 시기, 방법에 대한 의견은 다양하다고 말했다. 베이켜 교수는 이 네 가지 방향의 동인, 발전 상황, 영향을 중심으로 자동차 산업 전반의 변화에 대해 살펴봤다.

베이커 교수는 먼저 한 장의 그림을 소개했다. 1970년대 이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작자 미상의 이 그림은 2000년도의 미래 모습에 대한 상상이 담겨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그림에서 도로를 달리고 있는 승용차가 자율주행차라는 점이다.

2017년인 현재 이 그림과 같은 완벽한 자율주행 기술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베이커 교수는 자율주행차 시대에 대한 명확한 전망은 어렵지만 각광받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2020년부터 부분자율주행이 상용화되고, 2025년에는 화물차, 버스, 법인 택시, 카쉐어링 서비스 등에서 본격 도입될 것”이라면서 “개인 차량에서도 완전한 자율주행을 경험하는 것은 2030년보다 훨씬 먼 미래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커넥티드 카에 관해서는 통신망과 관련된 추가비용이 커넥티드 카에서 상용화되는 기능을 최소한으로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컨설팅 회사 매킨지의 2015년 조사 결과, 커넥티드 카가 나오면 지금의 차를 바꾸겠다는 사람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들 중 관련 서비스에 드는 추가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대답한 사람은 32%에 지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개인정보 보안 문제도 커넥티드 카 상용화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친환경차와 관련해서는 “지금은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차 등이 소규모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나 2020년 이후부터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 등이 본격적으로 영역을 넓혀나갈 것”이라며 “2030년 이후부터는 이런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를 제치고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배터리 가격이 떨어지고 있어 전기차 대중화에 도움이 되긴 하지만, 사용자 편의성을 강화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미래 친환경차 시장에서는 수소차가 주류를 형성하고 하이브리드와 순수전기차가 보완하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끝으로 베이커 교수는 공유경제와 자동차 산업의 관계에 대해서도 전망했다. 그는 “카쉐어링이나 라이드쉐어링 등 공유경제가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주류로 자리 잡지 못했다”며 “그래도 차량은 여전히 팔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지금의 택시는 결국 우버(Uber)와 리프트(Lyft) 같은 신규 공유 사업에 의해 잠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적인 이유로 운전면허 취득자가 감소하는 추세가 있다. 이처럼 여러 가지 이유로 차량 공유 서비스를 더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벤 A. 베이커(Sven A. Beiker) 전(前) 스탠포드 자동차 연구센터장(CARS). (사진 = 윤지원)


새로운 자동차 패러다임

스벤 베이커 교수의 기조 강연이 끝난 뒤에는 ‘베너블(Venable) LLP’의 선임 고문이자 전(前)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 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 정책 및 전략 기획 이사인 챈 D. 리우(Chan D. Lieu) 고문이 강연을 이어갔다.

리우 이사는 ‘새로운 자동차 패러다임 시대’라는 주제로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의 자동차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 새로운 자동차 패러다임의 시대를 소개했다.

리우 이사는 자율주행차가 보급되면 교통사고 발생률은 0%로 수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5년 미국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3만 5092명에 달했고, 교통사고 94%가 운전자 과실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도 매년 교통사고로 125만 명이 사망하고, 사회적 비용도 약 1조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차량 간 통신(V2V), 차량과 인프라 간 통신(V2I) 등 차량통신 기술과 자율주행기술이 고도화 될 필요가 있다. 특히 운전자가 주행을 전혀 제어하지 않는 레벨 4~5 수준이 되면 교통사고가 획기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리우 이사는 “2022년이면 자동차 업체들이 고도 자율주행차 개발을 완려하고, 정부들은 관련 정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은 차 안에서 남는 시간을 어떻게 하면 잘 보낼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율주행 기술은 카쉐어링 서비스와 결합하여 보급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조사에 따르면 현재 카쉐어링 서비스 이용자는 세계적으로 580만 명이며, 산업 가치는 약 6억 5천만 유로(약 7763억 원)에 이른다.

리우 이사는 “2027년이면 자율주행차 카쉐어링 비용이 자가용 승용차 운행비용보다 싸질 것”이라며 “이처럼 자율주행차-전기차-카쉐어링 서비스의 선순환 관계가 구축되면 향후 모빌리티의 패러다임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대형 현대자동차 아트디렉터. (사진 = 윤지원)


③ 이대형 “예술 즐겨야 노벨상 받는다”

이어 연단에 오른 이대형 현대자동차 아트디렉터는 ‘21세기, 예술은 왜 중요한가’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통계와 그래프를 바탕으로 명확한 개념을 설명하던 앞선 강연자들과 달리 추상적이고 심오할 수 있는 주제였지만, 이 디렉터는 열정적인 자세로 ‘희망’을 전하고자 했고, 강연이 끝난 후엔 가장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사를 받기도 했다.

이 디렉터는 기술 혁신과 예술의 관계, 예술의 시대적 가치와 역할을 역설했다. 그는 1901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야코뷔스 반트호프 박사를 예로 들었다.

반트호프 박사는 노벨상 수상 비결을 묻는 질문에 “난 예술 작품을 감상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후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들에 대해 조사해 보니, 예술을 취미로 즐기는 수상자가 무려 93%나 되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디렉터는 예술이 과학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력의 실체는 ‘메타포’라고 설명했다. 현실의 어떤 것을 대체할 만한 메타포를 찾는 예술적 과정이 과학자들에게도 혁신의 영감을 준다.

또한, 그는 “브랜드는 100년을 가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예술은 천 년을 간다”며 “예술은 인류의 감성, 지식의 총합이고, 우린 예술을 통해 생각을 바꾸게 된다”며 후손을 위한 미래를 만들려면 기술에도 예술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청중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사람들이 하루 5분 이상 창밖을 내다보는 대신 하루 5시간 이상 컴퓨터의 ‘윈도우즈’를 통해 세상을 보고 있지 않은지 질문했다. 이어 “우리가 바라보는 것들이 우리 자신을 만들게 되는 것인데, 이런 테크놀로지가 축복일까 재앙일까?”라고 질문했다. 그는 “우리는 나만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하는 데는 소홀하고, 옆 사람에게 내 생각을 맞춰가고 있다”며 새로운 것, 다른 것으로 나아가는 혁신을 시도하는 용기가 부족하지 않은지 생각해보게 했다.

이 디렉터는 현재 2017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예술감독으로 일하고 있는데, 이번에 선정한 작품 중 하나를 소개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테크놀로지의 바탕은 ‘휴머니즘’임을 강조했다.

해당 작품은 수많은 시계를 벽에 걸어 둔 설치 미술이다. 그 시계들은 모두 시간이 틀리고 속도도 다르다. 그리고 각 시계에는 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이는 작가가 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한 결과를 반영한 작품이다.

그가 사람들에게 던진 단 하나의 질문은 “내일 아침 가족들과 함께 먹을 한 끼 식사값을 벌기 위해 당신은 몇 시간을 일해야합니까?”였다. 한 끼 밥상 값은 고소득층이라면 단 몇 분 만에 벌 수 있는 돈이겠지만, 저임금 노동자들은 몇 시간을 일해도 빠듯할 수 있다. 또한, 오지의 극빈층들은 이틀을 꼬박 일해 겨우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이니 공평한 것이라고 여기게 되지만, 이처럼 먹고사는 문제를 기준으로 노동 시간을 상대적으로 따져보면 매우 불공평하다는 것이 역설적으로 드러난다.

작가는 이를 작품으로 표현하기 위해 카이스트 과학자들의 도움을 받았고, 조사 대상 각각에 맞는 상대적인 시계의 속도를 계산하고, 이를 정확히 적용한 시계들을 만든 것이다. 작가는 예술을 위해 과학의 힘을 빌려 일부러 부정확한 시계들을 만든 것이다.

이 디렉터는 이 작품을 소개하면서 “우리는 똑같이 태어났지만 우리를 컨트롤하는 시간 개념을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며, “이 예술작품은 이러한 개념을 극단적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혁신은 이처럼 부정확한 시계를 일부러 만들 수 있는 에너지와 용기를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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