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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코리아 긴 겨울…사상최고 과징금부터 딜러 금융사기까지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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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77호 윤지원⁄ 2018.03.02 14:29:23

BMW 드라이브센터. 사진은 본문 특정 사실과 무관함. (사진 = BMW코리아)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린 BMW코리아에 올겨울 악재가 끊이질 않는다. 11월에는 배출가스 시험성적서 조작 등의 불법 행위에 대해 정부로부터 60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고, 1월엔 독일 본사가 배출가스 유해물질과 관련한 인체실험에 관여한 적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비난을 받았다. 최근엔 한 딜러의 퇴사 이후 그의 편법 영업에 따른 피해자가 속출하며 딜러와 딜러사 간에 책임 회피 공방이 진행 중이다. 업계에선 딜러사에 대한 수입사의 실적 압박 같은 수입차 업계의 오랜 불합리한 관행과 더불어 오만함에서 비롯된 모럴해저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역대급’ 과징금 철퇴에 신뢰도 타격

 

지난해 11월 9일, 다수의 매체에 따르면 환경부는 BMW, 벤츠, 포르쉐 등 대형 수입차 3곳에 대해 행정처분과 함께 총 703억 원의 과징금을 통지했다. 배출가스 시험성적서 위·변조, 인증되지 않은 부품 판매 등 수입차 환경 인증 부분에서의 불법 행위가 적발된 것에 따른 조치였다.

 

그중 8만 대가 넘는 차의 서류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는 BMW코리아에 부과된 과징금만 608억 원이나 됐다. 이는 지금까지 우리 정부가 한 업체에 부과한 과징금 중 역대 최고액이었다. 기존 최고액은 2016년 8월 폭스바겐코리아가 24개 차종 5만 7천 대의 배출가스 성적서를 위조한 사실이 적발되어 환경부로부터 부과받은 178억 원이었다.

 

BMW 드라이빙센터. 사진은 본문 특정 사실과 무관함. (사진 = BMW코리아)

배출가스 유해성 인체실험 논란

 

1월에는 배출가스 인체실험 논란으로 BMW를 포함한 독일 자동차 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뉴욕타임스는 1월 25일, LRRI라는 미국의 민간 연구소가 지난 2014년 폭스바겐 디젤 차량의 배출가스 유해성을 실험하면서 10마리의 원숭이를 동원해 가스실 생체실험을 자행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디젤게이트로 명예가 실추된 폭스바겐이 또다시 비윤리적 스캔들의 주인공이 되며 부랴부랴 공식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그런데 며칠 뒤, 슈투트가르트짜이퉁 등의 독일 언론들이 해당 연구를 LRRI에 의뢰했던 EUGT라는 단체가 비슷한 시기에 독일 아헨공대 대학병원에는 인체실험까지 의뢰했다는 사실마저 드러나면서 논란의 파문이 더욱 커졌다. EUGT의 정식 명칭은 ‘유럽 운송 분야 환경과 건강을 위한 연구회’로, 민간 수송이 환경 및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위험성을 조사하기 위해 2007년에 조직된 단체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인체실험은 디젤 자동차 운행 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의 위해성을 알아보기 위해 25명의 젊은 남녀를 주 1회, 네 차례에 걸쳐 다양한 농도의 질소산화물 가스에 3시간씩 노출시킨 뒤 건강 검진을 하는, 원숭이 실험과 유사한 가스실 생체실험이었다.

 

그런데 EUGT는 폭스바겐 외에도 다임러 벤츠, BMW, 보쉬(Bosch) 등의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운영자금을 대고 이사진을 구성했던 단체다. 독일 언론은 EUGT의 주된 목적이 디젤 자동차의 친환경성을 내세울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있었다고 입을 모아 주장했다.

 

파장이 커지자 해당 기업들은 EUGT가 실시한 구체적인 실험 방법에 대해서는 자신들도 알지 못했다면서 “해당 실험을 규탄하며, 자체 조사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연이어 발표했다. 이를 두고 독일 여론은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비판하면서, 독일 자동차 업계의 추락한 기업 윤리를 부끄러워하는 분위기다.

 

1월 13일 강변북로 주행 중 엔진룸에서 화재가 발생한 BMW 차량. (사진 = 보배드림)

정밀 조사에도 ‘원인불명’ 대부분

 

환경 이슈에 대한 도덕적 해이가 거듭 지적되는 와중에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가 흔들리는 사고도 반복됐다. 지난해 12월 17일에는 충남 서산시 인근 서해안고속도로의 졸음 쉼터에서 BMW 520D 승용차에 불이 났다. 1월 2일에는 제주시에서 달리던 BMW X6 엔진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어 13일에는 강변북로 동호대교 바로 밑을 지나던 BMW 5GT 차량에서 불이 났다. 또한, 2월 2일에는 성수대교 인근 올림픽대로를 달리던 BMW 차량에서 불이 났다.

 

네 건 모두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차량은 모두 전소됐다. 1월 13일 화재 차량의 경우 BMW 서비스센터에서 엔진룸 소음과 관련한 리콜 수리를 마치고 출고 받은 당일 저녁에 화재가 발생했다. 해당 차량의 차주는 인터넷 자동차 동호회 게시판에 사건 관련 글을 올리고, 센터를 나와 운전 중 기름 냄새를 심하게 맡았으며, 주차했던 자리 바닥에 경유가 묻어있던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당시 정비 실수로 인해 발생한 누유가 화재 원인일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는 화재 당시 출동한 소방관의 말을 인용해 “전소 상태가 너무 심각하니 사실 원인 규명이 거의 불가능하고 했다. 원인 규명이 안 되니 BMW는 책임이 없다는 태도”라며 BMW에 불만을 표시했다.

 

해당 글에는 250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는데, BMW 서비스센터의 정비 능력에 대한 불만과 사고 후 책임 회피 및 피해 보상에 관한 소극적인 태도에 실망을 표시하는 네티즌이 많았다. 한 BMW 차주는, 자신이 가입한 BMW 차주 동호회 게시판 내용을 언급하며 “공식 서비스센터의 고객 응대 방식이나 수리비 과잉 청구, 정비 능력 등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의 BMW 딜러사 야경. 사진은 본문 특정 사실과 무관함. (사진 = 한성모터스 홈페이지)

‘판매왕’ 딜러가 고객 상대로 금융 사기?

800만 원 할인해줘도 딜러사 이익은 200만 원 늘어

 

2월 초, 한 온라인 자동차 동호회에 BMW코리아 딜러와 파이낸셜 관련 피해에 관한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 작성자에 따르면 BMW코리아의 공식 딜러사인 H 모터스의 에이스였던 딜러가 제시한 편법 영업으로 인해 10명 이상의 피해자가 발생했으며, 해당 딜러가 해고당한 데다 H 모터스가 이를 방관하고 있어 보상이 어려운 상황이다.

 

H 모터스에서 딜러로 근무하던 최 모 씨는 평소 차를 구매하면서 대금을 완납하는 고객을 상대로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의 대출 상품을 제안했다. 자금이 부족한 고객이 외부 금융기관을 통하지 않고도 할부로 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마련된 대출을 구매력이 충분한 고객에게 제안한 것이었다.

 

최 씨가 제시한 조건은 이렇다. 고객은 서류상 대출 상품에 가입하지만, 대출 상환 및 관련한 모든 비용은 최 씨가 책임진다. 대출금은 애초에 고객 개인의 계좌가 아니라 최 씨가 마련한 다른 계좌로 입금된다. 고객이 매달 원리금을 상환하면, 최 씨가 해당 금액을 고객에게 입금해준다. 이렇게 하면 최 씨는 자동차 판매 실적 외에 대출 상품에 대한 실적까지 쌓게 되고, 고객은 그 대가로 차 구매 대금 할인을 추가로 받는다.

 

예를 들어, 최 씨는 A 고객에게 7천만 원짜리 차를 10% 할인한 가격으로 팔기로 한다. A 고객은 6300만 원을 일시불로 완납할 계획이다. 그런데, 최 씨는 A 고객에게 위와 같은 조건으로 1천만 원짜리 대출 상품에 몇 개월간 가입하는 조건에 수락하면, 추가로 100만 원을 더 할인해주겠다고 한다. A 고객이 이를 수락하면 7천만 원짜리 차를 6200만 원에 차를 구매할 수 있고, 최 씨는 7200만 원의 실적을 올리는 셈이 된다.

 

최 씨가 A 고객의 대출금 1천만 원의 원리금 및 중도상환수수료 등 제반 비용을 갚는 방법이 관건이다. 최 씨는 차 한 대를 팔면서 할인으로 제공한 8백만 원과, 1천만 원에 대한 이자를 갚아 나가야 하는데, 최 씨가 실적에 따라 받는 인센티브는 그 정도로 크지 않다. 결국, 최 씨는 자신에게 차를 구매하는 다음 고객에게서 생기는 돈으로 A 고객의 대출금을 갚는다. ‘돌려막기’인 셈이다.

 

최 씨는 최근 3년 동안 이런 식의 편법 영업으로 연간 200대 정도나 되는 차를 팔 수 있었고, BMW코리아가 그해 전국의 판매 실적 우수 딜러에게 수여하는 ‘프리미엄 클럽 멤버’에 최근 5년 연속 선정됐다.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스마트 프로그램 홍보이미지. (사진 =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홈페이지)

딜러 개인 일탈 vs 회사가 묵인하는 관행

 

하지만 차를 너무 많이 팔다 보니 감당하기 곤란한 지경에 이르렀다. 게다가 H 모터스가 지난 1월 최 씨를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면서 최 씨는 이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고, 더 이상 고객들의 대출 상환 비용을 댈 수 없었다. 최 씨가 갚기로 한 대출금의 상환 책임은 고스란히 고객의 몫으로 돌아갔다.

 

A 고객은 최 씨가 입금하기로 한 돈이 제날짜에 들어오지 않아 자신의 돈으로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차량 값을 8백만 원 할인받았지만, 1천만 원의 대출 원금과 이자가 더 크다. 7천만 원짜리 차를 7200만 원이 넘는 돈을 주고 사는 셈이 된 것이다. A 고객은 H 모터스에 자신이 갚아야 하는 대출금을 환불하거나 계약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H 모터스 측은 이를 거부했다. 이러한 편법 매매는 회사가 아닌 최 씨의 개인 일탈이고, 추가 할인과 실적을 맞바꾼 뒷거래에 동의한 A 고객의 귀책 사유가 크기 때문에 자신들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최 씨가 그동안 이런 식으로 차를 팔면서 너무 무리한 할인을 제공한 탓에 회사에 끼친 손해가 11억 원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논란에서 최 씨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최 씨는 이런 편법 영업이 가능했던 것은 H 모터스의 묵인이 있었기 때문이며, 고객으로부터 받은 차량 대금 및 대출금은 모두 H 모터스의 계좌로 입금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A 고객이 대출을 받은 계좌가 실제로는 H 모터스의 가상계좌이므로, 차량 대금과 대출금 7200만 원이 입금되었을 때는 이를 매출로 인정했던 H 모터스가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최 씨는 또 이런 파이낸셜 유도 영업이나 돌려막기가 업계의 관례라고 주장했다. A 고객 역시 "전에도 다른 딜러로부터 같은 방식으로 대출 상품을 제안받은 적이 있기 때문에 최 씨 개인의 편법이 아닌 H 모터스 차원의 영업방식으로 받아들였으며, BMW 공식 딜러라는 타이틀을 신뢰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여겼다"고 밝혔다.

 

2017 서울모터쇼 현장. (사진 = 연합뉴스)

관계자에 따르면 A 고객처럼 최 씨의 퇴사로 졸지에 채무자가 되어버린 피해자는 2월 말 현재 15명에 달한다. 대출금은 한 사람당 1000만~2500만 원이며, 갚지 않으면 차량이 저당 잡히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대출금을 갚아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딜러 개인의 도덕적 일탈이 아니라고 보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수입차 딜러들이 이런 식의 영업을 하는 것은 사실이나, 명백한 편법이고 위험 부담이 커서 대부분의 딜러는 꺼린다”며 “딜러 한 명에 피해자가 이 정도로 많은 것을 보면 해당 딜러 개인의 욕심만은 아닌 것 같고, 본사(수입사) → 딜러사 → 지점(딜러)로 이어지는 실적 압박이 그만큼 무거웠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출 상품 이용 실적도 지점 평가에 중요하게 반영된다”면서 “BMW파이낸셜의 경우 대출 금리가 7%를 훌쩍 넘기도 해 국산차 업계의 두 배다. 차량 대금 할인을 더 해준다고 해도 이자 수익이 더 크니까 윗선에서는 이런 영업 방식을 굳이 말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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