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비즈 인사이트] 이통 3사 주가, '바닥’인 이유… 반전 묘수 있나?

  •  

cnbnews 제581호 정의식⁄ 2018.03.29 11:34:32

(왼쪽부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사진 = 연합뉴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주가가 새해 들어 바닥을 모르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압박이 거세지고 보조금 규제로 번호이동 시장이 냉각되는 등 악재가 꼬리를 물고 있기 때문. 6월로 예정된 5G 주파수 경매도 이통사에 비용 증대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돼 이래저래 통신가의 ‘겨울’은 예상보다 길어질 분위기다. 3사는 최근 주주총회를 기해 다양한 해법을 제시했지만 반전의 계기를 잡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3사 주가, 나란히 내리막… 문제는 실적

 

지난 3월 26일은 이동통신 3사의 주가가 바닥을 맛본 하루였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시장을 나눠가진 세 기업이 나란히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것. 각기 SK텔레콤 22만 4000원, KT 2만 6850원, LG유플러스 1만 2150원까지 떨어졌다. 장 마감 시점 종가는 이보다 소폭 오른 SK텔레콤 22만 6500원, KT 2만 6950원, LG유플러스 1만 2300원이었다.

 

28일 장 마감 기준 3사의 종가 역시 당시와 별 차이없는 SK텔레콤 22만 6500원, KT 2만 7150, LG유플러스 1만 2250원이다. 연초부터 이어진 우하향 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횡보세를 유지하던 3사 주가가 1월 중순 이후 급락세로 접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위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최근 1년간 주가 추이. (자료 = 네이버증권)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이통 3사 주가 급락의 원인은 지난 1월 말 발표된 2017년 4분기 실적 발표에 대한 실망감이다. 

 

3사의 공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연간 매출 17조 5200억 원에 영업이익 1조 5366억 원, 순이익 2조 6576억 원으로 비교적 선방했지만 실속이 없었다. KT는 매출 23조 3873억 원에 영업이익 1조 3757억 원, 순이익 5626억 원의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LG유플러스 역시 매출 12조 2794억 원과 영업이익 8263억 원, 순이익 5471억 원으로 외형상 호조를 보였지만 역시 내실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외형 늘었지만 ARPU는 하락

 

SK텔레콤의 순이익이 높았던 건 자회사 SK하이닉스가 최고의 실적을 거둔 덕분이었다. 또다른 자회사 SK브로드밴드도 전년보다 3.6% 늘어난 3조 50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문제는 핵심 사업인 이동통신이 총 가입자 3020만 명, LTE 가입자 2287만 명을 기록하는 등 외형적 성장을 보였지만 영업이익률의 중요한 잣대인 가입자당 평균매출액(ARPU)이 3만 5209원(4분기)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9원 줄어 실속이 없다는 평이 나왔다.

 

KT의 경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5% 줄었고, 순이익은 무려 29.5%나 줄었는데 이는 무선시장의 ARPU가 3만 4077원(4분기)으로 전년보다 531원이나 줄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후원을 통한 일회성 비용이 증가한 것도 부담이 됐다. 

 

이동통신 가입자의 경우 전년보다 112만 명 늘어난 2002만 명으로 사상 최초로 2000만 명의 벽을 넘었으나, 매출은 전년보다 2.9% 감소했다. 무선 선택약정할인 가입자가 늘고 회계기준 변경으로 단말보험 서비스가 매출에서 제외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요금할인제 채택 가입자 비중 변화 시 통신사 ARPU 하락률. (자료 = 하나금융투자)

LC유플러스는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전년보다 매출이 7.2% 늘고, 영업이익은 10.7%, 당기순이익은 11.0%나 늘었다. 유무선 매출이 고루 성장했고 특히 IPTV 가입자가 부쩍 늘어 전년 대비 15.6% 증가한 353만 9000명을 기록하고, 수익도 21.8% 높아진 7456억 원에 달했다. 다만 ARPU가 크게 낮아졌다. 2017년 4분기 LG유플러스의 ARPU는 3만 463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686원이나 줄어 2013년 3분기 이후 17분기 만에 3만 4000원 대로 내려갔다.

 

이렇듯 3사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누적된 통신요금 인하 압박으로 선택약정 가입자 수가 늘면서 ARPU가 하락한 정황이 입증되자 시장에서는 올해도 이통시장에서 ARPU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여기에다 ‘보편요금제’ 도입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고, 오는 6월로 예정된 5G 주파수 경매 가격이 상승할 우려가 보태지며 올해 이통사들의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외국인과 국내 기관투자자가 통신주의 동반 매도에 나서면서 3사 주가가 함께 하락해 최저가를 갱신하는 결과가 나타났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보편요금제‧5G 주파수 경매 ‘변수’

 

실적 악화 우려로 주가가 내려갔다면 반대로 실적이 개선되면 다시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 문제는 올해 이통사들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

 

올해 이통사 실적의 가장 결정적인 변수로 간주되는 건 보편요금제 도입 여부와 5G 주파수 경매다. 먼저 보편요금제란 월 2만 원대 요금에 데이터 약 1GB, 음성통화 200분을 제공하는 요금제로,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는 가계통신비 절감대책의 핵심으로 꼽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6월까지 보편요금제 도입과 출시를 의무화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었으나 2월 22일 이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가 이통사와 시민단체 간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활동을 종료하면서 법제화 가능성이 낮아졌다. 이통사들의 반대가 크고 여야의 입장도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2월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이동통신요금 보편요금제 도입 요구 기자회견에서 소비자연맹 정지연 사무총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보편요금제 이슈가 아직 100% 소멸된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부가 6월경 국회에 개정 법안 제출을 강행하겠다고 밝힌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회 과기정통위는 국감 결과보고서를 통해 찬성 없이 신중론과 반대 입장만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만에 하나 이 제도가 시행될 경우 이통사 영업이익이 30% 이상 줄어들 정도로 파급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오는 6월로 예정된 5G 주파수 경매도 이통 3사에 대한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주파수 구입 가격은 물론 이를 활용한 설비 투자 비용이 이통사의 비용 증대를 야기하고 이는 결국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과거 4G 때와 달리 5G 주파수 가격은 예상보다 낮게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경매 대상은 저주파 대역인 3.5GHz와 고주파 대역인 28GHz인데 이 중 28GHz 주파수 대역은 고주파라 전파 도달거리가 짧고 이로 인해 설비 투자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면 최저 주파수 할당 가격을 낮게 산정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이에 5G 주파수 경매가 오히려 통신사 수익에 유리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과거 4G 서비스가 시작된 2011년 하반기부터 2014년 상반기까지 ARPU 상승이 주가 상승을 유도하는 과정이 오랫동안 이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5G가 4G에 비해 특별한 기술적 우위나 소비자 편의를 제공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예상도 나오는 상황이다.

 

3사 CEO의 해법… 자사주 매입‧지배구조 개편‧신사업 진출 

 

이렇듯 실적 개선을 통한 장기적 주가 부양은 여러 변수가 산재해 있어 불확실성이 가득하다. 이에 이통 3사는 단기적 주가 부양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가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업으로 꼽히는 건 SK텔레콤이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지배구조 개편과 ADT캡스 인수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그간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해 투자회사를 중간지주회사로 만든다는 계획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구글과 지주사 알파벳의 관계처럼 사업회사는 통신업에 집중하고, 그 외 미디어,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loT) 등 신사업들은 각 사업부문 별로 인수합병 등을 자유롭게 진행하며 몸집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3월 21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박 사장은 “현재 시장에서 MNO(이동통신사업)로만 평가받고 있는 것이 제일 우려되므로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의 경우 인적분할보다는 안정적인 모델 및 ICT 사업 계열 전체가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하고 있다”고 사실상 중간지주사 위주의 지배구조 개편에 착수했음을 시사했다.

21일 오전 서울 중구 SKT-T타워에서 제34기 정기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또 보안회사 ADT캡스를 인수하기 위한 가격 협상도 진행 중이다. 현재 매물로 나온 이 회사에 인수 의사를 표명한 건 SK텔레콤 컨소시엄 한 곳뿐이라 인수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약 3조 원의 인수자금이 투입될 예정인데 이와 관련 박 사장은 “현재 가격 협상 중이며 잘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스톡옵션 부여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도 추진 중이다. SK텔레콤은 이날 주총에서 서성원 MNO(이동전화) 사업부장에게 2755주, 이상호 서비스플랫폼사업부장 1594주, 유영상 코퍼레이트센터장에게 1358주의 스톡옵션을 각각 부여했다. 박 사장도 지난해 주총에서 총 6만 6504주의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바 있다.

 

황창규 KT 회장은 지배구조 개편과 5G의 선도적 도입을 통해 현재의 위기를 정면돌파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3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KT는 기존 CEO추천위원회가 가졌던 회장 최종 후보 선정 권한을 이사회로 옮기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통과시켰다. 권한이 늘어난 이사회에 신규 사외이사로 참여정부 인사인 이강철 전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과 김대유 전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을 선임했다. 또 스마트에너지, 미디어 등 신사업 확대를 위한 목적사업을 정관에 추가했고, 배당금은 기존보다 200원 오른 주당 1000원으로 확정했다. 

3월 23일 열린 KT 정기주주총회. (사진 = KT) 

5G서비스는 내년 3월에 상용화하겠다는 방침을 공식적으로 드러냈다.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5G 네트워크를 성공적으로 운용한 경험을 기반으로 5G 상용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배당 증대와 자사주 매입, 신사업 추진 등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6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LG유플러스는 보통주 1주당 현금배당을 작년 350원에서 14.3% 증가한 400원으로 상향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1746억 원 규모다. 

3월 16일 오전 서울 용산사옥 지하 대강당에서 열린 'LG유플러스 제2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또 이동통신망을 활용한 사업 다각화를 목적으로 ‘무인비행장치(관련 모듈 포함)의 구입, 제조, 판매 및 대여업, 정비, 수리 또는 개조 서비스, 무인비행장치 사용 사업 등’을 정관에 추가해 본격적인 드론 사업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23일 권 부회장은 자사주 약 2만 주를 추가로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는 총 2억 5000만 원 규모로 기존에 보유하던 자사주를 포함하면 권 부회장의 보유 주식은 총 6만 주로 늘었다.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배너

CNB 저널 FACEBOOK

CNB 저널 TWITTE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