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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엘아빠 이기진, 딴짓의 고수로 분한 ‘과학자의 만물상’전

롯데갤러리 청량리점서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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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18.04.05 17:38:33

이기진, ‘자화상’.(사진=롯데갤러리)

롯데갤러리 청량리점이 과학의 날(4월 21일)을 맞아, 서강대학교 물리학과 교수이자 일상의 감성을 그림으로 기록하는 작가 이기진의 작품전 ‘과학자의 만물상’을 4월 4~29일 연다. 이번 전시는 물리학은 기본이고, 그림, 글, 출판, 골동수집까지 딴짓 고수인 이기진 교수의 머릿속을 전시장으로 고스란히 옮겨보자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주로 컴퓨터로 작업하는 재기발랄한 그림 70여 점과, 딸 CL의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한 로봇부터 금속이나 도자기로 만들어진 크고 작은 로봇시리즈 500여 점, 전 세계 곳곳에서 컬렉션 한 이기진에게 영감을 준 다양한 골동수집품 등 100여 점이 갤러리 안에서 만물상을 구성한다. 롯데갤러리는 “예술적인 발견이 물리학적인 영감으로 이어진다고 믿는 과학자 이기진의 상상력 가득한 만물상에서 관람자 역시 나만의 영감을 발견해 보는 것이 바로 이 전시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물리를 제일 잘 할 수 있을 것 이라는 착각에 물리공부를 시작했다는 이기진 박사는 대학시절 미술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머리를 식혔다. 체육관 지붕에 그림을 그려 학교를 발칵 뒤집은 일화도 유명하다. 그는 일기처럼 그날의 감상과 영감, 주변의 사물과 추억을 그림으로 남긴다.

 

이기진, ‘딸과의 여행’.(사진=롯데갤러리)

전시는 크게 ‘수집’ ‘파리’ ‘로봇’까지 세 개의 카테고리로 나눠진다. 각 섹션 별로 20~30여 점의 대표 작품(그림)과 함께 그림과 연결된, 각기 다른 곳에서 모은 다양한 수집품을 함께 진열한다. 구둣솔, 빗자루, 기름통, 핸드드릴, 구멍 펀치, 호치키스, 미피 인형 등 그의 수집품에는 거창한 것이 별로 없다. 그러나 두 연인이 격한 포옹을 하는 장면에 무심한 듯 식탁에 놓인 청자색 티포트처럼 수집품들은 그림으로 직결된다.

 

‘파리’ 카테고리는 작가의 사랑스러운 딸 채린(CL)과의 오붓한 파리 여행에서 시작된다. 모처럼 맞은 휴가를 파리에서 아빠와 같이 보낸 즐거움과 파리의 일상을 그렸다. 이기진의 그림은 단순한 라인과 색으로 그려지지만 의외의 디테일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구두를 닦는 잠옷 입은 중년부인의 살짝 드러난 가슴과 빨간 속옷, 먹고 버린 체리꼭지 두 개, 코 밑 덜 깎인 수염 등 유쾌하고 긍정적인 작가의 성격처럼 작품에는 위트와 유머가 담겼다.

 

마지막 카테고리 ‘로봇’은 두 딸 채린이와 하린이를 위해 처음으로 그린 동화 ‘박치기 깍까’로 시작된다. 로봇은 작가의 유학시절 오랜 외국생활을 함께한 딸들이 한국어를 잊지 않고, 낯선 환경에서도 용기를 내서 생활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쓰고 그린 동화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이기진 작가의 수집품.(사진=롯데갤러리)

어린 시절 두 딸의 상상력의 원천이 된 로봇은 이제 작가 곁에서 그림책이나 웹툰 캐릭터, 로봇조형물, 다양한 아트상품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작가가 도자기로 만든 로봇조형물과 아트상품들은 최근 루브르박물관 아트숍에서 판매되기도 하고, 2NE1 뮤직비디오에 딸 CL과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갤러리 안에서도 로봇을 주제로 한 그림과 3m 초대형 로봇부터 10cm 짜리 소형 로봇까지 다양한 로봇조형물 500여 점이 함께 전시된다. 

 

한편 4월 27일에는 전시 연계 행사로 ‘물리학자 이기진의 자녀교육 연구실’이 열린다. 창의적 자녀교육에 관심 있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작가가 강연을 펼친다. 또한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작가사인과 ‘작가가 그려주는 즉석 얼굴 드로잉’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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