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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에 뭔일? 下] 메뉴·서비스 변화에 불만 고조…“매각 재개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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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87호 윤지원⁄ 2018.05.02 08:29:38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맥도날드 강릉 동계올림픽 선수촌 매장의 모습. (사진 = 한국맥도날드)

올해 한국 진출 30년을 맞은 한국맥도날드가 심상치 않다. 최근 한국맥도날드는 시내 번화가의 대형 매장들을 연달아 폐점하고 메뉴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바꾸고 있다. 업계는 최근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맥도날드가 높은 임대료와 극심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바라보지만, 소비자들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역행하는 변화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운영권 매각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한국맥도날드가 다시 매각에 나서기 위해 수익성 개선에만 올인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메뉴·서비스 바꾸니 가성비 뚝

 

한국맥도날드를 향한 볼멘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맥도날드가 메뉴와 서비스에서 다양하게 변화를 시도했는데, 이에 대해 적지 않은 소비자들이 인터넷 게시판이나 SNS에서 불만을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맥도날드는 지난 몇 년에 걸쳐 맥윙과 비프스낵랩 등 일부 메뉴를 단종시키고, 리코타치즈상하이버거, 슈프림슈림프버거(슈슈버거) 같은 새 메뉴를 추가됐다. 카페 음료의 종류가 다양해졌고, 마카롱과 츄러스 같은 디저트 메뉴가 추가된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소비자 불만이 가장 도드라진 최근의 큰 변화로는 런치타임에 시간대를 정해 모든 메뉴를 할인해주던 ‘맥런치’를 13년 만에 폐지하고, 일부 세트 품목을 하루종일 할인가에 판매하는 ‘맥올데이 세트’를 내놓은 것, 지난 2월부터 10여 개 제품의 가격을 100~300원 인상하고, 맥딜리버리 최소 주문 가격을 8000원에서 1만 원으로 인상한 것 등이 있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변화를 달갑지 않아 하는 분위기다. DC인사이드 '맥도날드 게시판'을 위시한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는 “맥도날드가 품질이나 고객만족은 제쳐두고 원가 절감과 수익성 극대화에만 전념하고 있다”는 의견들이 많이 보인다.

 

좋아하던 메뉴가 없어졌다거나, 자신이 잘 주문하지 않는 메뉴들만 늘어났다는 식의 불만은 단순히 호불호의 문제이니 그렇다 쳐도, 지나친 상술로 가성비를 떨어뜨리고 소비자 불편마저 자아낸다는 의견들은 눈여겨볼만 하다.

 

한국맥도날드는 3월 26일부터 일부 세트메뉴를 하루 종일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맥올데이' 세트를 출시하면서 기존 맥런치 서비스를 폐지했다. (사진 = 한국맥도날드)

“재료값 줄이고 가격은 올렸다” 주장

 

맥올데이 세트 할인은 불과 몇 개 메뉴에 국한된 것이어서 기존의 맥런치 방식의 장점을 대체할 수 없다거나, 1인 가구 고객 비중이 높을 텐데도 혼자서 1만 원 어치를 억지로 시켜먹게 하는 맥딜리버리의 최소 주문 가격 인상 조치는 이해할 수 없다는 불만이 대표적이다.

 

그뿐 아니라, 최근에는 맥도날드 매장에서 근무하는 크루의 증언이라면서 광고로는 알려지지 않고, 소비자가 쉽게 눈치 채기 힘든 원가 절감 시도를 폭로하는 캡처 글이 떠돌아 소비자들의 불만은 실망을 넘어 배신감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해당 캡처 글에 따르면 우선 맥도날드는 최근 불고기맛 계열 버거류의 패티 조리법을 바꿨다. 기존에는 소스 맛이 패티에 깊이 스며들도록 패티를 소스에 담궈서 보관하다가 주문시 조리해서 나갔지만, 맥런치 폐지 무렵부터 평범하게 보관한 패티 위에 조리할 때만 소스를 뿌리는 방식으로 바뀌어 맛이 깊이 배지 않는다.

 

버거 종류에 따라 사용하는 번(빵)도 전반적으로 다운그레이드 됐다. 참깨가 뿌려져있는 번을 쓰던 버거에 이젠 깨 없는 번을 쓰기 시작했고, 전용 번을 사용하던 버거에도 다른 흔한 번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덧붙여 아침 메뉴인 빅브렉퍼스트에 포함되던 달걀은 기존에 달걀 두 개로 조리하던 스크램블 에그 대신 달걀 하나로 조리하는 라운드 에그(달걀프라이)로 바뀌었다.

 

그밖에도 불만을 가진 소비자들은 맥도날드가 경쟁업체인 롯데리아나 버거킹에 비해 할인 및 쿠폰 프로모션도 적은 편이어서, 과거 ‘가성비 갑’으로 대변되던 맥도날드만의 장점을 스스로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난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가 최근 재료비를 아끼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비판하는 내용의 인터넷 게시물들. (사진 = 인터넷 커뮤니티)

운영권 매각 재도전 준비하나?

 

한국맥도날드의 최근 이러한 변화를 두고 업계와 소비자 일부는 맥도날드 글로벌 본사가 한국맥도날드의 운영권 매각을 재추진하기 위해 재무제표 개선에 집중하는 것 아닌지에 대한 의심을 제기하고 있다.

 

맥도날드 본사는 지난 2016년 한국맥도날드 운영권 매각을 추진했다가 본입찰까지 실시하고도 실패한 적이 있다. 당시 CJ푸드빌, NHN엔터테인먼트-KG그룹, 매일유업-칼라일 등이 인수전을 벌였지만 협상이 너무 길어지면서 모두 입찰을 포기했다.

 

당시 매각 실패는 글로벌 본사의 무리한 매각 조건이 문제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본사가 현재 직영 체제로 운영하는 한국맥도날드의 운영권을 팔면서 새 인수자에게 마스터 프랜차이즈(MF) 방식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MF 방식에서는 한국 법인이 글로벌 본사에 매년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지급해야 하며, 글로벌 본사는 신규 의무 출점수를 요구하는 등 국내 시장에서의 경영에 개입할 수 있다.

 

맥도날드의 브랜드 가치나 현금 창출력은 탐나지만, 치열한 시장 경쟁에 적응하면서 동시에 본사의 갑질까지 견뎌야 하는 조건이 내걸리니 결국 모두들 인수를 포기했던 것이다. 당시 글로벌 맥도날드는 한국만 아니라 중국, 홍콩, 일본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했는데, 결과적으로 중국과 홍콩 맥도날드에 대한 운영권만 중국 시틱 그룹(중신그룹)과 칼라일의 컨소시엄에 넘겨졌고, 한국과 일본에서의 매각은 무산되고 말았다.

 

이에 업계와 소비자 일부는 글로벌 본사가 한국맥도날드의 규모는 줄이고, 수익률은 끌어 올린 다음 다시 매각을 시도하려는 것 같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조주연 한국맥도날드 사장(오른쪽)이 지난 3월 29일 상암 DMC점에서 열린 '맥도날드 30주년 생일 이벤트'에 참여, 고객에게 빅맥 세트를 서빙하고 있다. (사진 = 한국맥도날드)

"매각설 근거 없어…다양한 취향과 트렌드 반영일 뿐"

 

이런 세간의 시선에 대해 한국맥도날드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최근 제기되는 매각 재추진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일축하고, 업계 및 소비자 일부가 제기하는 의문과 불만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우선 “메뉴 및 원재료 변경, 조리법 변경 등에 대한 일부 소비자 불만이 있지만, 그들이 추측하는 것 외에 다른 요소들이 있다는 게 간과되고 있다”라며 “메뉴 연구 개발팀이 상시 운영되고 있으며, 메뉴 및 서비스 변화는 매장 데이터 분석은 물론 시장 조사 결과 등도 함께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설명에 따르면 맥런치를 폐지하고 맥올데이 세트를 마련한 것은 최근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외식 트렌드 변화를 반영한 결과다. 이 관계자는 “혼밥족 증가, 근무 시간의 탄력적인 변화, 24시간 매장 운영 등 여러 요소들로 인해 기존 점심시간 외의 시간대에 식사를 하는 손님이 크게 늘어났다”며 “이들은 일정 시간만 제공되는 맥런치 할인 혜택을 이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해결 방안으로 시간 한정 할인이 아닌 메뉴 한정 할인으로 방법을 바꾼 것이고, 앞으로도 매장 데이터와 소비자 의견 등을 반영해 계속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편의점만 가봐도 라면, 음료수, 과자 등 많은 제품의 맛이 10년 전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이 바뀌고 다양해졌듯,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메뉴에 대한 요구도 다양해졌다”며, “이제는 맥도날드 고객들도 빅맥과 감자튀김만 찾는 것이 아니라 특별하고 다양한 메뉴를 원하기 때문에 마카롱 같은 사이드메뉴 개발도 필요했다”라고 최근의 잦은 메뉴 변화가 소비자들의 다양한 입맛에 맞추기 위한 노력임을 강조했다.

 

덧붙여 이 관계자는 “인터넷 게시판과 SNS 등에서 지적되는 불만과 소비자 의견은 잘 파악하고 있고, 메뉴 및 서비스 개선에 반영한다”면서도 “하지만 인터넷 채널 특성상 새로운 변화에 만족하는 고객보다는 불만인 고객이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다른 채널에서 접하는 고객 의견은 인터넷 상의 분위기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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