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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비비고’, K푸드 대표 브랜드 등극… “덤플링 No, 만두 Yes” 

적극적 인수‧합병 전략 구사… 2020년 매출 2조 달성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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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06-607합본호(추석) 정의식⁄ 2018.09.20 09:05:42

비비고 만두 등 비비고 브랜드가 국내외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의 한식 브랜드 ‘비비고’가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도 인기를 모으며 K-푸드 인기를 주도하고 있다. 국내 냉동 만두 시장 1위를 석권한 비비고 만두의 경우 해외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상승해 올해 안으로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될 정도다.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냉동 만두의 한계를 깨뜨렸다는 평을 듣는 비비고의 성공 비결과 앞으로의 글로벌 시장 전략을 짚어봤다. 

 

해외 언론들, 비비고 만두 열풍에 ‘주목’

 

비비고 만두 열풍이 심상찮다. 2013년 처음 출시됐을 때만 해도 “다른 냉동 만두보다 좀더 맛있는 냉동 만두” 정도로 치부되던 비비고는 불과 몇 년 사이에 국내 냉동 만두 시장의 42.8%(2017년 기준)를 석권하는 ‘국민 만두’가 됐다. 

 

해외에서도 중국‧일본 식품 회사들이 지배하던 영역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마치 K팝 분야에서 싸이(PSY)와 방탄소년단(BTS)이 일으켰던 센세이션을 식품 분야에서 재연하는 기세다. 

 

놀라운 성장세에 해외 언론들도 반응을 보였다. 지난 11일 글로벌 통신사 AP는 비비고 만두의 빠른 시장 확대 움직임을 이례적으로 심층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한국 최대 식품 기업인 CJ제일제당이 대대적인 R&D/제조 기술 투자는 물론 전세계에 생산 공장을 건설하며 만두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제조 기술 차별화를 통해 냉동 만두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없애며 시장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고 있다. 기술 혁신이 식품 산업을 어떻게 발전시키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소개했다.

 

AP가 소개한 비비고 만두 열풍. 사진 = CJ제일제당

AP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비비고 만두’ 매출이 전년보다 70% 성장한 1750억 원을 기록했다면서 비비고 만두의 성공 비결이 ‘남다른 기술력’에 있다고 봤다. CJ제일제당이 기존의 냉동 만두 제조 공정에 머무르지 않고, 비비고 만두만을 위한 새로운 공정을 개발한 것이 핵심 경쟁력이었다는 것. 고기와 야채를 굵게 썰어 넣어 원물 그대로의 조직감과 육즙을 살렸고, 물결 치는 만두피 주름으로 고급스러운 제품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빠른 해외 진출 전략도 성공의 핵심 요인이었다고 봤다. CJ제일제당이 미국 뉴저지 등 현지에 만두 공장을 건설하고, 베트남, 중국, 러시아에서는 현지 기업을 인수하거나 공장을 증설하는 등 발빠르게 대처한 것이 시장 영향력 확대에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AP의 보도 이후 일본 요미우리신문의 영자지 ‘THE JAPAN NEWS’와 캐나다 최대 민영 방송국 ‘CTV’, 홍콩 대표 신문사 ‘SCMP’, 대만 케이블TV 방송국 TVBS, 인도네시아 뉴스 전문 채널 ‘Metro TV News’ 등도 잇따라 비비고 열풍 소개 대열에 합류했다. 바야흐로 세계가 주목하는 메가 히트 브랜드의 반열에 오른 셈이다. 

 

K팝 성공과 닮은 꼴… KCON 마케팅 활용

 

업계에서는 비비고의 성공이 지난 십수년간 해외에서 영향력을 확대해온 K팝, K무비, K드라마 등 K컬처의 성공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한다. CJ그룹이 그간 해외에서 한류 전파의 핵심 역할을 해온 기업이기 때문이다. 

 

CJ그룹이 지난 2012년부터 매년 해외 곳곳에서 개최해온 ‘KCON’(Korea Convention)이 그 대표적 사례다. KCON은 K팝, K드라마, K무비 등 문화 콘텐츠와 IT, 패션, 뷰티 등 첨단·제조업까지 ‘한류의 모든 것’을 테마로 컨벤션과 콘서트를 결합한 K컬처 페스티벌로 해외 청소년 사이에서 한류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CJ제일제당은 그간 KCON 행사가 있을 때마다 비비고 부스를 만들어 자사 제품과 한식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지난 8월 10일부터 12일까지 미국 스테이플스 센터와 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KCON 2018 LA’에서도 CJ제일제당은 ‘비비고 테이스티 로드’ 부스를 마련해 비비고 만두 등 비비고 주요 제품과 소스를 다양하게 재해석한 한식 메뉴를 선보였다. 방문객들은 K팝을 비롯한 다양한 한류 문화를 즐기면서 비비고의 맛을 느끼는 복합 체험을 하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한식과 비비고의 평가가 올라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8월 10일 KCON 2018 LA 현장의 비비고 부스. 사진 = CJ제일제당

스포츠 이벤트도 비비고 마케팅에 적극 활용됐다. CJ제일제당은 국내 유일의 PGA 정규 대회인 ‘더 CJ컵 앳 나인 브릿지’(THE CJ CUP @ NINE BRIDGES)를 주최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열리는 PGA대회 ‘노던 트러스트’의 공식 후원사이기도 하다. 이들 골프 대회가 열릴 때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테이스티 로드 부스를 만들어 비비고 제품 및 한식과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지난 19일 CJ그룹은 ‘더 CJ컵’ 개최 30일을 앞두고 서울 중구 그룹 본사에서 미디어 데이를 열고 2020년까지 1조 9000억 원의 비비고 브랜드 매출을 달성하고, 그 중 1조 원을 해외 매출로 기록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CJ는 “비비고 만두는 국내에서 확고한 시장 지위와 그간 축적해 온 글로벌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올해 미국에서만 2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예상한다”며 “2020년에 미국 내 시장점유율을 현재 30%에서 50%까지 높이고, 만두 한 품목만으로 해외에서 7000억 원 매출을 달성해 글로벌 만두 시장에서 독보적인 1등을 차지하겠다"고 강조했다.

 

할리우드 영화 ‘메이즈 러너’로 잘 알려진 한국계 배우 이기홍을 모델로 기용해 비비고 만두를 알리는 TV 광고를 촬영해 미국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내보낼 계획도 공개했다. 이 광고는 만두를 ‘덤플링’이 아닌 우리말 ‘만두’(Mandu) 그대로 소개할 예정이다. 

 

거침없는 M&A… ‘쉬완스’ 빅딜도 성공할까?

 

비비고 브랜드로 1조 원 해외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 CJ제일제당이 가장 주력하는 건 인수‧합병 전략이다. 

 

지난 8월 28일 CJ제일제당은 미국 카히키(Kahiki Foods)와 독일 마인프로스트(Mainfrost) 등 냉동 식품 전문 기업 2곳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카히키는 미국 중부 오하이오 주에서 1961년 설립된 냉동 식품 전문 회사다. 냉동 일품요리와 냉동 덮밥류, 에그롤·스프링롤 등 냉동 간편식(HMR) 브랜드와 영업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626억 원 규모다.

 

CJ제일제당은 카히키 인수를 통해 미국 내 냉동 식품 생산 기지를 기존 3곳에서 4곳으로 확대할 수 있었다. 기존 카히키 제품의 품질 향상을 통한 비비고 브랜드와의 시너지 추진은 보너스다.

 

마인프로스트는 독일에서 1964년 설립된 기업이다. CJ제일제당과는 2010년부터 비비고 만두와 비비고 한식 반찬 등을 생산하면서 우호적 거래 관계를 유지해왔다. 연 매출액은 100억 원 수준. CJ제일제당은 마인프로스트 인수를 통해 영국, 독일 등의 주요 레스토랑 체인과 협업해 유럽 내 한식 만두 인지도를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19일 열린 더 CJ컵 미디어 데이에서 발언 중인 손은경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본부 상무. 사진 = 연합뉴스

앞서 CJ제일제당은 2016년 초 중국 파오차이(중국식 김치) 업체 지상쥐를 인수한 이후 베트남 김치 업체 킴앤킴(2016년 2월), 베트남 냉동 식품 업체 까우째(2016년 12월), 베트남 미트볼 가공 업체 민닷푸드(2017년 4월), 러시아 냉동 식품 업체 라비올로(2017년 6월)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빠른 속도로 해외 사업을 확대해왔다. 

 

거침없는 인수‧합병 전략의 방점은 ‘쉬완스 컴퍼니’다. 쉬완스 컴퍼니는 미국 시장에서 냉동 피자 2위 사업자로 미국 전역에 400개의 물류센터와 4500대의 배송 차량을 갖춘 대형 기업이라 이 회사를 인수하면 그간 CJ제일제당의 과제였던 물류 및 배송 문제가 단번에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합병 규모도 만만치 않다. 2017년 쉬완스 컴퍼니의 매출액은 약 2.24조 원으로, 매각 금액은 2조 원대 후반에서 약 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CJ그룹 차원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의 빅딜이다. 그간 CJ그룹이 추진한 가장 큰 규모의 M&A는 1조 9000억 원 규모의 CJ대한통운이었다. 

 

19일 열린 미디어 데이에서 CJ제일제당 측은 쉬완스 컴퍼니 인수에 대해 “(인수) 진행은 되고 있다”며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손은경 상무는 “성공적으로 인수된다면 현지 소비자에게 맞는 것을 하면서 한식을 접목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우리 회사 글로벌 전략은 한식에서 1등이 되면서 세계적인 식품 회사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현지에 맞는 회사는 인수해 현지 회사로 키워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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