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사이트는 공간 기획전 ‘런 웨어 더 밋 컴스 프롬(Learn Where the Meat Comes From)’의 연계 프로그램으로 권력 기술의 대상이 되는 몸에 관한 텍스트와 단편 영상들을 공유하는 ‘리딩그룹’을 진행한다.
리딩그룹은 물리적 공간에 집약된 전시의 영역을 경계 너머로 움직여보기 위한 시도로서 준비된 프로그램이다. 본 프로그램에서는 전시와 연결된 텍스트나 이미지, 때로는 영상과 같은 시청각적 자료를 함께 공유하며 전시가 함축한 말들을 각자의 다양한 언어로 읽어보는 시간을 가진다.
아웃사이트 측은 “오늘날 우리의 몸은 사회의 가치체계 속에서 마치 부품과 같은 형태로 잘게 분해돼 왔다”며 “이번 리딩그룹에서는 몸에 관한 사유를 담은 장-뤽 낭시의 ‘코르푸스’ 중 몸에 관한 58개의 지표를 함께 읽는다. 낭시는 몸과 영혼을 구분하거나 몸을 육신에 한정해 닫혀있는 형태로 보는 대신 몸이란 밖을 향해 열려있고 확장되는 것으로 바라본다. 이처럼 몸에 관한 58개의 지표는 구조의 한계에 갇히지 않는 가능성을 지닌 몸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공유하기 위해 준비됐다”고 밝혔다.
본 프로그램은 공통의 텍스트를 읽어나가지만, 텍스트 해석에 기대어 몸을 분석하거나 몸에 관한 기존의 이분법적인 구조에 얽매이지 않고, 그 자체로서의 몸을 생각하는 시간으로 꾸려진다.
한편 아웃사이트는 기획전 ‘런 웨어 더 밋 컴스 프롬(Learn Where the Meat Comes From)’을 10월 21일까지 연다. 전시는 가시적인 육체와 만질 수 없는 욕망이 모두 신자유주의의 네트워크 속에 배치돼 가는 오늘날, 더 이상 생산하는 노동자와 자원화되는 몸, 욕망하는 소비자와 상품화된 욕망의 기호들, 주체와 대상, 기계와 동물, 그리고 이성과 육체로 구분 지을 수 없게 된 복합적인 (유토피아적인) 몸에 주목한다.
전시에 참여하는 여섯 명의 작가들은 이 통합체적인, 따라서 이분법적 구조에 모순이 되는 몸을 통해 구조와 관계하는 몸의 다양한 양태와 가능성을 모색한다. 초월적 구조의 신화에 대한 알리바이로서, 마치 우로보로스와 같은 이 몸들은 촘촘한 이분법의 망을 먹어 들어가며 젠더, 소비, 노동, 재생산의 코드들에 균열을 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