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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새 마케팅 총아 인스타그램에 왜 공정위는 규제 가하려 하나

“인플루언서 인기 이용한 과장광고로 피해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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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12호 김수식⁄ 2018.10.29 15:44:43

사진 = CJ오쇼핑(왼쪽)과 GS홈쇼핑 인스타그램 계정

인스타그램이 유통업계의 새로운 채널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부작용 사례도 나타나고 있어 당국이 규제 책을 마련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개인의 일상을 공유하는 플랫폼에 광고와 홍보는 물론, 자체적으로 쇼핑 기능까지 도입하며 새로운 유통 채널로 급부상하고 있다. 백화점, 홈쇼핑 등 기존 유통업계는 인스타그램에 ‘브랜디드 콘텐츠’를 입혀 기존 광고에 거부감을 느꼈던 고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긍정적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인스타그램, 유통 판로 확대되면서 부작용도 속출

 

인스타그램이 유통 판로로 확대되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개인 일상을 사진과 영상으로 찍어 공유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사용자는 세계 기준 월간 8억 명, 일간 5억 명으로, 국내에서는 월간 1000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 사용자 연령대는 대부분 10~20대지만, 최근 들어 30~40대까지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인스타그램 사용자 수가 늘자 유통업계는 인스타그램을 새로운 판로로 발전시켰다. 이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했다. 최근 SNS에서 인기를 끌던 ‘미미쿠키’가 대형마트에서 파는 쿠키와 롤케이크를 유기농 수제 제품으로 속여 되팔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SNS에서 인기를 끌던 ‘미미쿠키’가 대형마트에서 파는 쿠키와 롤케이크를 유기농 수제 제품으로 속여 되팔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진 = KBS1 뉴스 캡처

이런 사례는 주위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한 씨(27, 여)는 올해 여름 SNS를 통해 다이어트 식품을 샀다. 영양이 풍부해 밥 대신으로 먹을 수 있는 식품으로 한 달만에 엄청난 변화를 경험할 거라는 말에 구매했다. 그러나 한 씨에게 돌아온 건 설사와 요요현상. 살은 더 찌고 말았다.

 

과장된 표현에 혹해 제품을 샀다가 후회한 경우도 있다.

 

조 씨(34, 여)는 한 인플루언서의 과장된 표현에 피해를 봤다. 그 인플루언서는 선글라스를 소개하며 ‘엄청 가볍다’, ‘깃털과 같은 무게’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저울까지 달아가며 선글라스의 ‘가벼움’을 강조했다. 그러나 조 씨가 막상 받아본 선글라스는 가볍기는커녕 자신이 쓰는 안경보다 무거워 환불해야 했다.

 

이런 피해 사례는 기관이나 정부처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는 올해 상반기 SNS 쇼핑 관련 피해 상담이 498건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18%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6년부터 올해 9월까지 소셜미디어에서 허위·과장 광고 적발 사례가 1909건에 달했다고 공개했다.

 

공정위, 소셜 인플루언서 활용한 광고 규제 검토

 

최근에는 광고주들이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을 이용해 대가를 주고 광고가 아닌 듯한 광고를 하고 있다는 의심도 늘고 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9월 광고주가 제공한 콘텐츠·이미지를 게시한 것으로 의심되는 다수 사례를 확인했다. 그 중에서 광고주로부터 대가를 지급받았다는 사실을 밝힌 게시물은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인민호 공정위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하는 소셜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노출 빈도를 증가시키는 방식의 광고가 늘고 있다. 그러나 그만큼 부작용 사례도 드러나 관련 법 집행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사진 = 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는 최근 인스타그램 광고가 많이 이뤄지는 다이어트 제품, 화장품, 소형가전제품 등을 중심으로 사례 수집·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광고비를 받았음에도 이를 공개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상품을 노출한 인플루언서를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이와 함께 광고주 협찬을 받았다는 사실을 어떻게 표시할 것인지 규정하기 위해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을 검토할 계획이다.

 

소통에 유통을 더하다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에 인수됐던 2012년만 해도 수익이 나지 않는 스타트업(창업 회사)이었다. 2015년까지도 가시적인 매출을 내지 못했다. 최근 상황이 변했다. 인스타그램이 은페이스북의 중요한 수익 모델로 성장했다.

 

사진 =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은 2015년부터 단순한 이미지 공유 프로그램에 그치지 않고 대상 고객에게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전자 상거래 플랫폼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그 일환으로 인스타그램은 그해 3월 광고 플랫폼 ‘캐러셀(Carousel)’을 선보였다. 캐러셀은 슬라이드 형태로 광고 이미지를 보여주고, 여기서 ‘더 보기’ 버튼을 누르면 광고 페이지로 이동된다.

 

이어 올해 5월 사진을 누르면 상품 구매 웹사이트로 넘어가는 쇼핑 기능을 추가한 뒤 지난달에는 ‘스토리’에도 쇼핑 기능을 넣었다.

 

효과는 긍정적이다. 최근 페이스북 수익 보고서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은 2500만 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비즈니스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80% 이상의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적어도 1개 이상의 상업적인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다. 세계 기준으로 보면, 인스타그램을 통해 매달 1억 8000만 건의 비즈니스 교류가 일어난다.

 

국내에서는 SNS에 광고·쇼핑 기능이 들어가면 반감 탓에 사용자 이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유통업계는 이러한 기존 인식을 바꾸기 위해 ‘브랜디드 콘텐츠’를 적용했다. 브랜디드 콘텐츠는 다양한 문화적 요소와 브랜드 광고 콘텐츠를 결합해 콘텐츠 안에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메시지를 녹여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소비자의 공감과 흥미를 통해 자발적 공유를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다.

 

이런 노력이 소비자 인식을 긍정적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에 따르면, 브랜디드 콘텐츠를 시청한 사람의 34%가 제품을 실제로 구매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에서 가장 많이 조회되는 영역 중 30%도 광고와 쇼핑 기능을 담은 비즈니스 계정이다.

 

‘브랜디드 콘텐츠’,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유통업계 중에서는 백화점이 인스타그램 활용에 적극적이다.

 

현대백화점은 브랜디드 콘텐츠의 하나로 지난해 선보였던 SNS 인플루언서(Influencer: 영향력 있는 개인)의 팝업스토어를 올해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당시 팝업스토어가 모두 목표를 10~20% 뛰어넘는 높은 매출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은 SNS 유명 패션 브랜드를 한데 모아 진행했던 ‘신세계 브랜드 서울’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한다. 신세계 브랜드 서울은 청담동, 한남동, 연희동 등에서 SNS를 통해 인기 있는 소셜 브랜드를 신세계 바이어들이 직접 섭외해 백화점 고객들에게 소개하는 행사다. 지난해 진행된 행사가 고객들에게 높은 관심을 끌자 매년 5월과 9월에 하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인플루언서의 일상과 콘텐츠를 고객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제작한 쇼핑 플랫폼 ‘네온(NEON)’을 오픈했다. 네온은 현재 남·여 의류 및 잡화, 화장품과 관련된 인플루언서 30여 명과 함께 약 1000개 기획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향후 100명 이상 인플루언서를 모은다는 계획이다.

 

홈쇼핑 업계도 인스타그램을 활발히 이용하고 있다. 현재 CJ ENM의 CJ오쇼핑 부문, GS홈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NS홈쇼핑 등이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쇼핑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 인플루언서와 협업한 콘텐츠도 꾸준히 만들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인플루언서 오프라인 편집 매장에 방문한 두 고객이 상품을 보고 있다. 사진 = 롯데백화점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솔직히 인스타그램의 쇼핑 기능 등이 수익구조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다”면서도 “내부적으로 회사를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는 분위기다.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제품을 알리고 구매까지 이끌어내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인스타그램은 제품에 대한 피드백이 빠르다는 장점도 있다. 고객이 사진과 영상에 누른 ‘좋아요’의 개수와 댓글을 통해 소비자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SNS 쇼핑의 피해 사례가 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SNS 쇼핑은 친근함과 신뢰로 시작하는 유통 경로다. 신뢰를 저버리면 바로 외면 당한다”라며 “최근 이와 관련해 여러 규제안들이 나오고 있다. 규제가 생길수록 SNS를 활용한 마케팅이나 유통은 점점 힘들어 질 수밖에 없다. 업계 모두가 자성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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