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김종휘)는 카메라를 통해 서울의 사회 문제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프로젝트 ‘엉뚱한 사진관’의 결과 전시 ‘몸집들이 프로젝트’를 11월 29일까지 시민청 시티갤러리에서 연다.
11월 17일 개막한 이 전시는 재단과 올림푸스한국의 협업으로 4년째 진행하는 프로젝트인 ‘엉뚱한 사진관’의 올해 결과물이다. 엉뚱한 사진관은 2015년부터 구직난, 1인 가구, 최저임금과 같은 무거운 이슈를 기발한 아이디어로 풀어내 눈길을 끌었다. 올해는 ‘서울메세나지원사업 스페셜트랙’으로 개편해 전년 대비 지원금이 상향됐고,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큐레이터와 선배 작가의 멘토링을 거쳐 완성도를 높였다. 서울문화재단 측은 “민관협력 예술 프로젝트에 매칭 지원금을 더하는 한국메세나협회의 ‘2018 지역특성화 매칭펀드’에 선정돼 예산을 증액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2016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서울 지역 지하·옥탑방 거주 청년’은 49만 4631명으로 서울 청년 인구의 21.6%로 나타났으며, 그 중에서도 ‘서울 1인 청년가구 주거 빈곤율’은 36.3%로 나타났다. 올해 엉뚱한 사진관 선정팀인 해몽중개사무소(김은지, 이가영, 최은지)는 청년의 정체성이 ‘지옥고’(반지하, 옥탑방, 고시원)로 상징되는 주거 조건에 갇혀 형성될 수밖에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이런 주거 조건에 저항하는 청년들의 메시지를 몸짓으로 표현하게 하고 이를 카메라에 담았다.
전시는 사진 속에 표현된 청년의 몸짓 뿐 아니라 그들의 주거공간의 다양한 구성 요소들을 전시 소품으로 활용한다. 각종 전등은 청년의 몸짓을 주목하게 하는 스포트라이트로 활용하고, 선풍기, 환풍기와 같은 소품은 ‘회전’을 모티브로 해 열악한 주거조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전달하고자 하는 청년의 역동성을 조트로프의 원리로 애니메이션처럼 표현한다.
옥탑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상을 전시장에 설치하고, 평상 위에 다양한 주거용품을 전시해 이를 올림푸스 카메라의 디오라마 기법으로 전시장 내벽에 실시간 중계하는 작품도 있다. 관람객은 이 중계를 보면서 옥상에서 시내를 내려다 볼 때 느끼는 시야를 경험을 전시장에서 할 수 있다.
전시 기간 중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매일 2회 진행하는 ‘몸집들이 조트로프 만들기’는 참여자가 자신의 동작을 연속 사진으로 찍은 후 이를 원통에 띠 형태로 부착해서 원통을 회전하면 움직이는 동작을 애니메이션처럼 볼 수 있는 조트로프를 직접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주말마다 3회씩 진행하는 ‘꿈을 굽는 엉뚱한 사진관’은 전시장 내부에 조성된 스튜디오에서 참여 시민이 자신의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안, 작가가 목소리를 녹음하고, 입 모양과 손짓을 촬영한다. 이것을 오디오 CD로 제작하고, 촬영된 사진을 CD 라벨로 만들어 CD 플레이어에 재생 시 회전하는 자신만의 CD를 감상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다시 들어보는 프로그램이다.
서울문화재단 김종휘 대표이사는 “비록 열악한 환경의 주거 조건에서 살고 있을지라도 자신의 꿈을 다양하게 표현함으로써 보다 주체성을 갖고자 노력하는 청년들의 모습을 응원한다”며 “계속해서 엉뚱한 사진관과 같은 프로젝트가 생겨 이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사회적 우정을 쌓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