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가 같은 공연을 여러 번 반복해 관람하며 뮤지컬 산업에 큰 영향을 끼치는 이른바 ‘회전문 관객’의 그 규모와 선호 공연 등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올해 1월 1일~9월 30일 인터파크에서 뮤지컬 상품 중 동일한 공연을 각기 다른 날짜에 3회 이상 예매한 관객들을 대상으로 집계했다.
올해 1~9월 인터파크를 통해 뮤지컬 공연을 예매한 예매자 수는 약 59만 8000여 명이었다( 이는 예매자 아이디 기준의 수치로 2인 이상 관객이 많기 때문에 실제 관람객 규모와는 다름 수치임을 밝힌다). 이 중에서 같은 공연을 3회 이상 반복해서 예매한 인원은 3만 8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를 비율로 따져 보면 전체 뮤지컬 관람 인원의 6% 가량을 회전문 관객으로 추정할 수 있다.
동일한 공연을 각기 다른 날, 3회 이상 예매한 관객 10명 중 1명은 한 공연을 10회 이상 재관람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기간 동안 관람횟수별로 살펴보니 동일 작품 3~9회 관람이 9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동일 작품 10~29회 사이가 9%였다. 특히 회전문 관객 중에선 30회 이상 공연을 본 관객 역시 150여 명에 달해 애정작품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남다른지를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올해 1~9월 같은 작품을 가장 많이 본 회전문 관객은 총 몇 회를 봤을까? 가장 많이 관람한 회전문 관객은 120회, 다음으로 꼽힌 회전문 관객은 75회에 걸쳐 한 작품만을 관람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위 5위까지는 모두 60회 이상 예매한 관객들로 뮤지컬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1등과 2등 관객의 선택과 3등과 5등 관객의 선택을 받은 작품이 각각 같은 작품으로 나타나 흥미롭다. 회전문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특정 작품이 존재한다는 것을 추측해볼 수 있다.
조사 기간 동안 무대에 오른 다양한 작품 중 회전문 관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상위권 작품들을 객석 규모에 따라 대극장과 중/소극장으로 나누어 순위를 집계한 결과 대극장 뮤지컬 부문에서는 국내 창작 뮤지컬인 ‘프랑켄슈타인’이 1위를 차지했다. 프랑켄슈타인은 메리 셸리의 동명 소설 원작의 창작 뮤지컬로, 류정한, 박은태, 민우혁, 카이 등 인기 배우들이 출연했다.
2위는 초연이자 창작뮤지컬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웃는 남자’가 올랐다. 박효신, 수호, 박강현 등 스타 배우들의 캐스팅과 170억여 원의 제작비를 들여 만든 블록버스터급 무대로 화제를 모은 이 작품은 예술의전당 객석 점유율 92%, 블루스퀘어 객석 점유율 93%를 달성하며 총 24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 외에도 오랜만에 국내 관객들을 찾아온 뮤지컬 ‘빌리엘리어트’와 ‘닥터지바고’, 한국인의 감성과 잘 맞는 ‘더 라스트 키스’, ‘노트르담 드 파리’, 여장남자 배우들의 흥 넘치는 무대로 즐거움을 선사하는 ‘킹키부츠’ 등이 회전문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중소극장 뮤지컬 부문에서 회전문을 부른 작품 1위는 2인극 ‘마마, 돈크라이’였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스스로 뱀파이어가 된 인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다수의 작품 팬을 보유하며 다섯 번째 시즌을 거듭한 바 있다.
이외에도 ‘스모크’, ‘인터뷰’, ‘배니싱’ 등 주로 2~3인이 출연하는 창작극들이 회전문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또한 10대들의 고민과 방황, 정체성 등 무거운 주제를 담은 ‘베어 더 뮤지컬’, 소설가를 동경하는 작가 지망생의 이야기 ‘팬레터’, B급 코믹호러 좀비 뮤지컬 ‘이블데드’ 등도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