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관장 직무대리 박위진)은 27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이하 청주관)를 개관한다. 청주관은 과천, 덕수궁, 서울에 이어 네 번째로 개관하는 국립현대미술관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12년 청주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옛 연초제조창을 미술관으로 재건축했다. 연초제조창은 광복직후인 1946년 설립 이후 2004년 가동 중단되기까지 청주시민의 삶의 터전이자 지역경제를 견인했던 청주의 산업시설이었다.
14년 동안 폐산업시설로 방치됐던 이곳이 약 2년 동안의 재건축과정을 거쳐 국립현대미술관의 주요 소장품을 수장·전시할 수 있는 미술관으로 재탄생했다. 공사비 총 577억원을 투입하여 연면적 1만 9855㎡, 지상 5층 규모로 건립됐으며 수장 공간(10개), 보존 과학 공간(15개), 기획 전시실(1개), 교육 공간(2개), 라키비움 및 관람객 편의시설 등을 갖춘 복합 문화공간으로 조성됐다.
중부권에 처음으로 개관하는 청주관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1300여점을 이전하고 이를 활용한 전시·교육·연구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그동안 출입제한 구역이었던 수장고와 보존과학실을 일반인에게 개방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청주관 개관을 계기로 이전한 대표 소장품들을 관람객이 직접 들어가 작품들을 둘러볼 수 있는 ‘개방 수장고’와 시창(window)을 통해 소장품들을 볼 수 있는 ‘보이는 수장고’ 등에 수장 전시하며 관람객들에게 공개한다.
1층 개방 수장고에는 백남준 ‘데카르트’, 서도호 ‘바닥’, 이불 ‘사이보그 W5’, 니키 드 생팔 ‘검은 나나’, 김복진 ‘미륵불’, 김종영 ‘작품58-8’, 송영수 ‘생의 형태’, 권진규 ‘선자’ 등 한국 근·현대 조각과 공예 작품이 수장 배치됐다. 보이는 수장고에는 이중섭 ‘호박’, 김기창 ‘아악의 리듬’, 박래현 ‘영광’, 김환기 ‘초가집’ 등이 배치된다.
전문가들의 공간인 보존 처리실도 개방해 ‘보이는 보존과학실’로 운영한다. 그동안 관람객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유화 보존 처리실, 유기·무기 분석실 등 보존전문 공간과 수복 과정을 공개해 전문가들의 미술품 보존 처리 과정에 대한 관람객의 이해를 높일 계획이다.
개관 특별전으로는 ‘별 헤는 날: 나와 당신의 이야기’가 27일부터 내년 6월 16일까지 5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강익중, 김수자, 김을, 임흥순, 정연두 등 작가 15명의 회화, 조각, 영상 등 미술관 소장품 23점이 전시된다.
개관 특별전에 이어 내년 하반기에는 ‘현대회화의 모험’ 전시가, 2020년 상반기에는 이중섭, 김환기 등을 선보이는 근대미술 걸작 전시가 각각 열릴 예정이다. 아울러 지역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및 지역미술관, 작가 레지던시 등과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할 계획이다.
전시와 함께 청주관에 특화된 미술관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어린이, 청소년, 성인 등 다양한 관람객 대상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개방 수장고, 보존 과학실 등 공간과 첨단장비, 전문 인력을 활용해 미술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지역 대학 등과 함께 힘을 모을 계획이다.
이 밖에도 조사연구를 위한 라키비움(Larchiveum, 라이브러리+아카이브+뮤지엄) 공간을 마련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수집한 역대 출판물부터 작가 파일, 싱글채널 영상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도서와 자료를 갖추고, 청주 지역 작가들은 물론 동시대 주요 작가들의 자료를 수집 및 정리, 기술해 내년 하반기부터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프랑스의 옛 기차역이 오르세미술관이 되고 영국의 화력발전소가 테이트모던 미술관으로 탈바꿈하면서 문화명소가 됐듯이, 옛 담배공장의 미술관으로의 변신은 주목할 만한 사례”라며 “청주 개관은 내년 개관 50주년을 맞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수도권을 넘어 전국적인 미술관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청주관은 지역민과 소통하는 미술관이자 청주를 비롯한 인근 지역사회의 문화생활을 책임지는 중심적 기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