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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상장 4사 2019년 과제 ④에어부산 한태근] 낮아진 수익성 개선해야 재역전 가능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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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28호 윤지원⁄ 2019.02.21 11:27:52

2016년 2월 15일 에어부산 본사에서 열린 홍보대사 재위촉식에서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이사(왼쪽)와 이대호 선수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에어부산)

2019년 저비용항공사(Low-cost carrier, 이하 LCC) 업계의 전망은 안개 속이다. 한동안 떨어지던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국토교통부가 국적 LCC의 신규 면허 심사를 추진하고 있는 데다 외국 항공사들까지 국내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어서다. 이에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LCC 업계 4개 상장사 대표이사들의 올해 경영 과제를 살펴봤다. 마지막은 에어부산의 한태근 대표이사 사장이다.


④에어부산 한태근 대표: 8년 흑자에도 순위 밀린 지역항공 설움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이사 사장은 아시아나항공에서 20년 이상 일하며 쌓은 서비스 전문가 경력을 바탕으로 2014년 에어부산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한 대표 부임 후 에어부산은 매년 평균 10%대 후반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에어부산의 최근 5년간 연 매출은 2014년 3510억 원, 2015년 3780억 원(전년 대비 7.7% 증가), 2016년 4430억 원(17.2% 증가), 2017년 5617억 원(26.8%), 2018년 6550억 원(16.6%)이었다.

한 대표 부임 전인 2013년 매출은 2779억 원이었으니 5년 만에 2.36 배 증가했다. 기존 1%대의 영업이익률은 한 대표 부임 이후 2014년 5.8%, 2015년 8.7%로 크게 올랐다. 자체 기내면세점을 운영하며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만든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8월에는 누적 탑승객 4000만 명을 돌파했다. 창사 9년 10개월 만으로, LCC 가운데 가장 짧은 시간에 이룬 기록이다.
 

에어부산 승무원이 기내에서 고객 눈높이에 맞춰 응대하는 모습. (사진 = 에어부산)


에어부산은 고객만족도가 높은 LCC로도 꼽힌다. 에어부산은 취항 초기부터 국제선 노선 무료 핫밀(hot meal) 기내식 제공, 사전 좌석 배정 무료, 여유로운 위탁 수하물 허용량 등 다른 LCC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세워 왔다. 아시아나항공 서비스본부장 출신인 한 대표의 서비스 철학에 따른 것이다.

그 결과 에어부산은 지난해까지 한국능률협회가 주관하는 KCSI(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 조사 LCC 부문에서 6년 연속 1위, 한국표준협회가 주관하는 KS-SQI(한국서비스품질지수) 조사 LCC 부문에서 3년 연속(총 4회) 1위, 컨슈머인사이트와 세종대 관광산업연구소가 공동 조사한 항공사 고객만족도 조사 LCC 부문에서 2년 연속 1위에 선정됐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지속적으로 좋은 대외적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에어부산의 서비스가 업계 최고 수준임을 공인받은 것"이라며 "좋은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서비스 개선과 혁신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진에어·티웨이항공에 역전 허용… 상장 우여곡절

에어부산은 거점인 김해공항에서의 탄탄한 입지를 기반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영남권 최대 수송 점유비를 차지하고 있지만, 경쟁 업체들보다 성장 속도에서 밀려 역전을 거듭 허용했다는 지적이 뼈아프다.

2014년까지는 2위 LCC 자리를 두고 진에어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경쟁했지만 2015년부터 간격을 크게 벌리며 멀어지는 진에어를 따라잡지 못했다. 2016년까지는 LCC 업계 3위를 지켜왔지만 2017년 티웨이항공에 역전을 허용했다.
 

김해국제공항. (사진 = 연합뉴스)


2017년 에어부산은 전년 대비 27%에 육박하는 나름 큰 폭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52.5%나 증가한 티웨이의 보폭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KOSPI) 데뷔(12월)도 티웨이(8월)보다 한 발 늦었고, 시가총액마저 티웨이(에어부산 공모 당시 기준 3969억 원)의 절반 수준인 2000억 원 수준에서 형성돼 자존심을 구겼다.

에어부산은 본래 2014년부터 기업공개(IPO)를 시도해왔다. 최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이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부산시와 일부 지역 기반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부산 기반 주주들은 에어부산의 IPO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가치를 좀 더 끌어올린 뒤에도 늦지 않는데 몸값을 낮춰가면서까지 서둘러 상장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다른 LCC들처럼 인천공항 취항이 선행돼야 한다는 요구였다. 인천 취항 노선 없이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거라는 우려에서 비롯된 요구다.

또한 만성적인 자본잠식에 시달리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재무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아시아나IDT와 에어부산 등 계열사의 상장 작업을 서둘렀지만, 또 다른 LCC인 에어서울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는 입장인 만큼 에어부산의 인천 진출에는 소극적일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에어부산은 2015년에도 IPO를 재추진했지만 그때도 같은 이유로 부산 지역 주주들의 반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에어부산이 지난 2017년 5월 22일 오전 김해공항 인근인 부산 강서구 대저동에 마련한 신사옥에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왼쪽 11번째),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이사 사장(왼쪽 10번째), 신정택 세운철강 회장(왼쪽 8번째) 등 주요 주주사 대표 및 임직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 = 에어부산)


‘반짝’하고 사라진 상장 효과

결국 에어부산은 지난해 연말에야 코스피에 상장할 수 있었다. 한 대표가 상장 후 인천국제공항으로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전함으로써 기존 반대 입장의 일부 주주들을 설득했다.

한 대표는 IPO를 앞두고 가진 기업설명회에서 “IPO를 하게 되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각 사가 ‘각자도생’ 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김해공항은 커퓨타임(Curfew Time: 야간 항공기 운항 통제 시간) 문제로 성장 한계에 도달해 수익성이 높은 인천발 노선 개척의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에어서울과 협력할 건 협력하고 경쟁할 건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적절한 시일 내에 인천에서 국내선을 먼저 띄우고 나서 국제선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에어부산의 코스피 데뷔 성적은 티웨이보다 나아 보였다. 상장 첫날인 지난해 12월 27일, 에어부산의 주가는 가격제한폭인 29.85%까지 급등했다. 3600원이던 당초 공모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이를 반영한 듯 시초가 4020원으로 시작해 5220으로 첫날 장을 마감한 것. 공모가랑 비교하면 45%나 상승한 수치다. 기분 좋은 스타트는 다음날도 기세를 이어가며 16.67%나 급등한 6090원까지 올라갔다.

에어부산은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신형 항공기 도입 및 자체 격납고, 훈련시설 확보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2022년 연매출 1조 3000억 원, 영업이익 1300억 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내세웠다.

하지만 아쉽게도 데뷔 효과는 빨리 사라졌다. 상장 직후에는 유통 주식이 부족해 에어부산의 주가가 급등했지만 LCC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새해 첫날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한번 떨어지기 시작한 에어부산의 주가는 좀처럼 반등할 줄 몰랐다. 기관투자가는 물론 외국인 투자자도 물량을 쏟아냈다. 다른 LCC 종목들도 하향곡선을 그렸지만 모두 1% 대에 그친 반면 에어부산의 낙폭은 유달리 컸다. 상장 2주만에 5000원대 이하로 떨어졌고, 2월 7일에는 한 차례 4500원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에어부산 임직원들이 2017년 6월 1일 20번째로 도입한 에어버스 A321-200 기체 앞에서 안전 운항 기원 행사를 가졌다. 왼쪽 아홉 번째가 한태근 대표. (사진 = 에어부산)


8년 연속 흑자지만 영업이익 계속 줄어

에어부산은 현금성 자산이 충분하기 때문에 상장을 통한 당장의 자금유입이 절실했던 입장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그보다는 상장을 통한 브랜드 가치 제고 효과에 더 기대를 걸고 있으며, 올해 항공기 운용리스에 대해 새로운 회계기준이 적용되기 전에 상장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에어부산은 지난해까지 8년 연속 흑자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한 대표 부임 이후 4년 동안 LCC 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내실 있는 항공사로 여겨진다.

하지만 영업이익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걸린다. 에어부산의 영업이익은 2015년 359억 원에서 2016년 358억 원, 2017년 345억 원으로 조금씩 줄다가 지난해에는 203억 원으로 전년대비 41.2%나 감소했다. 지난해 매출이 16.6% 늘어나 역대 최고액인 6547억 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영업이익 하락폭은 더욱 크게 여겨진다. 당연히 4개 상장 LCC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이었다.

에어부산 측은 지난해 영업이익 하락에 대해 "유가상승과 환율상승으로 인해 매출원가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다른 모든 국적항공사가 안고 있던 공통된 변수이기도 했다. 같은 조건에서 에어부산의 결과가 가장 안 좋게 나온 것. 참고로 제주항공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겨우 0.1% 감소하는 데 그쳤다.
 

에어부산 항공기. (사진 = 에어부산)


부가서비스 확대 및 신기종 도입으로 반격 나서

그간 에어부산은 유료서비스 매출이 업체 평균보다 적어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부가서비스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지난 1월 에어부산은 무상 기내식을 없애고 유상 기내식 메뉴의 가짓수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취항 초기부터 다른 LCC와 차별된 서비스로 호평 받던 무상 핫밀 기내식을 포기한 것으로, 고객의 반발이 뒤따르지만 영업이익 유지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김해공항 거점의 지방 항공사라는 점도 경쟁에서는 부담스러운 점이다. 진에어와 티웨이의 급성장을 따라잡지 못한 것도 중앙무대에서 비껴나 있던 한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에어부산은 인천공항 진출은 물론 항공기의 기종 변경을 통한 수익성 개선과 차별화된 노선의 적극적인 개발에도 더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티웨이가 계획 중인 장거리 노선 진출에 의한 차별화는 에어부산이 쓸 수 없는 카드다. 장거리는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이 주력하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에어부산은 일본, 동남아 등 중단거리에 더욱 집중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사인 티웨이가 보잉 B737-맥스8을 새로 도입한 것과 달리 에어부산은 2019년부터 에어버스 사의 최신형 항공기인 A321 NEO LR을 도입한다.

A321 NEO의 최대 운항거리는 B737맥스보다 조금 짧지만 대신 기체가 조금 더 커 적재 중량, 좌석 수 등에서 유리하다. 같은 노선에서라면 경쟁사보다 수익성 면에서 유리하다.

에어부산의 기존 항공기보다는 연비와 최대 운항거리가 높다는 장점도 있다. 장거리는 과감히 포기하더라도 중장거리 노선에서는 경쟁력이 충분하다.

때마침 국토교통부는 중장거리 노선인 부산~싱가포르와 인천, 부산~울란바토르 노선의 운수권을 2월 중 배분할 예정이다. 국토부 제재를 받고 있는 진에어를 제외한 5개 LCC 모두 이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에어부산도 두 노선 모두 신청하고 경쟁에 참여했다.
 

에어부산은 지난 1월 4일 오후 5시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청사에서 한태근 대표이사 사장(왼쪽 여섯 번째)와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LCC 최초 부산~싱가포르 노선 부정기편 취항식 행사를 가지고 첫 운항을 시작했다. (사진 = 에어부산)


에어부산은 운항권을 따내기 위해 지난 1월부터 이 노선에 부정기편을 띄우기 시작했다. 안정적인 부정기편 운항 실적이 국토부에 긍정적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 노선의 예약률은 98%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지역 내 잠재 수요가 충분하다는 것은 입증된 셈이다.

부산~울란바토르는 2016년부터 주 2회 정기편을 운항해 왔다는 점에서 에어부산이 경쟁사들보다 유리하다. 이용자 편의 측면에서도 에어부산이 운수권을 배분 받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들 노선을 운용하면서 실제 수익을 거두기 위해서는 중장거리용 항공기 보유가 반드시 필요하다. 기존 항공기로 이 노선을 운행하기 위해서는 좌석을 30석 이상 줄이는 등의 임시조치를 통해 비행거리를 늘여야 하는데, 이는 수익성 면에서 효과적이지 않다.

국토부의 운수권 배분 심사 결과는 이달 26일이나 27일 쯤 발표될 전망이다. 에어부산은 이 운수권을 따내고 나면 신기종 2대가 도입되는 올해 4분기부터 본격적인 운항에 나선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부가서비스 유료화가 시행되며, 특히 10월과 12월에 신기재 항공기인 에어버스 Neo LR 항공기 도입으로 싱가포르 등 중거리 노선 취항이 가능해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 지난 기사 보기

[상장 LCC 4사 2019년 과제]

① 제주항공 이석주 사장: 새 항공기 대금 5조원 조달 방법은?
② 진에어 최정호 대표: 악재 속 연임-경영정상화 이뤄낼까?
③ 티웨이항공 정홍근 대표: '장거리로 차별화' 달성하려면 수익성 회복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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