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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KT&G, 외로운 방어전…전자담배 전국시대

몰려오는 외국기업들 줄줄이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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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30호 이동근 기자⁄ 2019.03.11 09:47:13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궐련형 전자담배가 진열돼 있다.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이동근 기자)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자담배 시장이 아이코스, 릴, 글로의 3파전에서 쥴, 죠즈 등 신제품의 출시로 전국시대에 돌입하고 있다. 전체 담배 시장의 약 10%에 육박하는 전자담배 시장이 후발주자들의 출현에 따라 어떻게 바뀌어 나갈지 시장 변화를 전망해 본다.

궐련형전자담배가 전체 담배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가는 가운데, 새로운 업체들이 신제품을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 전체가 요동치고 있다.

지난달 기획재정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담배 판매량은 34억7000만갑으로, 2017년(35억2000만갑)보다 1.5% 감소했다. 하지만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3억3000만갑으로 전년(7900만갑)보다 320% 증가했다. 소비자가격(4500원)을 감안하면 1조4850억원대 시장이 형성돼 있는 셈이다.

전체 담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 2.2%에서 지난해 9.6%로 상승했다. 흡연자 10명 중 1명은 궐련형 전자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전자담배 시장은 필립모리스(제품명 ‘아이코스’)와 KT&G(제품명 ‘릴’),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BAT, 제품명 ‘글로’) 3사가 경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정확한 점유율은 알 수 없으나 가장 먼저 시장을 선점한 아이코스가 약 50~60%의 시장을, 2017년 8월 ‘글로’를 출시한 BAT가 약 5~10%, 2017년 11월 ‘릴’을 출시한 KT&G(케이티앤지)가 약 30~40%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같은 시장에 최근 출사표를 던진 회사는 미국 쥴 랩스와 일본 죠즈다.

업계에 따르면 쥴 랩스는 올해 지난해 12월 한국법인 쥴랩스코리아유한회사를 설립하고 관련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했다. 이 회사의 제품은 액상형 전자담배인 ‘쥴’인데 USB 형식이며, 미국 전자담배 시장에서 약 72%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기업 속속 도전장 “왜”

궐련형이 시장 전반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전자담배 시장에서 액상형인 쥴이 정식으로 시판되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지방세법에 따르면 일반 궐련담배에 붙는 세금은 갑당 3323원, 궐련형 전자담배는 갑당 3004원이지만 액상형 전자담배는 갑당 1693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 내에서는 니코틴 함량 3%와 5% 제품이 시판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법상 판매가 허가된 ‘2% 이내’라는 기준을 맞추기 위해 쥴 측이 신제품을 새로 내놓아야 한다는 점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니코틴 함량을 바꿀 경우 담배의 맛 자체가 바뀔 수 있어서다.

참고로 니코틴 2% 이상의 혼합물을 판매하려면 ‘유해화학물질 영업허가’를 따로 받아야 한다. 현재 쥴 측은 오는 6월, 니코틴 함량을 1% 미만으로 낮춘 국내용 제품을 출시할 전망이다.

궐련형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얼마나 액상형을 선택할지도 미지수다. 현재 국내에는 액상형 제품이 다수 출시돼 있지만 기존 담배와는 맛과 향이 크게 달라 큰 시장을 형성하는데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죠즈 역시 조만간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제품라인 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죠즈는 지난해 6월 일본에서 론칭한 전자담배기기 브랜드로 대용량 배터리, 가벼운 무게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죠즈는 이미 지난달 전자담배 기기인 ‘죠즈20’를 국내에 출시한 바 있다.

다만 죠즈의 출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쥴에 비해서는 적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자담배는 한번 사면 계속 사용하는 ‘기기’와 소모품인 ‘스틱’이나 ‘액상’으로 나눠지는데, 죠즈는 소모품인 자체 스틱을 출시하지 않아 호환이 가능한 필립모리스의 ‘히츠’ 시리즈나 KT&G의 ‘핏’ 시리즈를 사용해야 한다. 즉, 죠즈는 기기 시장에만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특별한 고장이 없는 한 기존 아이코스 기기 유저나 릴 기기 유저가 기기 자체를 바꾸는 경우는 적기 때문에 한동안 죠즈는 소위 ‘얼리아답터’들이나 새로 전자담배를 구입하려는 유저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유일한 토착기업 ‘고군분투’

이같은 시장 변화에 가장 기민하게 대처하는 회사는 유일한 국내사인 KT&G다.

KT&G는 출시 초기부터 한번 스틱을 사용한 뒤, 추가 충전이 필요한 아이코스의 단점을 극복하고, 간편한 일체형 구조와 가벼운 무게, 연속 사용이 가능한 점을 장점으로 내세워 전자담배 유저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 결과 출시 전 사전예약 물량 1만대가 조기 완판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으며, 출시 100여일 만에 2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한동안 릴에 필립모리스의 ‘히츠’ 스틱을 사용하는 것이 유행할 정도로 기기 자체의 출시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참고로 KT&G 측은 ‘히츠’ 스틱을 릴 시리즈에 사용하는 것을 권하고 있지 않으며, 고장시 자사의 스틱이 아닌 제품을 사용한 것이 확인될 경우 AS를 보장하지 않는다.

KT&G는 이에 힘입어 지난해 5월, 자체 청소 기능을 탑재하고 몇 가지 단점을 개선한 ‘릴 플러스’를 출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이어 작은 크기의 ‘릴 미니’까지 시장에 내 놓아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혔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액상형의 장점을 수용한 ‘릴 하이브리드’까지 출시했다. 이 제품은 출시 2개월만인 지난달 29일, 누적판매량 10만대를 돌파했다. KT&G는 기존 가열식 전자담배 대비 연무량이 향상되고, 특유의 찐맛이 감소했으며, 외부에서 낮은 온도로 가열해 청소가 간편해졌다는 점을 ‘릴 하이브리드’의 장점으로 어필했다.

현재 점유율 1위인 필립모리스도 지난해 10월 신제품인 ‘아이코스 3’, 연속흡연이 안되는 점을 개선한 ‘아이코스 3 멀티’ 등을 출시, 변해가는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초기에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을 점유하면서 소비자들이 아이코스의 스틱인 ‘히츠’에 익숙해 졌다는 점은 앞으로도 장기간 장점으로 꼽힌다.

아직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았지만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 메쉬 액상 제품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제품은 영국에만 출시 됐는데, 같은 액상전자담배 계열인 쥴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이코스 3’는 여전히 기기와 충전기 분리형이라는 단점을 그대로 계승했으며, 가열부가 블레이드 형식이어서 맛 측면에서는 우수하지만, 손상되기 쉽다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이밖에 BAT도 지난해 7월 ‘글로2’를 출시하고, 스틱 ‘네오’ 제품을 확대 출시하며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글로는 서라운드 히팅 방식으로 담배잎을 직접 가열하지 않으며, 기기가 깔끔하게 유지된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히며 매니아 층을 유지하고 있다.

KT&G 관계자는 CNB에 “시장이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어 꾸준히 모니터링하며 이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도 신제품들이 출시되더라도 전자담배 시장 자체가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키움증권 박상준 연구원은 “액상형 전자담배 쥴이 출시되더라도 KT&G의 고객 이탈률은 낮을 것”이라며 “쥴의 신규 고객 가운데 기존 KT&G 고객의 비중이 50%를 넘는다고 가정해도 시장 점유율 하락에 따른 주당 순이익(EPS) 하락률은 5%를 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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