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아트는 전통과 현대를 오가는 작업을 선보여 김병종 작가의 전시를 3월 14일~4월 7일 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지난해 서울대학교 동양화 교수직에서 정년 퇴임한 후, 전업 작가의 길에 들어선 이래 처음 열리는 개인전이다.
그동안 작가는 ‘생명의 노래’, ‘바보 예수’ 연작을 통해 서구적인 소재를 한국적으로 재해석하는 실험적인 작업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송화분분’의 연작 중에서도 근래에 제작한 신작들을 공개한다.
작가는 따뜻한 춘삼월, 봄날이 되면 흩날리는 송홧가루를 화폭에 그대로 담아냈다. 그에게 송홧가루는 시작, 끝, 근원을 의미함과 동시에 세상에 남아 있는 넋을 상징하기도 한다. 즉, 작가는 바람에 흩날리는 송홧가루를 새로운 시작을 품은 ‘씨앗’이라는 근원에, 그리고 명을 다해 바람에 따라 세상을 떠도는 넋에 비유한 것. 이번 전시는 그가 그린 봄날의 송홧가루로 가득 메어진다. 닥종이 위에 흩뿌려진 송홧가루와 물감의 마티에르, 더불어 특유의 소박한 형상들의 조화를 선보인다.
본 전시에 중점적으로 전시되는 ‘송화분분’ 연작은 ‘생명의 노래’ 작업의 연장선이다. 그의 초기 연작에서도 등장하는 전통적인 매체 닥종이와 먹은 ‘송화분분’ 연작에서도 사용됐으며 여기에 추가로, 그는 실제 송홧가루를 작업의 재료로 사용하기도 했다.
최근 작가는 구상의 형상이 있던 기존에 작업을 발전시킨 전면 추상을 새롭게 전개했다. 작가는 어린아이와 꽃과 같은 소박한 형상들이 완전히 제거하고 오로지 물성만이 남은 화면을 완성했다. 또한 작가는 전통적인 산수를 배경으로 화면 가득히 채워 넣은 ‘춘산’(2018), ‘추산’(2018)작업을 처음 선보이기도 했는데, 이 작업들은 역시 가까이에서 보면 산의 형상이 뚜렷하지만 한 발자국 물러나면 선과 점으로만 남는다. 이렇듯 작가는 재현적이면서도 비재현적인, 추상과 구상을 넘나드는 다각적인 작업을 선보인다.
가나아트 측은 “소박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김병종의 회화에는 우리의 정서가 담겨 있고, 우리의 삶이 담겨 있다”며 “이번 전시는 작가가 자신의 삶 가까이에 있는 한국적인 것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과 이전의 작업에서 확장된 새로운 연작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