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앤탐스 파드점에서 김한울 작가의 개인전 ‘조그맣게 반짝이는’이 4월 30일까지 열린다.
작가는 태어나서 28년 동안 자란 사당 5동에 불었던 재개발 바람 현장에서 직접 느꼈던 감정들을 토대로 작업을 이어 왔다. 점점 집은 공사 준비로 부서졌고, 사람들은 떠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다시 찾아와 돌을 주워가는 등 각자 자신이 존재했던 공간의 소중함을 추억하는 기리는 사람들의 행위를 목격했다.
이 행위가 작가의 그림에서는 사람들이 집을 떠나고 남은 존재들, 즉 돌을 나르는 너구리, 집을 지키는 미어캣과 집 주위를 나는 새 등 동물들로 인해 행해졌다. 그리고 이 동물들에게 제사장 같이 가면과 모자를 씌워 소중한 것을 지키는 행위를 하나의 의식으로 승화시키며 집 또한 신화적인 장소로 탈바꿈시켰다.
이번 전시에서도 조그맣지만 그 존재감을 반짝이는 소중한 존재들이 그림을 채운다.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들과 이를 배웅하는 듯 지상에서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식물들, 꽃과 나무 사이 눈을 뜨고 자신을 바라보는 이들에게 눈인사를 하는 듯한 너구리, 식물들 사이 한가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고양이 등 그림 속 화면 하나하나가 평온하다.
각자의 자리에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존재들의 모습은 꼭 거창하지 않아도, 화려하지 않아도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소중하다는 듯 말을 건네주는 것 같다. 그 모습에 정감이 가고 포근함도 느껴진다. 조그맣게 반짝이는 존재들의 이야기가 팍팍하고 지친 현대인의 마음에 위로를 전한다.
한편 김한울 작가는 제3회 CNB저널 커버작가 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국민아트갤러리, 키스갤러리, 대안공간 눈 등에서 전시를 가졌으며 그림책 ‘안녕, 우리들의 집’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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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안녕, 우리들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