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작이 김세한 작가 초대전을 4월 11~23일 연다. ‘도시 사랑을 비추다’를 주제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작가의 데뷔 10년간의 결산 전시회이자, 문화체육관광부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전속 작가제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열린다.
2009년 도시야경을 발표한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 10여 년 동안 추구해 온 도트 시리즈의 새로운 시도들이 담긴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2009년부터 고층 건물과 전광판 미디어 조형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다양한 형태의 불빛을 3호 붓과 원색의 아크릴 물감을 사용해 독창적인 표현 방법으로 창작해 왔다. 정형화된 도트를 통해 도시의 구조물을 그리기보다 구조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다채로운 조명들을 입체적인 채색 기법으로 보여준다. 2011년까지는 높은 산에서 도시 전체를 조망하면서 한강, 남대문, 해운대 등 야경이 아름다운 유명 장소를 부각시켰다.
2012년부터는 도시의 전광판이나 외벽에 빛나는 조형물에 영감을 받아 팝아트 거장들의 작품을 일부 차용해 재창조하는 방식을 선보였다. 권정화 갤러리작 대표는 “팝아트 예술가들이 삶에서 건져 올린 이미지들을 예술로 만들었듯이 작가도 우리에게 친숙한 팝아트의 대표적 이미지들을 그의 작품 속으로 녹여내며 단지 야경의 아름다운 실루엣뿐 아니라 관객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어 “로버트 인디애나의 러브를 통해 사랑의 이미지를, 로메로 브리토의 작품을 통해서 흥겨움과 행복을,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을 통해서는 슬픔과 행복을, 키스헤링을 통해서는 즐거움을 함축적으로 전해주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작가는 롯데타워에서 바라본 넓어진 시야를 통해 야경 작업을 다시 시작했다. 팝아트 야경과 더불어 불빛을 확대한 비구상 형태의 작품도 새롭게 선보인다.
권정화 대표는 “도트 작업은 평면적 단조로움을 극복하는 실험적 표현이 돋보이지만 수십 만 개의 점을 찍어야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는 고단한 여정”이라며 “작가는 대도시라는 환경에서 비롯되는 인간 소외와 고독감의 근원을 불빛이 따뜻한 작품을 통해 치유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점을 찍어나갔다. 작가는 인간이 만든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사랑을 담았다”고 밝혔다.
김세한의 작품에 대해 대구에서 비평 활동을 하고 있는 장미진 씨는 “한국의 대표적인 네오팝아티스트”라고 평한 바 있다. 네오팝은 일상성의 예술이라는 지극히 계몽적인 화두로 시작했지만, 인용과 복제라는 후기 산업사회의 존재 방식을 고스란히 예술에 반영함으로써 기존의 미학의 질서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권정화 대표는 “작가의 작업은 기존의 팝아트를 세련된 감각과 새로운 표현으로 발전시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