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뜰리에 아키는 ‘돈 콜 잇 어 컴백(Don’t Call it a Comeback)’전을 5월 3일~6월 4일 연다. 이번 전시에는 본인이 추구하는 미적 방향 안에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갑빠오, 권대훈, 이승구, 차승언 작가가 참여한다.
전시 타이틀인 ‘돈 콜 잇 어 컴백’은 90년대를 풍미한 미국의 래퍼 LL 쿨 J의 노래 제목으로, ‘돌아왔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수년간 이 자리를 떠난 적이 없다’라는 당찬 의미를 가진다. 한결같은 노력과 자신만의 분명한 색을 갖고 꾸준히 작업해 온 작가들의 이야기에 주목하는 차원에서 지어진 제목이다.
먼 산을 바라보고 있거나 뚱한 표정으로 옅은 미소를 짓고 있는 작품의 갑빠오 작가는 대학에서 사회학을 공부하다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다시 미대에 진학해 도예의 길로 접어들었다. 자신의 길을 새로이 찾아 굳건한 심지를 지키는 그는 흙을 재료로 한 도예 작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희로애락을 이야기한다.
기억 속에 각인된 찰라, 순간을 담아내는 권대훈 작가는 조각 위에 명암과 색채를 그려낸다. 탈 캔버스화를 지향하는 방식과는 반대로 3차원의 입체에 2차원적인 요소를 접목시켜 차원의 발전보다는 기억 속 장면을 재현하는 것에 목적을 둔 작가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리얼리즘보다는 순간의 기억에 가깝게 다가가고자 표현된 회화는 관람객의 유사한 경험들을 떠올리게 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상하이 전역에 많은 설치 작업으로 주목받은 이승구 작가의 캐릭터 띵구는 작가 내면의 표현이자 어린 시절의 별명이기도 하다. 작가 이름에서 비롯된 띵구라는 별명으로 어린 시절의 순수하고 귀여운 모습을 담고 있다. 반면, 불테리어 종의 모습을 한 형태는 인간의 이기에 의해 교배돼 사회화가 잘 돼 있지만 야생적이고 투쟁적인 면모가 충돌하는 면에서 사회의 압박 속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어 하는 인간을 대변한다.
아트 센트럴 홍콩 2019 당시 프로젝트 섹션에서 국내 유일 선정 작가로 대형 설치 작업을 선보인 차승언 작가는 한국과 서구의 근대 추상 회화를 직조의 방법으로 표현하며 뒤엉킨 과거를 야기한다. 색실을 계산해 넣어 무늬를 만들며 캔버스를 짜고, 그 위에 페인팅 하는 작업방식은 시간과 과정을 겪지 않으면 이루어 낼 수 없는 수공예적 노동의 이미지를 통해 과거에 너무 빨리 정의 내려진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탐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