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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 금융, 초기지만 여러 시도 이어져

금감원 ‘독려’ … KB·신한·하나·우리 등 성과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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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42호 옥송이⁄ 2019.06.21 15:18:38

금융업계가 '지속가능 금융'을 주목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기후변화·미세먼지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환경을 생각하는 곳에만 투자를 해야 한다’는 ‘녹색 금융’ 개념을 넘어 인류의 행복과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는 ‘지속가능 발전’에 대한 논의가 국제사회에서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정부 주도로 ‘지속가능 금융’이 조금씩 언급되고 있다. 사회적 책임을 금융권에 부여한다는 ‘지속가능 금융’의 국내 현황을 살펴보았다.

녹색금융 넘은 ‘지속가능 금융’
UN, 불평등 등 개념까지 추가


지속가능 금융은 지난 2015년 UN이 결의한 ‘지속가능 발전목표’(국제사회가 달성해야 하는 빈곤·기아 퇴치, 경제 성장, 불평등 감소, 기후변화 대응 등 인류 공동의 17개 목표) 달성에 직·간접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금융서비스·상품 및 관련 제도와 시장체제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수익성 등과 같은 재무적 이익뿐만 아니라 사회적·환경적 가치를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을 일컫는다.

지난 14일,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금융감독원이 지속가능·기후금융 관련 국내 금융권의 인식 제고 및 대응을 위해 개최한 ‘지속가능·기후금융 제1차 스터디’에서 “최근 금융권의 기후변화 대응 및 사회적 책임과 관련하여 지속가능·기후금융에 대한 국제적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으며 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환경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어 이와 관련한 금융의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4일 금융권의 지속가능·기후금융 관련 인식 제고를 위해 ‘지속가능·기후금융 제1차 스터디'를 개최했다. 사진 = 연합뉴스 


이 같은 움직임이 있기 전부터 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은행 등 시중 주요 은행들도 지속가능금융에 대한 관심을 보이며 의미 있는 움직임을 보여주기도 했다.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4월 ‘CDP Climate Chanage’에서 환경과 관련된 공로를 인정받았다. KB금융그룹은 2년 연속 ‘탄소 경영 섹터 아너스’에 선정됐고, 신한금융그룹은 5년 연속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에 편입되며 금융권 최초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는 전세계 금융투자기관들이 주요 기업에 기후변화·물·산림자원 등 환경과 관련된 정보공개를 요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나 대출 등에 반영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다.

KB 측은 환경에 미치는 금융의 영향력을 고려해, 환경 관련 금융상품 및 채권을 발행한 것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KB맑은하늘’ 금융상품 패키지를 출시했다. 종이통장 미발행, 대중교통 미션 수행 등 고객이 미세먼지 저감 노력을 하면 우대이율과 함께 대중교통·자전거 상해 관련 보험 서비스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은 지난 3월 'KB맑은하늘' 금융상품 패키지를 출시했다. 사진은 기념식에 참가한 허인 KB국민은행장(왼쪽부터), 조명래 환경부 장관,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이다. 사진 = KB국민은행 


지난해에는 ‘외화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지속가능채권은 환경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 투자를 펀딩 목적으로 하는 채권을 일컫는다. 이 외에도 녹색 성장 기업에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수익금 일부를 녹색 성장 관련 협회에 기부하는 대출 등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KB금융은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통합사옥을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친환경건축물로 조성해 에너지 및 온실가스 배출량 절감에도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일찍이 금융의 사회적 가치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 2015년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최초로 ‘사회책임경영위원회’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기후변화와 저탄소 경제 전환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담아 2030년까지 녹색산업에 총 20조 원을 투자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20% 절감하는 탄소경영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시중은행 최초로 ‘적도원칙’ 프로세스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적도원칙은 대규모 개발사업이 환경 훼손이나 해당 지역에 인권침해와 같은 환경 및 사회문제를 야기할 경우 해당 프로젝트에는 자금지원을 하지 않는 금융회사의 자발적인 행동협약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2015년부터 '사회책임경영위원회'를 설립하고,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엔환경계획 금융부문(UNEP FI) 글로벌 라운드테이블' 행사에 참여한 뒤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은 온실가스 감축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정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달성한 바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2025년 목표 대비 57%, 2040년 목표 대비 21%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성공했다. 관계사 KEB하나은행은 올해 1월 6억 달러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월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최초로 2000억 원 규모의 원화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국내 주요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며, 5년 만기 연 2.04% 고정금리다. 우리은행은 이번 채권발행으로 마련한 자금을 재생에너지 사업 대출·투자, 10인 이하 중소기업지원대출 등의 용도로 사용할 계획이다.

글로벌 지속가능 금융 투자 ‘증가’
한국은 아직 초기, 채권 발행 위주


이처럼 국내 금융업계가 사회·환경적 가치 개선에 힘쓰는 ‘지속가능 금융’에 주목하는 이유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세계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온실가스 감축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정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달성했다. 사진은 KEB하나은행 본사. 사진 = 옥송이 기자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지속가능 금융 투자규모는 지난 2014년 18조 3000억 달러(약 2경 1663조 원)에서 지난해 30조 7000억 달러(약 3경 6342조 원)로 1.7배 증가했다. 특히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전세계 그린본드 발행규모는 지난 2013년 126억 달러(약 15조 원)에서 이듬해 888억 달러(약 105조 원) 규모로 7배 이상 증가했다.

국제적 추세에 따라 국내 금융업계의 지속가능금융 참여도 요구되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유엔환경계획금융부분 대표 에릭 어셔가 한국을 방문했고, 올해는 G20지속가능금융 공동의장 마이클 쉐런이 한국을 방문해 참여를 독려했다.

한국의 지속가능금융 투자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금융사들의 경우 친환경·그린산업 관련 채권발행을 중심으로 지속가능금융을 전개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이 4억 5000만 달러, 신한은행 2000억 원, KEB하나은행 6억 달러, 우리은행 2000억 원 규모의 지속가능금융 관련 채권을 발행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월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최초로 2000억 원 규모의 원화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사진 = 연합뉴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국제적 독려는 물론, 국내 미세먼지 현안 등 기후와 환경 관련 이슈가 있어 환경·사회적 책임에 힘쓰는 금융업계의 지속가능금융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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