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가, 미술평론가로 활동 중이며,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에 재직 중인 저자가 현대미술을 주제로 한 책을 펴냈다. 저자는 “오늘날 글로벌 컨템포러리 아트 장에서 벌어지는 온갖 사건들을 접하노라면, 머지않은 미래에 들이닥칠지도 모를 문명사적 파국을 예감하기에 모자람이 없을 지경”이라며 “글로벌 현대미술이 편승하는 경제는 ‘먹는 것, 마시는 것, 또는 냄새 맡는 것에 중독된 사람들’의 경제이자 그런 사람들이 만든 ‘병든 세계의 경제’”라고 현실을 짚는다.
그는 이어 “글로벌 현대미술 시스템은 시장에 맡기면 사람들의 합리적인 판단의 결과로 예술의 창의성과 시민의 향유권이 신장될 거라는 재앙적인 가설 안에서 작동하고 있다. 시장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문제는 문명의 다른 발명품들처럼 시장도 자신의 믿음이 어떻게 배신되고 있는지조차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 자신의 발명품을 통제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똑똑하지 않은 사람들이 그것의 동일한 운영 주체라는 데 있다”고 꼬집는다.
또한 “이 책은 그럼에도 여전히 작동하는 예술이라는 신화의 진실과 마주하고, 더 늦기 전에 방향 전환의 실마리를 마련하고자 하는 시도의 일환”이라며 “문제의 원천과 해결의 실마리를 자신의 외부에서 찾는 한, 또 다른 폭력으로 다가설 수 있을 뿐이다. 원인도 해결의 실마리도 존재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는 이 지점이 재앙의 시대와 현대미술이 만나는 지점”이라고 주장한다.
심상용 지음 / 1만 5000원 / 옐로우 헌팅 독 펴냄 / 17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