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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카드업계, 가을이 보릿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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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48호 손정호 기자⁄ 2019.09.02 10:52:22

카드업계는 수수료 인하 여파로 상반기 실적이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거듭된 수수료 인하로 인해 소폭 감소가 선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4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카드사 최고경영자 간담회 모습.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손정호 기자) 카드업계는 올해 상반기에 수익이 둔화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8개 전업 카드사(KB국민·롯데·신한·현대·삼성·BC·우리·하나카드)는 상반기 당기순이익 958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시기에 비해 0.9% 줄어든 수준이다. 단, 카드사 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카드는 상반기 순이익 121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57.4% 증가했다. 작년 4분기에 정규직 200명을 줄였는데, 이로 인해 올해 상반기 인건비가 감소한 것이 실적 효과로 작용했다. 여기에다 마케팅 비용도 줄였으며, 대형마트인 코스트코와의 독점계약으로 시장은 넓혔다.

BC카드는 순이익 786억원으로 10.9% 성장했다. BC카드는 합작법인인 미뜨라 뜨란작시 인도네시아(Mitra Transaksi Indonesia·MTI) 지분(49%)의 매각예정이익 151억원이 반영돼 성장세를 기록했다. MTI는 BC카드가 인도네시아 만디리은행과 함께 만든 합작사로, 현지 정부의 정책이 바뀌어 철수할 예정이다.

반면 신한카드는 순이익이 2713억원으로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3.8% 줄었다. 카드와 할부금융, 리스 등 대부분 사업부의 수익이 늘어나 매출은 1조9130억원으로 2.7% 증가했다. 충당금적립액이 증가해 순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카드는 순이익이 19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줄었다. 코스트코와의 독점계약을 현대카드에 빼앗겼지만,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반으로 비용 효율화를 달성해 그나마 선방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카드도 순이익이 6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줄었다. 정원재 사장이 기획부터 디자인, 마케팅까지 진두지휘한 ‘카드의 정석’ 시리즈가 흥행에 성공해 400만장 판매를 돌파했고, 이 영향으로 유효회원이 전년 동기보다 26만명 증가했지만 전체적인 실적은 현상유지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외 카드사들은 수익이 많이 줄었다. 전년동기에 비해 KB국민카드는 순이익이 1461억원으로 13.3%, 롯데카드는 478억원으로 12.5%, 하나카드는 337억원으로 34.7% 감소했다.
 

카드업계는 하반기에 카드 수수료 인하 부담이 더 커지면서 수익성이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사업 다각화와 특화카드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4월 서울 금용노조 회의실에서 열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카드사 노조 관계자들의 입장 발표 모습. 사진 = 연합뉴스

몸집 줄이고 사업 다각화 나서

카드사들의 하반기 전망은 상반기보다 더 어둡다.

우선, 수수료 인하 부담이 눈앞의 악재다. 가맹점 수수료는 지난 1월 31일부터 연매출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의 경우 2.05%에서 1.4%로,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는 2.21%에서 1.6%로 하락했다. 상반기에는 약 5개월 정도 이 수수료 인하 영향이 포함됐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온전히 손실분을 반영해야 한다.

신규 가맹점에 대한 비용도 있다. 올해 초 카드 가맹점으로 새롭게 등록한 곳들은 매출 정보가 없었다. 이에 따라 평균 수수료율이 적용됐다. 하지만 신규로 등록한 곳이 수수료 인하가 적용되는 중소 가맹점으로 확인되면, 차액의 수수료를 돌려줘야 한다.

대형 가맹점과의 수수료 협상도 문제다. 카드사들은 올해 초부터 대형 가맹점과 수수료 협상을 해왔는데, 결과에 따라 인하가 결정되면 이 역시 수익에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하반기에는 카드업계의 수익 저하가 상반기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CNB에 “최근 들어 정부는 지속적으로 카드 수수료를 내려왔다”며 “현재 정부의 정책이 카드사에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익이 증가할 수 없는 구조가 만들어져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카드사들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점포와 카드모집인, 마케팅 등 고정비용을 줄이는 노력은 하반기에도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화카드로 고객을 잡으려는 노력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카드업계에서는 업체의 상호와 로고를 카드 플레이트에 표시한 PLCC(상업자표시 신용카드)가 증가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이마트와 함께 ‘트레이더스 신세계’, 현대카드는 ‘코스트코 리워드’, 신한카드는 ‘11번가 제휴’, 하나카드는 ‘에어부산 1Q 쇼핑 플러스’를 내놓고 있다. 소비자들이 카드를 많이 사용하는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 항공사들과 직접 손을 잡아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수익구조 다각화 노력도 진행될 전망이다. 카드사들은 수수료가 줄어듬에 따라, 비카드 부문의 수익을 늘려왔다. 자동차 할부금융, 보험과 여행, 렌탈 등 중개수수료 등이 바로 그것. 여기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빅데이터 등의 서비스를 추가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온라인쇼핑과 스마트폰 결제시스템 관련 기술 등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다음달 6일 여신금융협회 회장과 8개 전업카드사 CEO들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을 만나기로 했다. 카드업계는 현재 업황과 애로사항을 전달하며, 부가서비스 변경 허용과 빅데이터 활용 확대 등 규제 개선을 제안할 예정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CNB에 “삼성카드의 경우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려고 했다”며 “하지만 정부의 규제 개선이 없으면 카드업 외의 미래지향적인 사업을 시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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