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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자율주행차 글로벌 선두권 도약 위한 광폭행보

美 ‘앱티브’와 4.8조원 규모 합작법인 설립 이어 기술 스타트업 지속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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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54호 윤지원⁄ 2019.10.15 09:14:49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자율주행차 시장 선점을 위한 광폭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용 소프트웨어(SW) 업체로 평가받는 미국의 앱티브(APTIV)와 함께 총 40억 달러 가치의 합작법인을 50대 50 지분으로 공동 설립하는 본 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2024년 자율주행차 본격 양산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아울러 이달 초에는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의 송창현 대표가 설립한 자율주행 TaaS(ATaas, autonomous transportation-as-a-service) 스타트업 기업인 ‘코드42’에 기아자동차가 선도 투자자로 참여, 150억 원을 투자한 데 이어 지난 10일 현대자동차는 미국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솔루션 업체인 네트라다인에 전략적 투자를 감행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지난 2017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현대차의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를 탑승한 채 여유있게 자율주행 기능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 = 현대자동차)


현대차, 자율주행분야 지속 투자

현대차그룹은 수년 전부터 자율주행 부문에 과감하고 폭넓은 투자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

현대차는 2017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아이오닉 기반의 자율주행차로 라스베이거스 도심 주야 자율주행 시연에 성공한 바 있으며, 지난해 2월에는 넥쏘와 제네시스 G80에 자율주행 4단계 수준의 기술들을 탑재, 서울-평창 간 190km 고속도로 자율주행 시연을 성공한 바 있다. 또 8월에는 화물 운송용 대형 트레일러로 의왕-인천간 약 40km 구간 자율주행 기술 구현에 성공하는 등 기술적 성취를 이뤄 왔다.

이뿐만 아니라 자율주행과 관련해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들과도 과감히 손을 잡아 왔다.

자율주행차의 ‘두뇌’라 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통합 제어기와 센서 개발을 위해 미국 인텔(Intel) 및 엔비디아(Nvidia)와 협력하는 한편, 중국의 바이두(Baidu)가 주도하는 자율주행차 개발 프로젝트인 '아폴로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현대차 정의선 수석부회장(오른쪽)과 오로라의 크리스 엄슨 CEO가 지난해 CES 2018에서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를 배경으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 = 현대자동차)


아울러 고성능 레이더(Radar) 전문 개발 미국 스타트업 '메타웨이브', 이스라엘의 라이다(Ridar) 전문 개발 스타트업 '옵시스', 미국의 인공지능 전문 스타트업 ‘퍼셉티브 오토마타’ 등에 전략 투자했고, 미국의 미래 모빌리티 연구기관인 ACM(American Center for Mobility)의 창립 멤버로, ACM이 추진 중인 첨단 테스트 베드 건립에 500만 달러(약 56억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또 지난 6월에는 미국 자율주행기술 전문 기업 '오로라(Aurora)'에 전략투자하고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지난 7월에는 현대모비스가 러시아 최대 IT기업 얀덱스(Yandex)와 공동 개발한 자율주행 플랫폼을 공개하고, 러시아 전역에서 로보택시를 시범 운영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이번 앱티브와의 합작법인 설립은 현대자그룹의 자율주행부문 투자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CES 2018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앱티브의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lyft가 주행하고 있다. (사진 = aptiv.com)


앱티브, 자율주행 기술력 글로벌 톱클래스

앱티브는 제너럴모터스(GM)의 계열사였던 세계적 차량 부품업체 '델파이'로부터 2017년 12월분사한 차량용 전장부품 및 자율주행 전문 회사로, 차량용 전기, 전자장비를 비롯해 ADAS,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시스템, 커넥티드 서비스 등 전자 및 안전 관련 등 전장부품 공급을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다.

최근 오토모티브뉴스가 발표한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부품 공급사 순위에서는 20위를 기록했지만, 차량용 전장부품만 공급하는 업체 순위로는 세계 선두권이다.

최근에는 자율주행 관련 사업을 핵심 사업 분야로 삼고 2015년과 2017년 자율주행 유망 스타트업으로 꼽히던 '오토마티카(ottomatika)'와 '누토노미(nuTonomy)'를 인수하는 등 자율주행 개발 역량을 강화해 왔다.

그 결과 앱티브의 순수 자율주행 분야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2019 내비건트 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앱티브는 현재 세계자율주행차 종합 순위에서 구글의 웨이모, GM의 크루즈, 포드에 이어 4위에 랭크되어 있고, 순수 자율주행기술 순위에서는 포드에 앞선 3위로 평가받는다.

업계에서는 자율주행 전문 기업들이 주로 무난한 교통환경에서 기술을 구현하는 반면, 앱티브는 복잡한 교통과 열악한 기후나 지형 등 난도가 높은 상황에서 대처 능력이 뛰어나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여러 업체가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비가 내리는 날에 운행한 업체는 앱티브가 유일했다.
 

현대자동차의 자율주행 수소전기차가 지난해 자율주행 시연을 선보이면서 GPS 수신이 어려운 터널 구간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 = 현대자동차)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기술력 ‘15위→4위’ 도약

현대차그룹은 현금 16억 달러(한화 약 1조 9100억원) 및 자동차 엔지니어링 서비스, 연구개발 역량, 지적재산권 공유 등 4억 달러(한화 약 4800억원) 가치를 포함 총 20억 달러(한화 약 2조 3900억원) 규모를 출자하며, 앱티브는 자율주행 기술과 지적재산권, 700여 명에 달하는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인력 등을 합작법인에 출자한다.

합작법인은 양측이 지분 50%를 동일하게 갖고 이사회 동수 구성 등 공동경영 방식의 체계를 갖춘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을 계기로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기술 부문에서 쟁쟁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 가운데 선두권으로 단숨에 뛰어오르게 됐다. 앞서 언급한 내비건트 리서치의 세계 자율주행기술 종합 순위에서 현대차그룹은 2017년 10위에 랭크됐으나 지난해와 올해는 15위로 평가됐다.

이중 상위권 완성차업체로는 2위에 GM(크루즈), 3위에 일찌감치 인텔과 협업해 온 포드 등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으며, 6위 폭스바겐그룹, 7위 다임러-보쉬, 9위 도요타, 10위 르노-닛산-미쓰비시, 11위 BMW-인텔-피아트크라이슬러, 12위 볼보-베오니어-에릭슨-제누이티 등이 현대차그룹보다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앱티브는 델파이에서 분리되기 전부터 2017년 9위, 지난해 7위에 이어 올해 4위로 빠르게 상승했다. 글로벌 판매량 기준 5위의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가 앱티브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면 그 시너지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너럴모터스 크루즈 자율주행 테스트차량. (사진 = GM)


자동차업체+ICT기업 등 글로벌 합종연횡

이번 현대차그룹의 투자액 20억 달러(약 2조 4천억 원)는 그룹 역사상 외부 업체에 투자한 사례 중 가장 큰 액수로 연산 30만 대 규모의 해외 공장을 2개 이상 건설할 수 있는 규모다. 당장의 생산 역량을 높이기보다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선도 업체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로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통적 자동차의 수요 감소가 뚜렷해지면서 자율주행의 투자를 대폭 늘려온 흐름과도 부합한다. 다만, 현대차그룹의 투자 비용이 경쟁사들과 대비해 적으면서도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더 크다.

상위권에 포진한 제너럴모터스(GM)는 2016년 10억 달러에 크루즈 오토메이션을 인수했고, 이후 증자 등을 거쳐 지금까지 총 22억 달러를 투자했다. 혼다는 지난해 GM과 손잡고 크루즈에 7억 5천만 달러를 투자했고 향후 12년간 2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포드는 2017년 약 10억 달러를 투자해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인 아르고 AI를 인수했다. 도요타는 지난해 실리콘밸리에 자율주행 전문 연구소를 설립하고 2020년까지 1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며 이어 우버에도 투자했고, 소프트뱅크와 모넷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또한, 다임러는 2017년부터 보쉬와 협업을 시작했고 올해는 BMW와 손잡았다. BMW 역시 2016년부터 인텔과 협업을 선언한 이후 올해는 중국 텐센트와 자율주행 플랫폼 공동개발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왼쪽)과 앱티브 케빈 클락 CEO가 지난달 23일(현지 시각) 뉴욕에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하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 = 현대자동차그룹)


신설법인, ‘개방형 협력’으로 신속한 개발 환경 기대

한편, 앱티브는 자율주행용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보유한 선두권 업체이면서도 그동안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부터 지분 투자 등 적극적인 협업 구도를 갖추지 않아 왔다는 점에서 현대차 그룹과의 파트너쉽에 의한 상승 효과가 더욱 기대된다.

기존 글로벌 자율주행부문 기업간 합종연횡이 대개 자동차 업체가 ICT 기업을 인수하거나 소수 지분을 확보하는 형태였던 것에 비해 이번 현대차그룹과 앱티브는 50대 50의 공동 운영체계를 갖춘다는 점도 차별화된 특징이다.

완전 인수는 타 업체에 대한 기술 폐쇄성으로 환성이 부족할 수 있고 소수 지분 확보는 자동차 업체가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사실상 한계가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현대차그룹과 앱티브의 합작법인은 글로벌 자율주행 생태계와 적극적으로 연대할 수 있는 협업 시스템을 마련, ‘개방형 협력 구조’를 갖춘다는 방침으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 공급 기회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며 다양한 업체들과의 협업 과정에서 더욱 신속하고 광범위한 기술 테스트 기회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자율주행 개발 경쟁은 누가 우군을 더 많이 확보해 다양한 환경에서 더 많은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신설법인과의 우선적 협력을 통해 현대·기아차에 최적화된 플랫폼을 더욱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이번 합작법인 설립 결정과 관련해 “"자율주행 기술을 오는 2022년 말쯤 완성차에 장착해 시범운행에 들어가고 2024년에는 본격적으로 양산하는게 목표"라고 밝혔다. 또한, "성능뿐만 아니라 원가의 측면에서도 만족스러워야 한다"면서 "우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SW) 솔루션이 뛰어나다면 다른 완성차 메이커들에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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