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의 매출 실적 상승세가 다소 주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불매운동의 반사이익이 거의 없었던 셈이다. 영업이익은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엔진 품질 이슈가 반영된 탃이다. 양사가 24일 발표한 잠정영업실적(연결 기준)을 CNB저널에서 들여다보았다.
3분기 매출, 현대차 전년 동기 대비 10.4%↑·기아차 4.0%↑
현대자동차의 올해 3분기(7~9월) 매출은 26조 9689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기(26조 9664억 원)과 거의 차이가 없는 수치이며, 전년 동기(24조 4337억 원) 대비 10.4%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3785억 원으로 전기(1조2377억원) 대비 69.4% 줄었고, 전년 동기(2889억 원) 대비 31.0% 증가했다.
3분기 누계(1~9월) 매출액은 1조 2377억 원으로 전년 동기(71조 5821억 원) 대비 8.9% 증가했고, 같은 기준 영업이익은 2조 4411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 9210억 원) 대비 27.1% 증가했다.
기아자동차의 올해 3분기 매출은 15조 895억 원으로 전기(14조 5067 억원) 대비 4.0% 상승했고, 전년 동기(14조 743억 원) 대비 4.2% 올랐다. 동기 영업이익은 2915억 원으로 전기(5336억 원) 대비 45.4% 하락했고, 전년 동기(1173억 원) 대비 148.5% 늘었다.
3분기 누계 매출액은 42조 405억 원으로 전년 동기(40조 6966억원) 대비 3.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조 4192억 원으로 전년 동기(7755억 원) 대비 83.0% 증가했다.
양사 모두 매출액은 전기 대비해서는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꽤 오른 것이며, 3분기 영업이익의 경우 전기에 비해서는 큰 폭으로 줄었으나, 전년 동기에 비하면 오히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판매량을 보면 현대차는 3분기 총 110만3362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 감소한 수치다. 내수 시장에선 전년 동기 대비 4.7% 줄어든 16만3322대를, 해외는 1% 감소한 94만40대를 판매했다.
기아차는 같은 기간 총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한 69만 1151대를 판매했다. 내수 시장에서는 4.3% 증가한 13만 2447대, 해외에서는 0.2% 감소한 55만 8704대를 판매했다.
양사의 매출량과 차량 판매대수를 비교하면 단가가 전년 동기 대비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해외의 경우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성장 폭은 둔화 … 일본 불매 운동 반사이익 없어
3분기 매출을 2018년 1분기~2019년 2분기 매출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다소 꺾인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경기가 악화 됐다고 하지만 호재도 있었기에 현대·기아차 측에서는 아쉬운 결과다.
양사는 지난해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1%, 11.9% 증가하며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그 이후 성장 폭은 크게 둔화 됐으며, 현대차는 지난해 3분기와 올해 1분기, 기아차는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역 성장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분기에 현대차는 12.4%,기아차는 16.6%의 증가율을 일궈내며 분석 기간 중 가장 높은 기록을 냈다. 하지만 다시 3분기에 접어들며 각각 0.0%, 4.0%의 증가율을 각각 기록하며 성장률이 둔화됐다.
올해 3분기의 경우 지난해와 달리 일본 불매운동이 호기로 작용하지 못했다는 점도 드러났다. 일본이 무역제제를 시작함에 따라 시작된 일본 불매 운동은 지난 7월부터 시작됐었다. 따라서 불매운동으로 인한 반사이익이 어느 정도 기대됐었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놓은 9월 자동차산업 동향(잠정치)에 따르면, 렉서스·토요타·혼다·인피니티·닛산 등 일본차 5개 브랜드의 판매 대수는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 6월에는 3946대였지만, 7월 2674대, 8월 1398대, 9월 1103대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특히 9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9.8% 급감한 것이다.
하지만 3분기 매출에 거의 변화가 없었다는 것은 일본차 구매 예정 고객이 마음을 돌렸다고 해도 현대·기아차를 선택하지는 않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일본차 구매 고객층이 국산차 구매 고객층과는 달랐다는 것이다.
영업이익은 크게 줄었는데, 현대차 측은 쎄타2 GDi 엔진 집단소송에 따른 리콜 등 품질 비용이 반영된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기아차도 같은 상황으로 보인다.
쎄타2 엔진은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2~2.4L 가솔린 직분사 엔진이다. 2015년 미국에서 이 엔진을 장착한 차량이 소음·진동을 일으키거나 주행 중 시동 꺼짐, 화재 등 사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 11일 현대차그룹은 쎄타2 엔진에 대한 평생 보장 등 품질 비용으로 현대차 6000억 원, 기아차가 3000억 원 등 총 9000억 원이 소요될 것이며, 3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상반기까지 성장을 견인한 국내 시장의 판매 감소와 인도 시장의 수요 급감 등으로 도매 판매가 감소했지만 SUV 중심의 제품 믹스 개선, 인센티브 축소,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효과 등으로 매출액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글로벌 무역 갈등, 주요 지역의 정치·경제적 불안정이 지속되며 전체적으로 시장 수요가 침체되는 등 어려운 경영여건이 이어졌지만 고수익 신차 판매 확대 및 믹스개선과 함께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 영향 등에 힘입어 경영실적이 개선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