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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법인일송학원 47년 사회공헌 역사 ②] 소외층 화상치료로 시작해 세계적 화상치료센터로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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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57호 윤지원⁄ 2019.10.29 09:23:08

학교법인일송학원 사회공헌사 '보이지 않는 따뜻한 울림'. (사진 = 윤지원 기자)

학교법인일송학원이 1971년부터 시작한 사회공헌활동을 총망라하는 ‘학교법인일송학원 사회공헌사 ‘보이지 않는 따뜻한 울림’’(이하 ‘울림’)을 출간했다.

‘울림’에는 학교법인일송학원(이하 일송학원) 산하 한림대 의료원, 한림대,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한림성심대학교, 복지관 및 복지센터 6곳 등 의료기관-대학-복지관이 삼위일체가 되어 1971년부터 2018년까지 시행한 사회공헌활동의 방대한 역사가 기록되어 있다.

일송학원은 국내외 의료 혜택으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무료 진료 봉사, 의료 봉사와 사회복지를 결합한 체계적인 종합복지 등 광범위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쳐 왔다. 그 중에도 화상 치료와 관련한 적극적인 전문 서비스는 비견할 만한 사례가 없이 독보적이다.
 

화상외과 화상연구소의 진료 모습. 책 본문 302페이지. (사진 = 한림대의료원)


모두가 꺼리는 화상 치료에 적극적으로 나서

한강성심병원은 1986년 3월 화상치료센터를 개설해 국내 최초로 화상 전문 치료기관이 되었다. 고 윤덕선 일송학원 명예이사장이 화상 환자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가진 것은 1971년 한강성심병원 개원 초기부터다. 병원이 위치한 영등포 일대에 많은 공장이 있기 때문에 산업재해에 대응한다는 취지에서 외과 산하에 화상치료실을 설치해 운영해 왔는데, 약 15년 만에 과감한 투자로 시설과 장비, 인력을 크게 강화해 화상치료센터로 개편한 것이다.

화상은 치사율도 높고 치료가 까다롭고 어렵다. 환자는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의료진은 그만큼 스트레스를 받는다. 치료에 성공해 생명을 구한다 한들 원상태로 복구되지도 않는다. 병원에서 화상치료는 소위 ‘3D’(Dirty, Difficult, Dangerous)로 통한다. 치료하기 힘들고, 냄새도 지독하며, 다루기가 어려운 병종이었다.

1970~1980년대는 안전에 관한 기술도 낙후되어 있었고 사회적 인식도 약했다. 도시 빈민이 모여 사는 곳, 영세한 공장이 집중된 곳에서는 크고 작은 화재 사고가 빈번했다. 화상치료 전용의 시설, 장비 및 진료 체계를 갖춘 전문 치료기관이 꼭 필요했지만, 진료 요구량에 비해 수익성이 낮았기에 대다수 병원은 화상 환자에 대해 적극적인 진료를 제공하지 못했다.
 

1986년 3월 18일 화상센터 개원을 알리는 경향신문 기사. 책 본문 153페이지. (사진 = 한림대의료원)


새로 개설된 한강성심병원 화상치료센터는 피부은행을 비롯해 치료실, 중환자실, 미생물실, 재활의학실, 격려실 등 화상환자 치료를 위한 집중적인 시설을 마련했다. 실리콘 베드, 워터 탱크, 특수 냉장고 등 당시의 첨단 의료 장비를 모두 갖추었는데, 특히 실리콘 베드는 상처 부위 감염을 획기적으로 예방하며 상처 치유 및 전신 감염 예방에 탁월한 특수 침대였다.

이후에도 국내 최초로 화상환자용 고압산소치료기를 도입해 설치하고, 1988년에는 로렌스 미들톤 주한 영국대사로부터 중환자실용 클린존매트를 기증받는 등 전문적인 시설을 계속 확충해 나갔다.

기술적인 발전도 거듭했다. 1998년에는 죽은 사람의 피부를 특수 처리한 ‘알로덤’과 인조 합성 피부인 ‘인테그라’ 등을 중증 환자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고, 2003년에는 심한 화상을 입은 어린이 화상환자에게 부모의 피부를 이식하는 수술을 국내 최초로 시도해 성공적인 치료 결과를 보기도 했다.
 

KAL기 801편의 추락 사고로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된 화상 환자. 책 본문 207페이지. (사진 = 한림대의료원)


국내 최고 화상 치료 전문 기관으로 거듭나

1986년 4월 28일, 시위 도중 분신자살을 기도한 두 명의 서울대학생이 한강성심병원으로 왔다. 서울대병원과 연세대 부속 세브란스병원을 거쳐, 결국에는 119구급차에 실려 한강성심병원으로 오게 되었다. 시위 학생들이 병원에 몰려와 집회를 열고, 경찰이 대거 출동해 대치하는 긴장된 상황이 이어졌다.

결국, 한 명은 치료 5일 만에, 다른 한 명은 치료 29일 만에 숨을 거뒀지만 이 일로 한강성심병원은 언론에 자주 노출되며 대중에게 화상 치료 전문 병원으로 유명해졌다. 이후에도 큰 사고와 재해가 벌어지고, 화상 환자가 발생하면 한강성심병원이 주목받았다. 환자 수는 점점 늘어 1993년부터는 연평균 1000여 명의 화상 환자가 찾았다.

1997년 8월 6일. 대한항공 항공기가 괌 공항 착륙을 앞두고 산악지대에 추락해 229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부상을 당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추락 후 대피 과정에서 비행기에 발생한 화재로 생존 승객은 대부분 화상을 입었다. 괌 현지에 급파된 사고 조사반과 의료진은 생존자 29명 중 중화상자 18명을 국내로 긴급 호송할 것을 결정했다.

보건복지부는 한강성심병원을 비롯해 김포공항에서 거리가 가까운 병원 등 6개 의료기관에 비상 대기를 요청했다. 8월 8일 새벽, 파견됐던 의료진과 중화상 환자 8명이 도착했다. 한강성심병원에 4명, 국립의료원에 3명, 인하대병원에 1명이 각각 나뉘어 입원했고, 9일에는 한강성심병원에 5명이 추가로 이송됐다. 환자들은 대부분 빠르게 회복되었고, 나중에 피부 이식 수술을 받을 정도로 좋아졌다.
 

한강성심병원 화상전문응급의료센터 출범식. 책 본문 299페이지. (사진 = 한림대의료원)


이처럼 한강성심병원 화상진료센터의 명성은 갈수록 높아졌다. 명성만큼 실력도 뛰어났다. 화상환자 생존율은 국내 최고였으며, 65% 화상 중환자도 살려낼 수 있었다. 전문 인력과 장비 및 시설, 경험과 노하우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한강성심병원은 2006년 보건복지부로부터 국내 유일의 화상전문 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됐고, 2015년에는 화상전문병원으로 지정되면서 화상전문응급의료센터와 화상전문병원을 동시에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화상 특성화 병원이 되었다.

사정 어려운 화상 환자에 폭넓은 후원

화상은 치료도 어렵지만, 생명을 건진 후에도 평생 환자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치료 후에도 영구 장애를 안고 살게 되는 경우도 많아 일상의 삶으로 복귀하는 것조차 쉽지 않고, 화상 흉터를 바라보는 세상의 편견과 그에 따른 차별도 큰 벽이 된다. 특히 안면 부위 등 남들에게 보이는 부분에 남는 큰 화상 흉터는 환자 스스로를 위축되게 하는 등 정신 건강의 문제와 직결된다.

화상 치료도 비용이 많이 들지만, 특히 흉터를 줄일 수 있는 성형 치료는 대부분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치료비가 매우 비싸다. 게다가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화상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화상 치료비의 상대적 부담은 더 커진다. 그래서 화상 환자 중에는 치료나 재활을 포기하려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한강성심병원은 치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화상 환자들에 대한 지원과 치료를 받은 뒤 정상적인 삶으로 복귀하는 것을 돕는 데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화상환자후원회 로고. (사진 = 한림대의료원)


한강성심병원은 1994년 결성된 화상환자들의 자조 모임인 ‘한울회’나 1999년 결성된 화상 절단 환자의 재활 모임 ‘디딤돌’ 등 환자들의 모임을 지원했다. 특히 디딤돌과 한강성심병원은 어려운 처지의 화상 환자들을 돕기 위한 ‘화상 환자 후원의 밤’ 행사를 연말마다 개최하고 있다.

어려운 환자를 돕고자 하는 마음은 병원 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 2003년 120여 명의 한강성심병원 직원들은 비영리단체인 화상환자후원회 설립을 주도했다. 병원장이 후원회장을 맡고 사무실도 병원 사회사업과에 두고 활동을 시작했다. 화상환자후원회는 지속적으로 발전해 2008년 사회복지법인 한림화상재단 설립으로 이어졌다.

해외 화상 환자들에게도 뻗은 손길

한림화상재단은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과 함께 필리핀, 베트남, 몽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저소득 국가의 화상환자들을 무료로 순회 진료했다. 그 과정에서 상태가 심각한 환자들은 국내로 초청해 수술하기도 했다. 이러한 내용을 전해 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기업 사우디 아람코는 한림화상재단에 세 차례에 걸쳐 20만 달러씩 총 60만 달러를 기부했다.

아람코의 후원금은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이 2013년 5월 국내 최초로 화상병원학교를 개교하는 데 큰 보탬이 됐다. 화상은 치료 기간이 길어 초중고등학교 학생인 화상환자는 학업을 중단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초중고생 화상환자들이 교육청에 신고하고 화상병원학교에서 사이버교육을 이수하면 특수교육진흥법에 따라 출석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2018년까지 화상병원학교가 운영한 심리 및 놀이지원 프로그램은 1831회에 달하고, 전체 이용자 수는 1만 2755명이나 된다.
 

2010년엔 베트남 화상 환자 4명을 초청해 수술해줬다. 책 본문 340페이지. (사진 = 한림대의료원)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과 한림화상재단은 2016년 12월 국내 최대 사회복지 공모 사업인 ‘나눔과 꿈’에서 선도적 복지 모델화 사업 부문에 선정되어 3년간 총 5억 원을 지원받게 됐다. 이에 따라 화상 경험자의 건강한 삶을 위한 맞춤형 복지 프로젝트를 개발해 시행하고 있으며, 화상 사고로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화상 유가족들을 위한 회복 프로그램인 ‘두 번째 가족-화상 유가족 모임’도 개최했다.

국내 최고의 화상센터를 운영한 노하우는 해외에서도 빛을 발했다. 2007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이라크의 전후 복구와 재건을 위한 원조 사업의 범위를 의료 부문까지 확대했는데, 한림대학교의료원은 바그다드 화상센터 건립과 나자프 이동진료팀 구축 사업 파트너로 함께 했다. 또한, 이라크 의료진을 초청해 2개월 간 ‘화상센터 운영자 양성 과정’ 연수도 진행하는 등 국내외에서 전문적인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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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법인일송학원, 47년 사회공헌 역사 ①] 종합복지의 기틀 잡은 一松 윤덕선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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