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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셜' 디자인·서비스 확대로 장애 장벽 허문다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GS25, 제품 및 서비스에 점자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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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56호 옥송이⁄ 2019.10.29 17:48:24

일부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장애가 장벽이 되지 않도록 점자 서비스 및 유니버셜 디자인을 제공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아모레퍼시픽의 점자 표기 상품. 사진 = 아모레퍼시픽 


점자는 또 하나의 언어다. 비장애인들이 한글을 읽듯,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점자가 세상을 읽어나가는 글자다. 하지만 시중에서 점자 도입 제품이나 서비스를 찾기는 쉽지 않다. 혹여 있더라도 시각장애인의 선택권은 존중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캔 음료에 구분 없이 ‘음료’라고 표기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그러나 일부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장애가 장벽이 되지 않도록 점자 서비스 및 유니버셜 디자인을 제공하고 있는 기업들을 살펴본다.

아모레퍼시픽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 행보

아모레퍼시픽은 장애 유무에 상관없이 평등한 제품 사용을 목표로 ‘유니버셜 디자인’ 보급에 힘쓰고 있다.

이른바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으로 불리는 유니버셜 디자인(universal design)은 장애, 성별, 나이, 언어 등으로 인해 생활에서 제약받지 않도록 돕는 보편적 설계를 뜻한다. 장애인이나 어린이들도 타기 쉽게 계단을 없애고 차체를 낮춘 지상 버스, 왼손잡이도 사용 가능한 가위 등이 대표적인 유니버셜 디자인 적용 사례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09년부터 제품 용기에 유니버설 디자인을 사용하고, 적용 범위를 점차 넓히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려, 미쟝센, 일리윤 브랜드의 총 68개 제품에 점자 혹은 돌기 표기로 시각장애인도 쉽게 샴푸, 린스, 바디 제품을 구분할 수 있도록 했다.
 

일리윤은 컴포트 레스트 라인 제품의 용기 라벨에 제품명 전체를 점자로 표기하는 대신 ‘바디워시’, ‘바디오일’, ‘방향제’ 등 제품 유형을 점자로 표기했다. 사진 = 아모레퍼시픽


미쟝센은 2009년에 에센셜 데미지케어 라인의 제품을 시작으로 용기 뒷면 상단에 ‘샴푸’와 ‘린스’를 점자로 표기하고 있다. 려는 샴푸 용기 측면에만 돌기를 적용해 시각장애인들이 제품을 잡았을 때 샴푸와 린스를 쉽게 구분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였다.

일리윤은 컴포트 레스트 라인 제품의 용기 라벨에 제품명 전체를 점자로 표기하는 대신 ‘바디워시’, ‘바디오일’, ‘방향제’ 등 제품 유형을 점자로 표기해 시각장애인들이 빠르게 제품을 구분하고 사용하도록 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모레는 지난 2009년부터 제품에 점자 및 돌기를 새겨왔고, 남녀노소, 장애 유무에 상관없이 누구나 제품을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을 지속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 생활용품에 ‘점자 스티커’ 보급

LG생활건강은 점자 도입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지난 23일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과 ‘생활용품 점자 스티커 공동보급’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다.

이 사업은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의 공익사업 ‘생활점자스티커 보급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공동 수행한다.
 

(왼쪽부터)박헌영 LG생활건강 상무와 이병돈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 대표가 지난 23일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에서 '생활용품 점자스티커 공동보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 LG생활건강 


LG생활건강과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은 △시각장애인의 어려움과 불편함을 공감하며 자립적인 소비생활을 지원하고 △시각장애인 소비자의 의견과 정보를 반영하는데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샴푸, 로션 등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생활용품에 붙이는 점자·문자 겸용 스티커를 제작, 보급한다. 생활용품의 경우 용기 모양이 유사해 시각장애인이 잘못 사용해 피해 입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양측은 샴푸와 린스, 세안, 로션, 스킨, 바디, 치약, 클린저 등 8가지 점자스티커를 개발하고 다양한 제품에 사용할 수 있도록 ‘선택 조합형’으로 구성했다. 가령 ‘바디’와 ‘로션’을 각각 따로 붙여 사용할 수 있고, ‘바디로션’으로 함께 붙여 사용할 수 있다. 또 기존 점자스티커와 달리 문자도 병기해 저시력자도 제품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박헌영 LG생활건강 상무는 “생활용품은 개인의 공간에서 필요한 생필품으로 시각장애인도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며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GS리테일, 전국 점포로 ‘점자 안내문’ 부착 확산 … “차별 없이 편의점을 이용할 수 있도록”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전개한다.
 

한 시각장애인 고객이 GS25 매장 내 전자레인지에 부착된 점자안내문을 읽고 있다. 사진 = GS리테일 


GS25는 전국 총 230개 지점을 ‘GS25 시각장애인 점자 배려점포(이하 시각장애인 배려점포)’로 운영한다. 포항 전 지역 86개 점에 이어, 전국에 있는 시각장애인 시설 42개의 반경 1km(도보 30분) 내에 있는 144개 점을 우선 선정했다.

시각장애인 배려점포는 고객들이 이용하는 주요 편의시설 및 제품에 점자 안내 스티커를 부착하고, 일반 고객의 인식개선을 위한 배려 안내 포스터를 비치할 예정이다. 10월 말부터 순차적용되며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GS25 측은 실제 사용자인 시각장애인 입장에서 표준규격에 맞는 정확한 점자 안내문을 제공하기 위해 포항에 위치한 사단법인 경북 시각장애인연합회의 도움을 받아 수차례 테스트를 거쳤다. 특히 이 과정에서 패션과 뷰티에 관심이 많은 20대 시각장애인 고객의 의견을 반영해, GS리테일의 H&B(헬스앤뷰티)스토어 랄라블라 수유점을 테스트점포로 선정했다.

오는 11월 초까지 건강식품, 비타민, 바디용품, 헤어제품, 마스크팩, 선케어 등의 카테고리별 점자 안내문을 매장에 부착하게 된다.
 

한 시각장애인 고객이 랄라블라 수유점에서 점자안내문 관련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 GS리테일 


이로써 GS리테일은 전국 50만 명에 이르는 시각장애인과 저(低)시력자 고객들이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일반 고객들에게도 사회 약자들과 소외계층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시연 GS리테일 사회공헌 담당자는 “포항지역 GS25에서 최초로 시작된 점자 안내문 부착 활동이 실제 시각장애인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어 전국적으로 확대 운영된다”며 “앞으로도 GS리테일은 모든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활동들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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