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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부터 발끝까지 친환경 … KEB하나은행 플레이스원 가보니

태양광 충전, 얼음 녹여 냉방하는 빙축열 시스템 등 에너지 절감 탁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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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57호 옥송이⁄ 2019.10.31 17:00:06

KEB하나은행 '플레이스원' 전경. 사진 = 옥송이 기자 


‘필(必) 환경’ 시대. 환경 문제가 일상의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되면서 도시를 구성하는 건축물도 달라지고 있다. 비바람을 ‘극복’하는 기존 콘크리트 외벽 대신, 녹지를 늘리는 등 자연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설계된 건물들이 늘어나고 있다. 태양광·비 등의 기후적 요소를 건물의 에너지로 활용하고, 심야 전력을 얼음으로 얼려 주간 냉방에 사용하는 등 에너지 절감과 친환경 설계가 특징인 KEB하나은행 ‘플레이스원’에 다녀왔다.

‘컬쳐뱅크’ 선두주자 플레이스원, 세심한 부분까지 ‘도시생태’ 고려
독특한 외관 못지않은 내부 설계 “태양광 패널과 빙축열이 핵심”


삼성동에 위치한 KEB하나은행의 ‘플레이스원(PLACE1)’은 대표적인 컬쳐뱅크(금융과 문화가 결합된 공간을 일컬음) 중 하나로 손꼽힌다. 도서관이 마련되는 등 문화적 요소가 결합 됐을 뿐만 아니라, 외벽을 장식하고 있는 거대한 원형 셀(cell)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무엇보다 이 건물의 진가는 설계에 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한 시의 구절처럼 ‘자세히 보아야’ 눈치챌 만큼 세심하게 설계된 친환경 건축물이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플레이스원 관리팀의 도움을 받아 친환경 건축의 진수를 맛봤다.
 

플레이스원 배면에 위치한 '태양광패널'. 사진 = 옥송이 기자 
플레이스원은 패널을 통해 흡수한 태양광을 즉시 전력으로 전환해 활용한다. 사진은 태양광 모니터링 시스템 화면. 금일 발전량 등이 눈에 띈다. 사진 = 옥송이 기자 


플레이스원에 도착하면 누구나 ‘문어 빨판’을 연상케 하는 돌출형 원형 셀에 시선을 잃기 마련이지만, 건물 뒤편에 이르면 또 다른 거대한 설치물이 외벽에 자리하고 있다. 약 440㎡에 이르는 거대한 검정색 판의 정체는 ‘태양광 패널’이다.

관계자는 “플레이스원의 핵심 설계 중 하나는 태양광을 활용한 에너지 절감이다. 건물 남향 배면(背面)에 설치된 패널을 통해 전력을 생산하는데, 태양을 직류로 받아서 220v로 즉각 변환해 사용한다”며 “총 용량은 54㎾에 이르며, 1일 10시간 기준 전 층 조명 사용량의 9.3%를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지하실에서 마주한 거대한 크기의 냉동기계. 관계자에 따르면 내부에 들어있는 '아이스볼'이 얼음을 얼리고, 해당 얼음은 주간에 녹여 냉방에 활용한다. 사진 = 옥송이 기자 
냉각수 공급 펌프. 사진 = 옥송이 기자


이어 “또 다른 핵심 친환경 설계 중 하나는 빙축열”이라며 지하 기계실로 안내했다. 기계실은 언뜻 영화배우 마동석이 나오는 액션 영화의 격투 장면에서 본 듯하다. 거대한 크기의 기계들과 호스, 밸브 등이 즐비했다. 이 가운데 문 하나를 열고 들어가자 ‘은빛 컨테이너 같은 것(?)’이 방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

관계자는 “빙축열은 저렴한 심야 전력을 얼음으로 저장했다가 주간에 녹여서 냉방에 사용하는 시스템”이라며 “지금 보이는 이 거대한 구조물 안을 채우고 있는 것들이 ‘아이스볼’이다. 미리 얼려둔 얼음을 열교환 해 냉방하기 때문에, 낮에 직접 냉동기를 돌리는 것보다 전력이 확실히 절약된다”고 말했다.

에너지 절감효과 ‘톡톡’ … 수도세, 전기세, 냉난방비 등 감축
한국감정원서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1등급·녹색건축인증 획득


실제로 친환경 설계는 이 건물 에너지 절감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하나은행 측에 따르면 플레이스원의 태양광 패널은 최대 약 50만 원의 월 전기세를 절감하고 있으며, 빙축열 시스템 역시 전력 사용량 절감에 효과적이다. 연간 냉방비는 약 3000만 원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도시가스 대비 약 60% 감축 수준이다. 또 준공 후 빙축열 시스템 적용을 통해 관할구에서 5500만 원을 환급받기도 했다.
 

빗물 여과기 모습. 옥상정원 등에서 흘러 들어온 빗물을 해당 여과기로 정화해 위생용수 및 정원수로 활용한다. 사진 = 옥송이 기자 


친환경 핵심 골자는 크게 두 가지지만, ‘중수’와 ‘바닥공조 시스템’도 에너지 절감에 효과적이다. 중수는 빗물을 재활용하는 시스템이다. 옥상정원에 설치된 배관 관로를 따라 지하로 흘러들어온 빗물을 탱크에서 필터링 작업을 거쳐 화장실 용수 및 조경수로 활용한다. 하루 기준 전층 위생 용수 사용량 7톤 가운데 1.5톤을 중수로 활용하며, 이는 위생 용수의 약 20%다.

공조는 건물 온도와 습도 등을 조절해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일반적인 공조 시스템은 천장에 설치돼 바람이 위에서 나오지만, 플레이스원은 다르다. 공조 시스템이 바닥에 설치돼있다. 이는 천정형 공조방식 대비 하절기 20%, 동절기에는 30% 까지 에너지를 절감해준다.
 

도서관 공간에 위치한 '바닥공조 시스템'. 일반적으로 천장에 위치한 공조와 달리 플레이스원은 바닥공조를 활용한다. 사진 = 옥송이 기자 


도시생태를 고려한 녹지공간도 있다. 옥상에는 정원이 마련돼 건물 내부적으로는 단열효과가 커지고, 냉난방비가 절감된다. 지하에 위치한 선큰가든의 벽면은 녹(綠)화 처리돼있다. 이 같은 녹지공간들은 건물 에너지 활용은 물론, 미관을 아름답게 연출하고 도시생태에 기여 한다는 취지다.

플레이스원의 친환경 설계는 한국감정원으로부터 ‘건축물 에너지 효율등급–1등급’과 ‘녹색 건축인증’을 획득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플레이스원은 건축적인 아름다움을 인정받아 상을 많이 받기도 했고, 친환경 설계는 녹색 건축인증 획득으로 입증됐다”며 “환경을 생각해서 설계됐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것들 외에도 화장실 위생기구부터 led조명을 적용하고, 건물 외벽을 이중외피로 구성하는 등 환경을 세심하게 고려했다”고 말했다.
 

옥상정원 일부 모습. 사진 = 옥송이 기자 
지하에 위치한 선큰가든의 벽면은 녹(綠)화 처리돼있다. 사진 = 옥송이 기자 


이어 “자연과 어우러지는 건축물은 그 건물을 이용하는 우리도 에너지 효율 덕분에 좋지만, 결국 도시 환경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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