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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대한조선, 글로벌 선박 교체 사이클 속 ‘고부가 선박 기업’ 포지셔닝

도크 회전율·연료 효율성 높인 독자 기술로 차별화 전략 구사...공급자 우위 조선 시장서 성장 동력 확보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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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예은⁄ 2025.07.17 16:34:14

왕삼동 대한조선 대표이사가 17일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회사의 핵심 경쟁력과 상장 이후 추진할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대한조선

중대형 선박 건조에 특화된 대한조선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며 조선 산업의 구조적 전환 국면에서 새로운 도약을 모색한다.

대한조선은 1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장 이후 중장기 사업 계획과 핵심 경쟁력을 발표했다. 왕삼동 대표이사는 “글로벌 조선업이 친환경 중심으로 전환되는 결정적 시점에, 내재화된 생산 경쟁력과 고효율 선박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구조적 전환기 진입한 조선업
글로벌 조선업은 현재 공급자 우위의 시장 환경으로 재편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선소 수는 전 세계적으로 64% 이상 감소했고, 실제 수주 가능한 조선소는 177개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와 동시에 노후 선박 교체 수요와 환경 규제 강화가 맞물리며, 신조선 발주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넷 제로’를 목표로 설정하고, 2023년부터 탄소집약도지수(EEXI)와 운항 효율지수(CII) 기준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LNG, 메탄올, 암모니아 등 이중연료 추진 선박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대한조선의 주력 선종인 아프라막스 및 수에즈막스급 유조선의 경우, 15년 이상 노후 비중이 전체의 40%에 달해 대규모 교체 수요가 예상된다.

생산 효율성과 친환경 기술력으로 차별화
대한조선은 내재화된 공정과 독자적 생산 기법을 통해 경쟁사 대비 높은 효율성을 확보하고 있다. 연간 블록 생산량 27.6만 톤 중 약 22만 톤을 자체 생산하고 있으며, 하나의 도크 내 여유공간에서 후속선박의 일부를 함께 건조하는 텐덤(Tandem) 공법 통해 도크 회전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회사의 2024년 매출은 1조 746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582억 원으로 340% 이상 급증했다. 당기순이익률은 16.0%에 달해 업계 평균을 상회했다. 특히, 회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22.7%로, 국내 주요 조선소 평균인 18.7%를 상회하는 높은 수익성을 기록하며 고부가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친환경 기술력 역시 두드러진다. 대한조선은 에너지 절감 장치(ESD)와 고효율 선형 설계를 통해 경쟁사 대비 약 10% 낮은 하루 연료 소비량(DFOC)을 구현했으며, 2020년 이후 수주한 선박 60척 중 35척에 LNG 및 메탄올 기반 이중연료 기술을 적용했다. 공기윤활시스템(ALS), 축발전(SGM), 탄소포집(OCCS)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수익성 중심 선별 수주와 안정적인 수주 잔량
대한조선은 양적 확대보다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수주 점유율 2위를 기록했으며, 8,000TEU급 컨테이너선, 셔틀탱커 등 고부가가치 선종에도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2025년 1분기 기준 22척, 약 2조 2,000억 원 규모의 수주 잔량을 보유 중이다.

회사는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친환경 기술 R&D, 신선종 개발, 자동화 설비 투자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일부는 채무 상환 및 운전자금으로 배분해 유동성 리스크를 줄이고 재무 건전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중국 발 위기에 대한 대응책은
대한조선의 향후 성장에는 몇 가지 변수도 존재한다. 우선, 글로벌 해운 시황의 변동성을 고려해야 한다. 조선업은 해운업의 업황과 밀접히 연동되며, 2025년 1분기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전년 대비 55% 이상 감소했다. 여기에 후판 등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 숙련 인력 확보의 어려움, 대규모 R&D 투자 부담 등도 중장기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이 밖에도 위험 요소는 중국 조선소의 급성장이다. 중국은 정부 주도의 대규모 설비 투자와 낮은 인건비를 기반으로 최근 조선 시장 점유율을 70%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렸으며, 중대형 탱커 분야에서도 빠르게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다.

중국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조선 산업 전반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으며, 특히 상선 분야에서는 압도적인 물량 공세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한조선은 이에 하드웨어 중심의 중국과는 다른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먼저, 대한조선은 생산 효율성과 공정 정밀도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대한조선은 도크 회전율이 경쟁사 대비 약 18% 높으며, 하나의 도크에서 최대 32개 블록을 연속 탑재하는 텐덤 공법을 활용해 건조 기간을 단축하고 있다. 진수 공정률은 약 92%에 이르며, 이는 조선업에서 주요 요건인 프로젝트 납기와 품질 관리 측면에서 높은 경쟁력을 의미한다.

또한,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대한조선은 대량 수주보다 수익성과 기술 완성도를 고려한 수주를 선호하며,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 선종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경쟁사 대비 일일 연료 소비량에서 고효율 연비와 중고선가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고품질의 선박으로 중국 주요 경쟁사 대비 10% 높은 선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 밖에도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기술력에서도 차별화된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다. 대한조선은 LNG, 메탄올, 암모니아 등 이중연료 추진 선박을 다수 건조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공기윤활시스템(ALS), 탄소포집 장치(OCCS) 등 차세대 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이는 향후 글로벌 친환경 규제 강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중국 조선소들이 대규모 설비 투자와 인력 동원으로 하드웨어 역량을 강화하는 반면, 대한조선은 정밀한 공정 관리, 선행 의장률, 원가 절감 활동 등을 통해 내실 있는 운영 구조를 구축해왔다고 밝혔다.

중국이 정부 주도의 물량 공세 전략을 취하고 있는 반면, 대한조선은 기술력, 효율성, 수익성을 핵심 축으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이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대한조선은 오는 7월 22~23일 일반 청약을 거쳐, 8월 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희망 공모가는 4만2000원~5만원으로, 상장 후 시가총액은 최대 1조9,263억 원 규모로 예상된다.

 

회사는 이번 상장을 통해 최대 5,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해 친환경 기술 고도화, 자동화 설비 투자, 재무 구조 개선 등 미래 성장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공동 대표 주관을 맡았으며, 신영증권이 공동 주관사로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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