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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붙은 건설사 브랜드 전쟁

르엘·포레나 등장으로 아파트 서열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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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58호 정의식 기자⁄ 2019.11.25 09:42:07

포레나 루원시티 조감도. 사진 = 한화건설

(CNB저널 = 정의식 기자) 최근 롯데건설 ‘르엘’과 한화건설 ‘포레나’가 등장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건설사들의 아파트 브랜드 전쟁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르엘은 대림산업 ‘아크로’, 대우건설 ‘푸르지오 써밋’, 현대건설 ‘디에이치’, 한화건설 ‘갤러리아’ 등과 경쟁하기 위한 하이엔드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으며, 포레나는 기존 ‘꿈에그린’을 보다 고급화한 대체 브랜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과연 두 브랜드가 아파트 브랜드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까?

래미안과 자이, 힐스테이트, 이편한세상, 푸르지오, 롯데캐슬 등 주요 건설사 아파트들의 브랜드 순위가 고착화된 가운데 올해 새로 등장한 두 브랜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첫 번째 주자는 지난 8월 1일 한화건설이 론칭한 새 주거 브랜드 ‘포레나(FORENA)’다. 포레나는 한화건설의 아파트와 주상복합, 오피스텔을 아우르는 공동주택 통합 브랜드로, 기존 ‘꿈에그린’과 ‘오벨리스크’를 대체할 예정이다. 앞으로 한화건설은 ‘하이엔드’는 ‘갤러리아’, ‘프리미엄’은 ‘포레나’로 브랜딩 전략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포레나는 스웨덴어로 ‘연결’을 의미한다. ‘사람과 공간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주거문화를 만들겠다는 한화건설의 의지를 담았다. 브랜드 슬로건은 ‘특별한 일상의 시작’으로 포레나를 통해 경험하는 새로운 생활에 대한 기대를 담았다.

기존 주거 브랜드와의 차이점은 단순히 아파트 명칭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 인테리어, 조경 등 주거상품 전반에 적용된다는 것. 단지 내 입주민들과 함께 이용하는 공유형 주방 ‘포레나 키친’, 대형세탁기와 건조기를 갖춘 ‘포레나 런더리(Laundry) 카페’, 미세먼지 걱정없이 언제든 이용가능한 ‘포레나 키즈짐(Gym)’, 반려동물 산책이 가능한 ‘포레나 펫 플레이존’ 등을 통해 주거 생활에 실질적 변화를 가져다 주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포레나, 꿈에그린·오벨리스크 대체
르엘, 강남·한강권 고급아파트 타깃


두 번째로 등장한 신규 아파트 브랜드는 지난달 롯데건설이 공개한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LE-EL)’이다. 르엘은 롯데건설이 강남·한강권 고급 주택시장에서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대림산업의 ‘아크로’, 대우건설의 ‘서밋’ 등 경쟁사의 하이엔드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 내놓은 브랜드다.

‘르엘’은 한정판을 의미하는 ‘Limited Edition’의 약자인 ‘LE’와 ‘시그니엘’, ‘애비뉴엘’ 등 그간 롯데의 고급 아파트 단지에 붙은 ‘펫네임(별칭)’의 공통 접미사 ‘EL’을 합한 것이다. 브랜드 컨셉은 ‘Silent Luxury’로 ‘드러내지 않는 고급스러움’을 의미한다. 롯데건설이 갖춘 모든 노하우를 집약해 최고급의 한정판 주거 상품을 만든다는 포부를 담았다.

하이엔드 브랜드답게 르엘이 적용되는 단지는 강남권에 위치해있다. 반포 우성 재건축 아파트인 ‘르엘 신반포 센트럴’과 대치2지구 재건축 아파트인 ‘르엘 대치’가 그 주인공들이다. 두 단지 모두 도시주택보증공사(HUG)를 통해 높은 분양가를 보증받았다. 르엘 신반포 센트럴은 평균 4891만원(3.3㎡당), 르엘 대치는 평균 4750만원(3.3㎡당)이다. 롯데건설은 첫 르엘 적용 단지인 두 곳을 외관 디자인은 물론 커뮤니티, 세대 내부까지 강남권 최고 아파트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르엘 신반포 센트럴 조감도. 사진 = 롯데건설

20년 이어진 브랜드 서열에 파열음?

론칭 초기인 현재 두 브랜드는 순조롭게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특기할만한 건 두 브랜드의 성격이 다른 만큼 마케팅에 있어서도 차이가 두드러진다는 것.

우선, 한화건설은 지난 7일 무려 8개의 단지에 신규 브랜드 포레나가 적용된다는 소식을 전했다. 과거 ‘꿈에그린’으로 분양돼 건설이 진행 중이며, 2020년 1월 이후 입주가 예정된 포레나 신진주, 포레나 여수웅천 더 테라스, 포레나 부산초읍, 포레나 광교, 포레나 영등포, 포레나 노원, 포레나 수지동천, 포레나 인천미추홀 등 전국 주요 도시에 위치한 신규 단지들이 모두 포레나로 새롭게 명명된다. 총 8개 단지, 5520세대 규모(오피스텔 1127실 포함)다.

한화건설에 따르면, 지난 8월 포레나 론칭 이후 대부분의 단지에서 입주 예정자들이 브랜드 변경을 요청해왔다. 이에 우선 8개 단지에 대해 포레나 브랜드 사용 권리를 부여하고, 건물 외벽, 출입 게이트를 비롯한 단지 외부 사인물에 표시되는 브랜드 마크를 변경 적용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이외에 한화건설은 최근 입주가 완료된 ‘꿈에그린’ 단지에 대해서도 브랜드 변경 요청이 끊임없이 접수되고 있어서 이 단지들에 대해서도 포레나 브랜드 사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롯데건설 르엘은 ‘Silent Luxury’라는 브랜드 컨셉에 맞게 ‘조용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기존의 아파트 브랜드가 분양할 때 거창한 주택전시관을 마련하고, 방문객 수를 부풀리며 흥행을 유도했던 것과 달리, 르엘은 극소수 수요자들만을 대상으로 르엘을 소개하고 있는 것.

롯데건설은 지난 8일부터 강남역 인근 롯데칠성음료 부지(서초동 1322-4번지)에 르엘캐슬 갤러리를 오픈하고, 사전예약자에 한해 공개하고 있다. ‘르엘 신반포 센트럴’과 ‘르엘 대치’의 모형과 유닛이 전시되는 이 갤러리를 방문하려면 롯데건설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롯데건설 측은 “시간대별로 관람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된 만큼 서둘러 예약을 해야만 관람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제한적 마케팅을 전개하는 건 르엘이 가진 ‘하이엔드 브랜드’의 특성 때문이다. 구매력이 있는 수요자층 자체가 많지 않은데, 괜히 모델하우스를 전면 오픈해 핵심 수요자들의 관람을 방해할 이유가 없다는 취지로 읽힌다.

건설·부동산 업계에서는 포레나, 르엘 등 신규 브랜드의 론칭 이유를 기존 브랜드 서열에 파열구를 내기 위한 시도로 분석한다. 삼성물산 ‘래미안’, GS건설 ‘자이’ 등 최상위권 브랜드들의 경우 기존 브랜드를 유지하면서 펫네임을 다양하게 추가하는 등의 ‘리뉴얼’에 그치고 있지만, 그 외의 브랜드는 리뉴얼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00년 이후 20여년 간 아파트 브랜드 서열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면서 “고착화된 브랜드 서열을 바꾸기 위해 한층 고급화된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는 시도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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